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체, 김양진
디자이너를 위한 서체 견본집
"폰트를 만드는 것은 소위 벽돌을 만드는 일이고, 그 폰트를 사용해 타이포그래피를 하는 건 성벽을 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규격화된 벽돌을 만들어서 벽돌 하나하나가 눈에 띄지 않게 벽을 쌓을 수도 있지만, 잡석을 끌어 모은 후 쌓기 좋게 위아래를 잘라내서 만든 벽돌로 벽을 쌓아도 재미있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다 똑같은 방식으로 벽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제품 정보
사용 권장 OS: Windows XP 이상, Mac OS 10.6 이상
글꼴 포맷: TTF(Windows/Mac)
지원 문자: 한글 2780자, 라틴 알파벳 52자, 숫자·약물 138자
글꼴 디자인: 김양진
제작: 김양진
가격: 무료
문의: supernovice.lab@gmail.com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달라.
일러스트레이션, 타이포그래피, 웹 디자인으로 먹고살고 있다.
이 서체에 대해 설명해달라.
양진체는 레트로와 키치를 반씩 섞은 서체다. 학교에 다닐 때부터 레트로-키치한 느낌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많이 했는데, 그런 그림에 쓰기에 적당한 폰트를 찾지 못해서 직접 그려 넣었던 게 양진체의 시초다.보통 서체를 만들 때 획 형태나 느낌, 글자의 속 공간, 회색도 등 여러 부분에서 통일감이 느껴지도록 디자인하는데, 그런 통일감이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배치하면 오히려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래서 일부러 규칙을 조금씩 파괴하고 의도적으로 어설픈 느낌을 섞어 완성한 것이 양진체다. 글자에 따라 획 형태도 미묘하게 다르고, 장평도 글자마다 조금씩 다르게 설정했다. (스타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런 부분이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쓰기에는 더 어울릴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고, 또 이런 폰트가 하나쯤 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서체를 디자인할 때 자신만의 규칙이나 방법론이 있다면?
폰트를 만드는 것은 소위 벽돌을 만드는 일이고, 그 폰트를 사용해 타이포그래피를 하는 건 성벽을 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규격화된 벽돌을 만들어서 벽돌 하나하나가 눈에 띄지 않게 벽을 쌓을 수도 있지만, 잡석을 끌어 모은 후 쌓기 좋게 위아래를 잘라내서 만든 벽돌로 벽을 쌓아도 재미있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다 똑같은 방식으로 벽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서체를 유통하나?
개인 웹사이트(supernovice.org)를 통해 배포하고 있다. 지금은 테스트 버전인데, 그렇다 보니 커닝이 애매하거나 이상하게 생긴 글자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무료로 배포하지만 ‘이용료’란에 직접 만든 이모티콘을 구매해달라는 링크를 달아두었다. 종종 그 링크를 통해 구매하는 분이 있어서 재미있다.
이 서체는 어떤 프로젝트에 적용하면 좋을까?
유튜브나 방송에서 자막용으로 쓰기 가장 좋다. 그냥 쓰면 별로이고, 획을 넣거나 입체 효과를 넣는 식으로 가공했을 때 보기 좋다. 서체를 만들 때 회사 업무를 하면서 유튜브 자막을 만들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거기에 최적화된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