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리브랜딩 프로젝트

월마트가 17년 만에 단행한 로고 리뉴얼이 소셜 미디어를 뜨겁게 달궜다.

월마트 리브랜딩 프로젝트

세계 최대 유통 기업 월마트가 17년 만에 로고 리뉴얼을 단행했다. 창업자 샘 월턴이 작은 구멍가게로 시작한 이 회사는 지난해 약 6800억 달러(약 1003조 7000억 원)를 벌어들이며 12년 연속 전 세계 기업 매출 1위를 기록했다. 2008년에 리뉴얼한 로고는 매출 저하 등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쇄신을 위해 진행했지만, 이번 리뉴얼은 호황 속에 더 큰 도약을 위해 전개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옴니 채널을 지향하는회사의 비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였다. 브랜드 에이전시 JKR은 월마트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와 협업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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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선보인 월마트 로고타이프. 창업자가 생전에 즐겨 쓰던 트러커 해트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Walm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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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 심벌 전(왼쪽)과 후. 기존 심벌보다 그래픽이 조금 더 볼드하고 블루 컬러가 선명해졌다. ©Walmart

로고타이프는 살아생전 샘 월턴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트러커 해트trucker hat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심벌인 ‘스파크’와 블루, 옐로로 구성된 컬러 팔레트는 기존 디자인의 조형과 색상을 미세하게 조율했을 뿐 큰 변화는 없었다. 월마트 CMO 윌리엄 화이트는 이 디자인에 대해 “창립자 샘 월턴의 유산에 뿌리를 둔 이번 업데이트는 현재와 미래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진화하는 우리의 역량과 오랜 헌신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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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적용한 애플리케이션. ©Walmart

하지만 로고를 공개하자 소셜 미디어가 들끓었다. 각종 패러디가 쏟아져 나왔는데 그 양상이 지난해 말 재규어가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공개했을 때와 꽤 닮아 있다(이쯤 되니 대기업의 리브랜딩을 조롱거리로 삼는 건 일종의 통과의례 내지 하나의 보편적인 인터넷 문화로 정착한 인상마저 든다).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한 것에 비해 달라진 점이 별로 없다는 것이 비판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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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m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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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mart

그러나 비판 일색이었던 재규어 사례와 달리 이번에는 반론도 만만찮다. 일례로 저널리스트 캘럼 부스Callum Booth는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대중의 손실 회피 편향(이익보다 손실에 대한 인식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심리적 현상. 캘럼 부스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대중의 인식을 설명하며 이 이론을 언급했다)과 더닝-크루거 효과(정보와 지식이 부족한 사람이 판단 오류로 잘못된 결론에 다다르지만 스스로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자신의 지식을 과대평가해 실제보다 더 전문가라고 믿는 인지적 편향도 이에 해당한다)까지 언급하며 월마트의 변화를 옹호하기도 했다. 한편 월마트는 새 로고를 아칸소주의 스프링데일 매장을 시작으로 온·오프라인상에서 순차적으로 적용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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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의 인큐베이터 매장 ‘스토어 4108’. 새로운 브랜드의 톤앤매너를 가장 먼저 반영했다. ©Walm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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