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동네 체육관 디자인 엿보기
공간의 리듬이 살아 있는 옆 동네 스포츠 센터는?
새롭게 문을 연 동네 체육관들이 일상 속 운동을 더 가깝고 즐겁게 만든다. 올림픽 유산을 일상으로 연결한 파리 아쿠아틱스 센터부터, 역사적 공간을 재생한 취리히 뮤직 파빌리온, 지역 정체성을 담은 바스크 펠로타 코트까지, 운동의 즐거움과 지역 문화를 함께 담아낸 공간을 소개한다.

동네 체육관에 가자. 라켓을 휘두르고, 가볍게 트랙을 돌아보자. 조금 뻣뻣하고 서툴러도 괜찮다. 올림픽에 나갈 것도 아니니까. 요즘에는 감각적인 디자인의 체육관도 많다. 공간이 예쁘면 향하는 발걸음도 가벼운 법. 최근 1년 사이에 새로 문을 연 옆 동네 체육관을 둘러보자.
올림픽 유산을 시민의 일상으로, 아쿠아틱스 센터 파리
위치 프랑스 일드프랑스 센생드니
완공 2024년 2분기
설계 Ateliers 2/3/4/, VenhoevenCS





아쿠아틱스 센터(Aquatics Centre Métropole du Grand Paris)는 올림픽 유산을 시민의 일상으로 연결한 모범적인 사례다. 2024년 4월 완공 직후 파리 하계 올림픽 수영 및 다이빙, 수구, 아티스틱 스위밍 경기를 개최했다. 2025년 6월부터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생활 체육 공간으로 변신한다. 아이들과 초보자를 위한 얕은 풀 뿐만 아니라 피트니스 센터, 볼더링 벽, 패들 테니스 등의 시설이 갖춰질 예정. 이 센터는 목재를 활용한 저탄소 친환경 건설이 특징이며, 약 5,000㎡ 규모의 태양광 패널 등을 통해 건물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최대 90%를 자체 생산하거나 회수할 수 있다. 모든 관람석은 100% 현지에서 수거한 병뚜껑을 사용한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었다.
과거의 선율이 오늘의 움직임으로, 질횔츨리 뮤직 파빌리온
위치 스위스 취리히
오픈 024년 3분기
설계 Camponovo Baumgartner








“과거의 선율이 오늘의 움직임으로”. 100여 년 전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울려 펴졌던 공간이 동네 주민들의 체력 단련 시설로 탈바꿈했다. 스위스 취리히의 뮤직 파빌리온은 1932년 지어진 야외 공연장. 당시 지역 신문은 “화려하고 유명한 홍합 껍데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최근 취리히시는 수십 년간 방치되었던 이곳을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개조했다. 과거 음악당의 리듬을 반영한 듯한 운동 기구들과 탈의실의 독특한 공간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현대적 필요에 부합하는 도시 재생의 모범 사례.
건조하지만 건강한, 비센테 델 라스페이그 시립 스포츠 센터
위치 스페인 알리칸테 산 비센테 델 라스페이그
오픈 2024년 1분기
설계 MCEA | Arquitectura, Naos 04 Arquitectos






스페인은 생활 체육 강국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와 클럽 단위의 활동이 주를 이루는데, 이 모든 것의 시작점이 바로 지역 주민을 위한 스포츠 시설이다. 따뜻한 지중해 기후로 유명한 산 비센테 델 라스페이그도 마찬가지. 이 도시의 슬로건은 ‘Dry but Healthy'(건조하지만 건강한)이며, 새로 지어진 시립 스포츠 센터가 바로 그 건강을 책임진다. 센터는 두 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중앙 공간은 팀 스포츠를 위한 따뜻한 목재 톤과 은은한 자연광으로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낸다. 반면 활동실은 차가운 바닥 톤으로 차분하고 집중도 높은 환경이다. 센터는 자연 채광과 교차 환기 시스템을 통해 내부 온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지역의 헤리티지를 반영한 공간, 바스크 펠로타 코트
위치 스페인 나바라 아길라 데 코즈
오픈 2024년 2분기
건축 Verne Arquitectura, Alejandro Maortua





스페인 북부 작은 마을에 바스크 펠로타 코트가 들어섰다. 바스크 펠로타는 공을 벽에 쳐서 되받아치는 방식의 바스크 전통 스포츠. 시의회는 마을의 오래된 저택 부지를 활용해 체육 활동은 물론, 지역 행사를 위한 공간을 계획했다. 현대적인 건물을 짓는 대신 지역의 헤리티지를 반영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핵심. 지붕의 형태, 외부에 사용된 카탈로니아 사암, 옛 빌라의 문장 등이 중세 시대부터 내려온 마을의 맥락을 이어간다. 이 코트는 단순한 운동 시설을 넘어, 지역 정체성을 담은 문화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