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ze LA 2025〉와 함께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는?
예술을 통한 연대와 치유
현대미술 아트페어를 대표하는 <프리즈 LA 2025>가 오는 2월 23일까지 열리고 있다. 프리즈 LA와 함께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대표 예술 기관에서도 다양한 전시를 선보인다. 프리즈 행사와 함께 봐야 할 3개의 전시를 소개한다. 재난 속에서 사람들을 연결하고 희망을 전하는 예술의 힘을 느껴보자.

캘리포니아를 강타한 대형 산불에도 불구하고,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아트페어로 꼽히는 〈Frieze Los Angele 2025〉(이하 프리즈 LA)가 예정대로 2월 20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산타모니카 공항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캘리포니아의 산불 피해가 확산되면서 행사 진행에 대한 우려 속에 열리는 만큼, 재난 속에서도 예술계가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이벤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해 프리즈 LA는 단순한 아트페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재난 속에서 예술이 어떻게 연대하고, 공감할 수 있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일부 갤러리와 작가들은 산불 피해 지역을 돕기 위한 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환경 문제를 조명하는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최 측은 “어려운 시기이지만, 예술은 사람들을 연결하고 희망을 전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라며 행사를 앞두고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임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프리즈 LA가 열리는 동안 로스앤젤레스 전역의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도 전시를 통해 힘을 보탠다. 관객에게는 이 시기야말로 LA의 예술 지형을 더욱 깊이 탐색할 수 있는 기회이다. 더 브로드, 크리스티 베벌리힐스 갤러리, MOCA 등에서 열리는 프리즈 LA와 함께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를 소개한다.
자연환경을 위한 요셉 보이스의 예술 실천
장소 더 브로드(The Broad)
기간 2024년 11월 16일 – 2025년 4월 6일
로스앤젤레스를 대표하는 미술 기관 중 하나인 ‘더 브로드’에서는 지난 2024년 11월 16일부터 오는 2025년 4월 6일까지 <요셉 보이스: 자연을 위한 실천(Joseph Beuys: In Defense of Nature)>전이 열리고 있다. 요셉 보이스의 사회적 조각 개념과 환경 운동을 조명하는 전시다. 전시장에서는 작가의 작품 약 40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더 브로드의 큐레이터 사라 로이어(Sarah Loyer)와 요셉 보이스 연구자 안드레아 기오로디(Andrea Gyorody)가 기획한 만큼 요셉 보이스의 작품 세계를 보다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전시는 1965년부터 1985년까지 제작된 ‘멀티플(multiples)’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대표작인 <썰매(Sled)>(1969), <펠트 슈트(Felt Suit)>(1970), <라인강 오염(Rhine Water Polluted)>(1981) 등은 일상적인 소재를 활용해 환경 문제와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요셉 보이스의 대표작 <7000 Eichen>(1982)에서 영감을 받은 연계 프로젝트다. ‘Social Forest: Oaks of Tovaangar’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1982년 독일 카셀에서 7,000그루의 나무를 심었던 보이스의 작업을 로스앤젤레스라는 새로운 장소와 맥락에서 재해석했다.


(오른쪽) LAZARO ARVIZU JR. In Elysian Park, Los Angeles, 2024. Photos by Elon Schoenholy Photography, Courtesy of THE BROAD
(사진 출처. https://pst.art/en/exhibitions/social-forest)
프로젝트에서는 원주민 통바(Tongva) 공동체와 지역 환경 단체가 협력하여 엘리시안 공원(Elysian Park)과 쿠루붕나 빌리지 스프링스(Kuruvungna Village Springs)에 100그루의 토착 참나무를 심는다.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지역 원주민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적 유산을 기리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공동체 연대와 지속 가능성을 탐구하는 21세기 사회적 조각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번 전시를 놓치지 말자.
LA에서 만나는 피노 컬렉션
장소 크리스티 베벌리힐스 갤러리
기간 2025년 2월 12일 – 4월 4일
크리스티 로스앤젤레스에서는 2025년 2월 12일부터 세계적인 컬렉터 프랑수아 피노의 초상화 컬렉션을 소개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오는 4월 4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의 제목은 <Eye Contact: An Invitation to the Pinault Collection>으로 13점의 초상화와 7개의 조각 작품을 엄선했다.


(오른쪽) Luc Tuymans (b. 1958), Anonymous III, 2018. Oil on canvas. 50⅞ × 28½ in (129.2 × 72.4 cm). Pinault Collection © Luc Tuymans.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Studio Luc Tuymans, Antwerp, and David Zwirner
(사진 출처. https://www.christies.com/en/events/eye-contact-an-invitation-to-the-pinault-collection)
신디 셔먼(Cindy Sherman), 마를렌 뒤마(Marlene Dumas), 루크 투이만스(Luc Tuymans), 린 폴크스(Llyn Foulkes), 토마스 하우스아고(Thomas Houseago) 등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자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초상화가 단순한 인물 묘사를 넘어 정체성과 감정을 탐구하는 강력한 예술적 표현임을 조명한다.
아울러 피노의 얼굴을 왜곡해 표현한 짐 쇼(Jim Shaw)의 초상화 작품 <Untitled (Distorted Portrait of FP)>(2001)도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해 눈길을 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최근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기금 마련에도 기여해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올라퍼 엘리아슨 대규모 개인전
장소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MOCA) 더 게펜 컨템포러리
기간 2024년 9월 15일 – 2025년 7월 6일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MOCA) 더 게펜 컨템포러리에서는 덴마크 출신의 예술가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대규모 개인전 〈OPEN〉을 만날 수 있다. 2024년 9월 15일부터 오는 2025 7월 6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빛과 색채, 기하학, 환경 인식에 대한 탐구를 담은 12점 이상의 신작 설치 작품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게티 재단Getty Foundation이 주관하는 ‘PST ART: Art & Science Collid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PST ART는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예술과 과학의 교차점을 조명하는 약 70여 개의 전시와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 〈OPEN〉은 MOCA 전시 공간의 건축과 로스앤젤레스의 환경에 반응하는 ‘대형 광학 장치’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작가는 물리학, 자연 현상, 항법 기기, 색채 실험을 기반한 이번 작품을 통해서 인간의 인식과 감각의 상대성을 탐구한다. MOCA 디렉터 요한나 버튼(Johanna Burton)은 이번 전시를 두고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품은 우리가 세계를 탐구하고 재고하며, 공동 창작하는 방식을 고민하게 만든다. 빛과 색채, 공간을 다루는 그의 혁신적인 접근 방식은 우리가 익숙하게 여기는 것들을 일시적으로 초월적인 경험으로 변모시킨다.”라고 말했다. 자연과 물리적 현상을 탐구하는 대규모 설치 작품으로 인식과 감각의 재고를 유도해 온 작가가 보여줄 또 다른 마법은 무엇일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