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이슬람 예술 비엔날레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개막했다. 2023년에 이어 다시 한번 공간 디자인을 맡은 OMA는 지난 비엔날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탄탄해진 디자인을 공개했다.
역사적 유물과 현대미술을 잇는 전시 디자인
제2회 이슬람 예술 비엔날레가 지난 1월 25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Jeddah에서 개막했다.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것(And All That Is in Between)’을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는 신의 창조에 대한 경이로움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조명한다. 비엔날레가 열리는 킹 압둘아지즈 국제공항 서부 하지 터미널은 SOM의 설계로 1981년에 문을 열었다. 베두인 텐트를 모티브로 한 구조와 혁신적인 소재 사용으로 기능과 디자인을 조화롭게 구현했다고 평가받는 이 공항은 매년 제다를 방문하는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맞이하며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사우디 성지인 메카Makkah와 메디나Madinah로 향하는 순례자들의 관문 역할을 하는 허브임을 고려해 순례 여정을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는 대형 단지를 조성했는데, 바로 이 장소를 무대로 비엔날레를 개최했다.
높이 13m의 기둥 형태 진열장을 배치한 알마다르.
2023년에 이어 다시 한번 공간 디자인을 맡은 OMA는 지난 비엔날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탄탄해진 디자인을 공개했다. 실내 전시관과 야외 공간을 포함해 10만㎡ 규모에 이르는 공간을 7개 섹션으로 구획했다. 알비다야AlBidayah(시작), 알마다르AlMadar(궤도), 알무크타AlMuqtani(경의), 알미달라AlMidhallah(캐노피), 알무카라마AlMukarramah(영예), 알무나와라AlMunawwarah(빛나는), 알무살라AlMusalla(기도)로 구성한 공간에 20개국 이상에서 수집한 500점 이상의 역사적 유물과 29점의 현대미술 커미션 작품을 선보인다. 첫 회보다 작품 수를 2배 이상 대폭 확대했으며, 이슬람 문화에서 비롯된 유물과 현대미술 작품을 나란히 배치해 신앙을 어떻게 표현하고 감상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키스와가 돋보이도록 연출한 알비다야.
OMA는 이슬람의 건축 요소를 재해석한 추상적 형태의 환경을 조성해 전시 공간을 아우르는 데 주력했다. 재료의 사용은 의도적으로 절제했고, 다양한 종류의 흰색 패브릭을 활용해 통일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순례자의 이흐람Ihram에서 영감을 받은 패브릭 구조물은 최대한 이음매를 숨기는 방식으로 매끄럽게 설계해 때로는 강인하게, 때로는 부드럽고 유하게 펼쳐지며 공간을 장식했다. 선형의 반투명 벽을 활용해 신성하면서 웅장한 전시 공간을 연출한 알비다야에서는 메카 밖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키스와Kiswah를 선보인다.
보타이 형태로 설계한 알무크타니는 두 기관의 컬렉션을 대등하게 배치해 작품 간 균형을 강조한다.
알마다르는 높이 13m에 이르는 전시 공간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 기둥 형태의 진열장을 배치했다. 37개의 유물을 품은 진열장은 하늘을 향하는 빛처럼 전시 공간을 밝힌다. 보타이 형태로 설계한 알무크타니에서는 두 기관의 컬렉션을 대등하게 배치해 작품 간 균형을 강조했다. 야외 전시장인 알미달라는 이슬람 문화에서 정원의 의미를 순례자의 여정을 암시하는 낮은 벽으로 치환해 표현했고, 알무카라마와 알무나와라는 메카와 메디나에 대한 헌정의 의미를 담아 유산을 밀도 있게 감상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알비다야에서 유물과 함께 전시한 아르칸젤로 사솔리노Arcangelo Sassolino의 ‘Memory of Becoming’.
전시 작품과 일체화된 공간 디자인은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허물며 압축적이고 몰입적인 관람 경험을 선사한다. 이슬람 예술 비엔날레는 변화와 성장을 거듭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현재를 반영한다. 이슬람 예술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고, 국제 사회 간 문화 교류를 촉진하며 사우디아라비아를 문화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모듈형 예배 공간을 주제로 한 국제 건축 공모전에 당선한 작품을 선보이는 알무살라.
“방대한 규모에서 역사적 유물과 현대미술 작품이 조화를 이루도록 전시 공간에 일관성과 통일성을 부여하는 것이 주된 과제였다. 우리는 전통적인 박물관식 전시 방식에서 벗어나 추상적 건축 언어와 가벼움, 투명성으로 전시 공간을 구현했다.”
카베 다비리Kaveh Dabiri OMA 어소시에이트
기간 1월 25일~5월 25일 장소 킹 압둘아지즈 국제공항 서부 하지 터미널 주최 · 주관 다리야 비엔날레 재단, 사우디아라비아 문화부 전시 디자인 OMA 웹사이트biennale.org.sa
지난 2월 iF 디자인 어워드 2025 수상작이 발표됐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1만 1000여 개의 작품이 접수되는데 이 중 약 100개국의 디자인 스튜디오와 기업이 수상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다. 한국은 골드 수상작 6점을 비롯해 370개 작품이 수상했다. 올해 시상식은 4월 28일 베를린 프리드리히슈타트 팔라스트 극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국내 디자인 프로젝트 중 일부를 소개한다.
지난 2023년 성공적으로 첫걸음을 뗀 타이완 디자인 위크가 2회를 맞이했다. ‘더 게이트웨이The Gateway’를 테마로 AI와 디자인의 만남이 가져올 미래를 전시로 표현했다. 이번에는 다양한 국가의 디자이너들과 교류해 글로벌 디자인 행사로 발돋움하려는 의지가 돋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의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 다각화를 도모하는 ‘사우디 비전 2030Saudi Vision 2030’을 선보이며 국가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거대 자본이 움직이는 프로젝트인 만큼 자하 하디드 건축회사, 리카르도 보필, 헤더윅 스튜디오, BIG, 포스터 + 파트너스, 장 누벨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과 회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지금까지 선보인 14개의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