도요타가 만든 미래 도시의 모습은?

인공지능 기술의 실험실이 된 도시, 우븐 시티

일본 자동차 기업 도요타(Toyota)가 인공지능을 결합한 미래 도시 '우븐 시티(Woven City)'의 1단계 완성 모습을 공개했다. 자율주행 자동차부터 귀가를 돕는 개인용 드론, 고령자를 위한 반려동물 로봇까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우븐 시티를 소개한다.

도요타가 만든 미래 도시의 모습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1위로 꼽히는 일본의 모빌리티 기업 도요타(Toyota)가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5〉에서 인공지능이 결합된 미래 도시 ‘우븐 시티(Woven City)’를 소개했다. 하지만 우븐 시티의 등장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5년 전 〈CES 2020〉에서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도요타의 미래 전략 비전과 함께 우븐 시티 건설에 대한 계획을 처음 발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우븐 시티의 현 개발 상황과 구체적인 도시의 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우븐 시티는 2021년 2월 일본 후지산 근교 시즈오카현 스소노시에 착공을 시작했다. 2020년 문을 닫은 히가시 후지의 옛 공장 터에 세워졌고, 전체 면적은 축구장 100개에 이르는 약 21만 평이다. 우븐 시티의 마스터플랜은 덴마크 건축사무소 비야케 잉겔스 그룹(BIG)이 맡았고, 일본 유명 건축 설계 회사 닛켄 세케이(Nikken Sekkei)가 1단계 설계를 담당했다. 도요다 아키오 회장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우븐 시티의 1단계 개발이 완료됐으며, 올가을 도요타 임직원 100명이 처음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이후 개발 단계를 거쳐 최대 2,000명이 1년 내 거주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우븐 시티의 핵심 가치, 공동 창조

우븐 시티는 살아있는 실험실이다. 누구나 새로운 제품과 아이디어가 있다면 발명하고 실험할 수 있다. 특히 도요타는 우븐 시티의 핵심 중 한 가지로 ‘공동 창조(Co-Creation)’을 꼽았다.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협력하며 미래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도시 모델을 실험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븐 시티에 거주하며 혁신적인 기술로 미래를 개척할 이들을 ‘위버즈(Weavers)’라고 부른다. 여러 분야의 아이디어를 통합하고, 협력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담았는데, 발명가, 연구가, 스타트업 창업가, 기업가, 개발자 등이 대표적이다. 즉, 위버즈는 단순한 도시 거주자가 아니라 공동 창조에 참여하며 도시의 발전을 이끌어가는 능동적인 참여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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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기슭에 도요타가 만든 미래형 도시 ‘우븐 시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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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가 만든 미래형 도시 ‘우븐 시티’ 모습

한편, 우븐 시티와 위버즈라는 이름에는 도요타의 기업 헤리티지가 반영되어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점이다. 도요타는 오늘날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직물 공장과 방직기 제조 기업에서 시작했다. 1926년 창립자 도요다 사키치가 설립한 ‘도요다 방직기’가 그 전신이다. 이는 ‘직조하다’라는 뜻을 지닌 ‘우븐’을 도시명으로 사용하게 된 또 다른 배경으로 다양한 구성 요소가 연결되어 하나의 완성을 이루는 기업 경영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인공지능이 관리하는 도시

이번에 공개된 우븐 시티의 모습에 가장 눈길을 끄는 기술이 있다면 단연 인공지능이다. 친환경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고 도심을 이동하는 것부터 고령자를 위한 반려동물 로봇, 맞춤형 전동 휠체어로 즐기는 레이싱, 빨래 접기 로봇, 늦은 저녁 시간 안전한 귀가를 돕는 개인용 드론, 도쿄와 우븐 시티를 오가는 도심형 항공기까지 우븐 시티에서의 일상생활 전반에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처럼 수많은 첨단 기술이 적용될 우븐 시티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천연 에너지만을 활용하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도요타는 일본 에너지 기업 ENEOS와 협력해 수소 연료 전지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수소 연료와 함께 우븐 시티 에너지의 또 다른 한 축은 태양광 에너지다. 이를 위해 도심 내 건축물과 인프라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수소 연료와 태양광 에너지, 두 가지 에너지 자원을 우븐 시티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공급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다. 그야말로 인공지능이 관리하는 도시가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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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우븐 시티를 통해 도요타가 새로운 도약을 이룬다고 말한다. 과거 단순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꿈꾸는 것이다. 도요타는 모빌리티의 개념을 자동차에 국한하지 않고 사람, 사물, 에너지, 데이터의 이동까지로 확장한다. 이를 위해선 다양한 기술의 혁신이 필요하다. 〈CES 2025〉에서 베일을 벗은 우븐 시티는 앞으로 이를 실험할 수 있는 최적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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