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브랜드, 툴프레스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하나의 감각
툴프레스는 스스로를 ‘브랜드’라고 칭하기 보다 ‘아뜰리에’라고 말한다. 오랜시간 동안 그림을 그리고 눌러 찍어내는 과정을 통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며 전해왔다. 자신들만의 유연함으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는 아뜰리에, 툴프레스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툴프레스는 스스로를 ‘브랜드’라고 칭하기 보다 ‘아뜰리에’라고 말한다. 오랜시간 동안 그림을 그리고 눌러 찍어내는 과정을 통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며 전해왔다. 레터프레스를 중심에 두고 종이와 한지, 패턴과 패브릭, 브랜딩과 전시로 작업의 범위를 확장해온 이들의 작업물을 보면 마치 동화를 펼쳐보는 듯한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에서 자신들만의 유연함으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는 아뜰리에, 툴프레스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Interview with
툴프레스 공동대표 나경인, 나경수
인터뷰는 두 사람의 공통 답변입니다.

— 툴프레스라는 브랜드 이름은 어떤 뜻을 가지고 있나요?
툴프레스(Toolpress)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도구(tool)’와 ‘누르다(press)’의 결합이에요. 레터프레스를 하다 보면 아주 사소해 보이는 도구 하나가 없어서 작업을 멈추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도구’라는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꼈고, 자연스럽게 이름에 담고 싶었죠. 거기에 ‘눌러 찍어낸다’는 레터프레스의 본질적인 의미를 더하면서 두 단어를 이어 붙이게 되었어요. 손그림, 종이, 인쇄기계 등 우리의 작업을 구성하는 이 모든 것들이 결국엔 창작을 위한 ‘툴(tool)’이 되는 셈이에요. 그래서 ‘툴프레스’라는 이름은 우리가 가진 도구들을 통해 무언가를 눌러 찍고 만들어낸다는 작업의 본질을 가장 잘 표현합니다.

— 레터프레스는 정확히 무엇인가요? 레터프레스는 어떻게 접하게 되었고, 어떤 프로세스로 작업을 하는지 궁금해요.
저희 자매는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각자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하던 중 한계를 느끼고 오래 할 수 있는 ‘내 일’을 하고 싶었죠. 당시에는 ‘창업’이나 ‘1인 기업’ 같은 개념도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던 시절이었죠. 어느 날 친구의 부탁으로 작은 인쇄물을 만들게 됐고, 그러다 우연히 ‘레터프레스(letterpress)’라는 방식의 인쇄 형태를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는 그 매력에 빠졌어요. 당시에 국내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방식이라 영국과 일본 등지에서 오래된 인쇄 기계와 종이를 구해오며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죠.


레터프레스는 활판 인쇄의 현대적 형태로, 잉크를 묻힌 판을 압력으로 눌러 종이에 찍어내는 방식이에요. 잉크가 종이 위에 얹히는 일반 인쇄와는 달리, 눌림으로 생기는 입체적인 자국이 특징이에요. 시각뿐 아니라 촉각으로도 느낄 수 있는 인쇄입니다.

작업 과정은 처음에 손으로 직접 드로잉을 하고, 이를 디지털화해 금속판(금형)을 제작하는 단계로 이어져요. 하나의 디자인이 세 가지 색으로 나뉜다면, 색상마다 각각의 금형을 만들어 종이에 한 번씩 인쇄해야 하죠. 색의 위치가 하나라도 어긋나면 모든 공정이 무의미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정밀함과 집중력이 필수예요. 이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손이 많이 가는 편이에요.
— 몇 년 전부터 한지를 소재로 작업을 진행하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지라는 소재의 매력과 다른 소재와의 차이점이 궁금해요.
툴프레스는 2019년 KCDF(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한지 육성 사업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한지를 소재로 다루기 시작했어요. 당시 ‘젊고 대중적인 시각에서 한지를 재해석해보자’는 제안이었고, 이 기회를 통해 한지의 아름다움과 가능성을 실험할 수 있었죠. 프로젝트 이후에도 한지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며 저희만의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어요.

저희가 사용하는 한지는 전주에서 손으로 한 장 한 장 뜨고 건조하는 수제 한지예요. 기계 재단 없이 자연스럽게 마무리되기 때문에 사방의 가장자리가 불규칙하고 종이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어요. 살아 있는 결과 질감이 한지의 첫 번째 매력이죠. 이렇게 장마다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외부 인쇄소에서 규격화된 대량 작업에 어려운 면이 있어 한지 엽서 작업만큼은 지금도 직접 손으로 레터프레스를 찍고 있어요.

한지의 또 다른 매력은 종이 자체의 질긴 내구성이에요. 한지는 ‘외발 뜨기’라는 전통 방식을 사용해 닥나무 섬유가 가로세로 엮이듯 섬세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쉽게 찢어지지 않아요. 이런 구조 때문에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한국의 한지를 복원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오백 년을 가는 비단, 천 년을 가는 한지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닌 만큼 튼튼한 보존력을 자랑하죠.


발색 면에서도 한지는 흡수력이 강해 잉크가 종이 속으로 부드럽게 스며들어요. 서양 종이가 쨍한 발색을 보여주는 반면, 한지는 마치 수채화처럼 은은하게 번져들며 따뜻한 인상을 남겨요. 어떤 이미지는 붓으로 직접 그린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죠. 이 스며드는 감각은 저희가 작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감성, 손맛, 그리고 여운과도 잘 어울려요.
— 작년에 진행하신 전시 <앙꼬르 빌라레뜨>에서는 소재를 ‘종이’에만 국한하지 않고 패브릭까지 확장하셨습니다.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 이유와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소재가 있다면?
‘종이’는 작업의 시작점이자 근간이었지만, 동시에 ‘젖으면 사용할 수 없고 반복적으로 쓰기 어렵다’는 재료적 한계를 안고 있어요. 그 고민 끝에 떠오른 것이 ‘패턴’이라는 개념 자체를 재료처럼 다뤄보는 것이었어요. 자연스럽게 관심이 패브릭으로 옮겨갔고 인도의 전통적인 수공예 기법인 우드 블록 프린팅(woodblock printing)을 통해 면 원단에 저희의 패턴을 입혀보게 되었어요. 손으로 조각한 나무 도장을 하나하나 찍어내는 방식은 저희가 애정을 갖고 지속해온 레터프레스 작업과도 닮아 있었죠.


<앙꼬르 빌라레뜨>에서는 인도 전통의 패브릭들을 가지고 옷, 가방, 쿠션 등으로 확장해보았습니다. 단순히 보기 좋은 작업을 넘어서, 직접 쓰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패턴이 다양한 재료 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의 일상 속에 스며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거죠.

앞으로도 패턴의 확장성을 계속 탐색해보려 해요. 옷부터 커튼, 벽지, 인테리어 자재까지 패턴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시험해보고 싶어요. 윤현상재와의 협업에서는 인테리어 마감재로도 쓰였고, 키티버니포니와의 작업에서는 쿠션과 커튼 같은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도 구현되었어요. 이런 경험들은 저희에게 패턴이라는 것이 종이를 넘어 다양한 매체와 만나며 사람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어요.
— 툴프레스가 그려가는 그림들은 마치 동화와 같은 매력을 지니고 있어요. 어떤 곳에서 영감이나 영향을 받나요?
툴프레스의 작업을 보고 동화 같다고 느끼셨다면 정말 정확하게 보신 거예요. 그 표현을 들으면 괜히 반가워져요. 저희 두 사람 모두 유럽과 일본에서의 거주 경험이 있어요. 각각 런던과 밀라노에서 공부했죠. 그리고 둘 다 일본에서 몇 년간 생활하면서 툴프레스를 운영했고, 그곳에서 작업도 병행했어요.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길 위에서 보고, 느끼고, 반응했던 것들이 작업의 밑그림이 된 거죠. 도시의 표정, 낡은 간판, 장난감 가게의 디스플레이, 오래된 책방 이런 풍경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지금의 감각적인 결로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동화책’은 저희에게 아주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에요. 아직도 아이들과 함께 동화책을 읽는 시간이 많고, 그 안에서 얻는 감정이나 이미지는 생각보다 깊고 오래 남아요. 특히 디즈니의 아주 오래된 그림책이나 일본의 전래 동화책처럼 수십 년, 때로는 수백 년을 건너온 이미지들은 단순한 어린이용 일러스트 그 이상이에요. 거기엔 이야기와 그림이 함께 쌓아올린 사람의 마음을 서서히 물들이는 힘이 있어요. 그런 감정이 저희 작업에 스며드는 순간들이 자주 있어요.


— 메종조, 포트레이츠 앤드 피플 등 다양한 외부 브랜드의 브랜딩도 함께 진행하고 있고 이성당, 메종 엠오 등 여러 F&B 브랜드와 꾸준한 협업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이런 외부 브랜딩이나 협업을 진행하실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대부분의 외부 협업을 메일을 통해 직접 제안받는 방식으로 진행해요. 홈페이지가 없고 노출도 많지 않아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작업물을 본 후 연락을 주시는 경우가 많죠. 예를 들어 메종조는 이전에 브랜딩을 맡았던 ‘코프레’라는 와인 구독 패키지브랜드를 통해 연결되었고, 포트레이츠 앤드 피플 역시 이메일 제안으로 연결된 사례예요.

의뢰가 늘어나면서 모든 작업을 수용하긴 어려워졌고, 브랜드의 결이 툴프레스와 맞는지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방향성인지 신중히 판단해요. 단순히 ‘툴프레스 느낌’을 입히는 게 아니라, 그 브랜드 고유의 감성을 잘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F&B 분야와의 협업은 ‘이성당 과자점’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이후 콘디토리오븐, 메종엠오, 파리크라상 등과도 협업이 이어졌죠. 식품 포장은 민감도나 제약이 많은 영역이라 진심으로 흥미를 느끼거나, 결이 맞다고 생각하는 작업만 진행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툴프레스가 중요하게 여기는 건 ‘고객 만족 51%, 툴프레스 만족 49%’라는 균형이에요. 첫 시안에 모든 고민을 담아 정성껏 제안하고, 그 과정에서 “툴프레스에 맡기길 잘했다”는 만족감을 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예요.
— 툴프레스 내부의 일을 할 때는 아티스트로, 외부 브랜딩이나 작업을 할 때는 디자이너의 역할을 하고 있으시다고 생각이 들어요. 크게 보면 일맥상통하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두 가지의 일을 할 때 어떤 다른 점이 있나요?
‘아티스트’보다는 ‘디자이너’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손으로 작업을 하긴 하지만, 전통적인 공예 아티스트들과 비교하면 디자인적인 비중이 더 크기 때문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공예 작가를 소개하는 TWL의 〈Handle with Care〉 전시 공간에 초대받았을 때는 감사한 마음과 함께, 작업의 깊이를 더해가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다고 해요.


저희의 내부 작업과 외부 협업은 성격이 조금 달라요. 의뢰받은 작업에서는 브랜드나 의뢰인의 방향성을 존중하면서 그 안에서 툴프레스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려고 해요. 자유도가 제한되기 때문에 스스로의 표현을 80% 정도만 담는다고 느낄 때도 있고요. 반면 툴프레스 자유 작업에서는 제한되었던 표현의 수위를 조절할 필요 없이 더 유머 있게, 더 감정적으로 풀어낼 수 있어요. 그렇게 양쪽 작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선순환을 만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 커리큘럼에서 진행한 전시〈봄 학기〉 그리고 2024년에는 파리에서 팝업〈LES FILLES DE MAI〉까지 다양한 오프라인 기획도 하셨어요. 오프라인에 꾸준히 도전하시는 이유가 있다면?
오프라인 기획을 꾸준히 이어가는 이유는 작업물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기회에 대한 갈증 때문인 것 같아요. 현재는 콜렉트 샵의 콘셉트에 따라 일부 제품만 납품되고 있어서 툴프레스의 전체 작업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움으로 남아 있죠.

그 동안의 오프라인 전시는 대부분 먼저 요청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제안을 받아 진행되어 왔어요. 전시〈봄 학기〉는 커리큘럼의 오선희 대표님과의 인연을 계기로 시작되었고, 파리에서 열린 팝업〈LES FILLES DE MAI〉도 마찬가지였죠. 특히 외부 전시에 참여할 때마다 ‘우리의 작업을 한 공간에 담아낼 수 있는 자체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었죠.
또한 툴프레스의 작업 전체를 찾고 싶다는 문의가 많아진 것도 계기가 되었어요. 사이트도 잠시 닫아놓은 상태라 숨은 그림 찾기처럼 제품을 찾아야 하는 상황 자체가 일종의 ‘서비스 부족’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현재의 저희 작업실의 자그마한 쇼룸을 기반으로 월 몇 회 정도라도 예약제 오픈을 시도해보려는 계획이 있어요. 5월에는 TWL에서 진행하는 전시 〈소만〉에 다른 공예 작가분들과 함께 참여할 예정이에요.


— 두 분이 좋아하는 관심사나 취향이 서로 다를 텐데 함께 작업을 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는 않나요?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장점과 단점이 궁금합니다.
안 좋은 점은 없는 것 같아요. 의견이 다를 때도 있지만, 완전히 충돌하는 일은 없고 오히려 자극이 되죠. 초, 중, 고, 대까지 같은 학교를 다닌 자매라 비슷한 감각과 상식을 공유하고 있어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커요. 각자 잘하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역할 분담도 자연스럽고, 관심 분야는 서로 알려주며 배워요. 프로젝트마다 주도하는 사람이 바뀌고 한쪽이 더 맡게 될 때도 기꺼이 응원해주는 합이 잘 맞는 팀이에요.
— 최애 작업 도구를 뽑자면?
첫 번째는 일본 카키모리(Kakimori)의 학생용 만년필이에요. 가볍고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필감이 훌륭해서 자주 쓰고 있어요. 잉크 색을 바꿔가며 두 자루를 번갈아 사용해요.


두 번째는 명함꽂이에요. 원래의 용도는 명함 꽂이인데 저희는 프레스를 한 후 건조대로 사용하고 있어요. 꼭 필요한 도구죠. 도쿄 현지에서 발견하고 구한 뒤 단종되서 찾을 수가 없었는데 마침 중고사이트에서 찾아서 대량 구매해 쌓아놓고있어요. 물론 지금도 사용 중이고요.
— 작업실을 새로 오픈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공간인지 공간 소개 부탁드려요.
저희 작업실 이야기를 하면 임태희 소장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저희의 작업실은 소장님과의 인연을 통해 완성되었어요. 임 소장님과는 2019년 공예트렌드페어 ‘한지관’에서의 협업을 계기로 친분을 쌓게 되었고, 저희가 새로운 공간을 구상할 때 흔쾌히 설계를 맡아주셨어요.

기존의 긴 공간 구조를 나무 구조물을 새롭게 짜서 안쪽은 사무 공간, 가운데는 레터프레스 작업과 미팅 공간, 바깥쪽은 쇼룸으로 나눴어요. 특히 쇼룸은 해체와 재조립이 가능한 모듈형 구조로 설계되어 향후 확장도 고려할 수 있게 만들어졌죠.
내부는 벽 일부를 검정색으로 마감해 툴프레스의 작업물들이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했고, 전체적으로는 그림을 받쳐주는 배경색처럼 차분한 톤으로 정리되었어요. 그리고 저희 두 사람이 오랜 기간 집에서만 작업하다 처음으로 가지게 된 ‘출근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 앞으로의 툴프레스라는 브랜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올해는 좋은 의뢰인들과의 협업을 이어가면서, 인쇄물은 물론 ‘공예적인 감각’이 담긴 작업에도 집중해보려 해요. 손을 더 많이 쓰고, 물성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고 싶어요.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고민도 이어갈 예정이에요. 조용히 머무르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우리가 해온 작업을 직접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공존하거든요. 꼭 큰 쇼룸이 아니더라도 조금씩 현실에 꺼내보는 시도를 해보고 싶어요. 디자인적으로는 ‘툴프레스풍’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새롭고 유연한 인상을 남기고 싶어요. 한눈에 툴프레스라고 알아볼 수는 없지만, 시간이 지나 떠올렸을 때 ‘역시 그랬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작업물을 만드는 것이 이상향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