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랜딩 딕셔너리] 한샘

50여년의 역사를 지닌 인테리어 브랜드 한샘이 지난 1월 브랜드 리뉴얼을 공개했다. 헤리티지는 유지한 채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리브랜딩 딕셔너리] 한샘

1970년 이래 줄곧 한국인의 인테리어를 책임진 한샘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창사 이래 여섯 번째이며, 가장 최근에 진행한 브랜드 리뉴얼 이후로는 32년 만이다. 1990년대에 세계적인 일본 디자인 전문 회사 파오스가 디자인한 한샘의 CI는 참신하고 혁신적이었지만 빠르게 변하는 시대정신을 좇아가기에는 무리였다.

무엇보다 30여 년의 세월이 경과하는 동안 한국 사회에서 일어난 중대한 변화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이다. 각종 판촉물과 POP, 간판보다 온라인상에서 한샘을 접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춘 아이덴티티 재정립이 필요했다.

한샘은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능한 CFC를 파트너로 결정했다. 한샘은 50년 넘게 이어온 역사와 브랜드 철학이 담긴 아이덴티티가 급격히 바뀌는 것을 원치 않았다. CFC 역시 이에 동감했다. 결국 1992년 리뉴얼 이후 기업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삼원색은 계승하되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영문 사명과 삼원색, 가로·세로·대각선으로 길게 뻗은 일명 ‘크리에이티브 블록’으로 이루어진 로고의 구성 자체는 바꾸지 않았다. 대신 디지털 환경에서의 사용성을 높이기 위한 디자인 작업에 집중했다. 브랜드의 인상을 강조하기 위해 삼원색 심벌의 명도와 채도를 조정했고, 9개였던 크리에이티브 블록 수를 7개로 줄였다.

서체는 심벌의 조형적 특징을 반영한 볼드한 산세리프를 사용했으며, 심벌과의 연계를 위해 영문 사명의 첫 글자 H와 마지막 글자 M의 획에 블록을 도입했다. 헤리티지와의 연결성을 디자인에 반영한 것이다. 특히 블록은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다채롭게 변주할 수 있어 브랜드의 확장성과 생동감을 표현하는 데 효과적이다.

CFC와 함께 재정립한 아이덴티티는 지난 1월 문을 연 한샘 스타필드 수원점을 통해 대중에게 처음 공개했다. 앞으로 한샘리하우스, 한샘홈퍼니싱 등 패밀리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함께 변경해 전사적으로 통일된 아이덴티티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한샘몰 앱, 쇼핑백과 패키지, 명함 등 브랜드와 고객이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을 순차 적용할 예정이다.

신동은
한샘 마케팅본부 콘텐츠부서장
“1992년 선보인 CI는 오프라인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고려해 디자인했다. 그래서 디지털 환경에서는 로고의 길이나 컬러 등 아쉬운 점이 많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리뉴얼을 진행했다. 올해 1월 결과물을 공개했지만, 프로젝트를 완전히 마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샘은 매장, 앱, 웹사이트 등 온·오프라인상의 다양한 접점을 통해 지속적으로 고객을 만나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리뉴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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