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or+] 스팍스 에디션의 A to Z: BTS 앨범 디자인부터 ‘에그이즈커밍’ 아이덴티티까지
어지혜 & 장준오 스팍스에디션 대표·디자이너
스팍스 에디션의 작업 범위는 매우 넓다. 케이팝 아이돌 앨범 브랜딩부터 무형의 제품을 내세우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이야기가 담긴 책 편집 디자인까지. 스팍스 에디션의 광범위한 작업 세계를 대표 프로젝트로 알아보자.

포스터와 같은 인쇄물을 디자인하던 스팍스 에디션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내세운 작업은 2010년에 발매한 10CM 정규 1집입니다. 그날 이후, 스팍스 에디션은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영역 안에서 다채로운 작업을 진행했어요. 지난 15년간 쌓인 작업을 소개하자면 너무나 방대해질 것 같아 스팍스 에디션과 이야기가 나누면서 등장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소개하는 것으로 이번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프로젝트 A to Z
ANTIFRAGILE |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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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세라핌의 두 번째 미니 앨범 〈ANTIFRAGILE〉는 시련을 마주할수록 더 성장하고 단단해지겠다는 르세라핌의 메시지를 깨진 도자기를 다시 붙여 더 단단하게 만드는 일본의 전통 공예기법 ‘킨츠기’에 비유하여 디자인한 것이다. 부서지기 쉬운 도자기의 불완전성을 받아들이고 오히려 깨진 부분을 그대로 드러내는 킨츠기의 형태에서 영감받아 앨범 메인 표지에는 금이 간 형태를 그대로 표현했다. 미니멀하게 디자인한 앨범 표지는 당시로선 획기적인 시도로, 케이팝 시장에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작업이기도 하다. 한편, 어지혜 디자이너는 이 작업을 스팍스 에디션의 터닝포인트 중 하나로 꼽았다.
“이 작업 전까지는 우리 둘이서만 아웅다웅하면서 스팍스 에디션은 우리 둘을 지칭하는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ANTIFRAGILE〉 앨범을 본격적으로 우리 팀원들과 작업하면서 스팍스 에디션이 더 이상 우리 둘만의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함으로써 더 커질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된 프로젝트예요. 또, 이 작업은 저희가 원하는 방향과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서 더 기억에 남아요.”
Branding Project |
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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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팍스 에디션은 그래픽 요소를 직접 손으로 제작해서 활용하는 작업 방식을 추구한다. 이러한 방식은 브랜드 로고 작업에도 적용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에테르노’ 로고다. ‘빛이 들어오는 기둥’이라는 키워드 아래 전체 브랜딩을 작업했는데, 로고 자체를 종이를 사용해서 3D로 만들고 직접 조명을 비춰서 그림자의 형태와 각도 등을 만들고 실험했다. 3D 프로그램을 활용해도 가능한 작업이지만, 이렇게 그래픽 요소를 손수 만들면서 우연히 얻는 아이디어가 더 많다고 한다. 어쩌면 스팍스 에디션의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설명할 수 없는 감성은 손으로 만들고 그리며 직접 실험해보는 과정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Eggiscoming |
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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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유기〉, 〈뿅뿅 지구오락실〉, 〈슬기로운〉 시리즈, 〈응답하라〉 시리즈 등 한국 콘텐츠의 현재를 이끄는 콘텐츠 회사 ‘에그이즈커밍(eggiscoming)’의 아이덴티티 디자인도 스팍스 에디션의 손에서 탄생했다. “계란이 왔어요”라는 친숙한 말에서 비롯된 회사명을 따라 스팍스 에디션도 계란 장수의 소리를 들었을 때의 설레고 기대하는 마음과 소소하게 기쁘고 즐거운 마음을 표현한 로고를 디자인했다. 디자인 과정에서 중요 포인트는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따라 멋 부리지 않고 편안하면서도 위트가 있어서 귀엽기도 한 분위기를 내야 했던 것. 그래서 계란이 데굴데굴 굴러가는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서체와 각 글자 간의 배치에 신경을 썼다. “사실 저희도 스튜디오 로고를 못 만들고 있거든요. 콘텐츠 브랜드는 확실히 변화무쌍하니까 하나로 정립하기가 어려워요. 에그이즈커밍도 마찬가지였지만, ‘계란이 왔어요’라는 문구에 담긴 명확한 이야기가 있어서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었어요.” 한편, 장준오 디자이너는 회사 구성원들의 따뜻함도 디자인에 영향을 미쳤다고 고백했다. “에그이즈커밍 직원분들과 소통하면서 이분들은 자신을 닮은 작품들을 계속 만들고 계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따뜻하고 위트 있고 사람 냄새나는. 이 부분이 브랜딩 작업을 하는데 핵심이었지 않나 싶어요.”
Indigo |
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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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MAP OF THE SOUL: 7〉 이후, 스팍스 에디션은 RM의 솔로 앨범 〈Indigo〉의 디자인도 함께 진행하게 된다. 스팍스 에디션은 RM으로부터 ‘청춘’, ‘20대의 기록’이라는 몇 가지 키워드와 함께 앨범이 한 권의 도록처럼 보여도 좋고, 회화적으로 풀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전달받았다. 그를 바탕으로 다양한 레퍼런스를 보다가 블루프린트(청사진)를 보게 되었는데, 이를 보고 스팍스 에디션은 블루프린트란 결과물이 아니라 미래를 그린 이미지이자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를 모티프로 디자인을 진행했다. 한편, 블루프린트의 얼룩덜룩한 빛깔이 여러 경험으로 물든 청춘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했다고. 이에 스팍스 에디션은 직접 스튜디오 옥상에 올라가 블루프린트를 제작했고, 그 이미지를 앨범에 반영했다.
LAYER |
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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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팍스 에디션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출판사가 있다. 출판사 콰르텟 프레스에선 스팍스 에디션의 작업을 모은 책과 스팍스 에디션이 찜한 작가의 책을 출간한다. 콰르텟 프레스가 출간한 첫 책은 어지혜의 회화 작업을 모아서 낸 〈LAYER〉다. 어지혜 디자이너는 이 책을 스팍스 에디션의 또 다른 터닝포인트로 꼽았다.
“스팍스 에디션의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로 ‘우리는 꾸준히 아트워크 작업을 한다’를 들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LAYER〉는 우리가 단순히 클라이언트에게 의뢰만을 받아 일하는 것이 아니라, 회화와 조형으로 우리만의 세계를 계속 탐구한다는 것을 보여준 책이기에 스팍스 에디션에게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Okd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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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위로와 힐링을 전하는 뮤지션, 옥상달빛의 브랜딩 리뉴얼 작업. 스팍스 에디션도 워낙 좋아하는 뮤지션이기에 기대하면서 맡은 프로젝트였다. 선율이 들리는 것 같은 로고는 옥달(okdal)의 알파벳이 음표처럼 보이는 순간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각 알파벳을 해체해서 보니까 점 3개, 선 3개로 이뤄져 있었어요. 그 요소들을 다시 조합해서 음표처럼 만들고 오선 위에 그려서 음을 만들었어요.” 이렇게 만들어진 로고에는 ‘옥달은 점 3개, 선 3개로 선율을 만들고 그 음악은 타인을 위로하는 등 감정적으로 연결시킨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심볼 같은 경우, 스마일의 눈 한쪽을 음악의 쉼표로 바꿔서 위트가 느껴지도록 했다. “‘한 박자 쉬고’라는 뜻이 담긴 4분 쉼표를 활용했는데, 이는 삶에서 잠시나마 휴식과 위로를 전하는 옥상달빛의 음악의 의미를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고자 했어요.” 한편, 옥상달빛 리브랜딩은 로고부터 타이포그래피, 심볼, 아이콘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작업했는데, 뮤지션으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옥상달빛을 보여주는 매체를 여러 가지로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을 따른 결과다.
SPECTRUM OBJECT |
S |
![[Creator+] 스팍스 에디션의 A to Z: BTS 앨범 디자인부터 ‘에그이즈커밍’ 아이덴티티까지 20 20250430 102857](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20250430_102857-832x1526.jpg)
어지혜, 장준오는 아트디렉터, 페인터, 디자이너,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애니메이터 등 다양한 예술가로 구성된 창작 집단 ‘스펙트럼 오브젝트’의 멤버다. 이들은 서로의 작업을 공유하고 피드백하며 서로를 응원하며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두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작가에 대해서 물었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두 사람 모두 스펙트럼 오브젝트와 그 멤버들을 말했다.
“꾸준히 자기 이야기와 색깔을 풀어나가는 사람들이 가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매우 큰 힘이 되고, 그들의 끈기와 노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서 ‘나 역시 꾸준히 그림을 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Together |
T |
![[Creator+] 스팍스 에디션의 A to Z: BTS 앨범 디자인부터 ‘에그이즈커밍’ 아이덴티티까지 21 20250430 102849](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20250430_102849-832x490.jpg)
![[Creator+] 스팍스 에디션의 A to Z: BTS 앨범 디자인부터 ‘에그이즈커밍’ 아이덴티티까지 22 20250430 102853](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20250430_102853-832x544.jpg)
![[Creator+] 스팍스 에디션의 A to Z: BTS 앨범 디자인부터 ‘에그이즈커밍’ 아이덴티티까지 23 20250430 102855](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20250430_102855-832x504.jpg)
![[Creator+] 스팍스 에디션의 A to Z: BTS 앨범 디자인부터 ‘에그이즈커밍’ 아이덴티티까지 24 20250430 102850](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20250430_102850-832x541.jpg)
스팍스 에디션에게는 오래된 뮤지션 동료가 있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끈끈한 협업을 유지해온 10CM와 1집부터 최근 발매한 4집까지 모두 스팍스 에디션이 앨범을 디자인한 장범준이 그 동료들이다. 변화무쌍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한국 대중음악계에 오랜 시간을 함께 작업한다는 건 손에 꼽을 일이다. 이들의 존재에 대해서 장준오 디자이너는 스팍스 에디션에게도 힘이 된다고 전했다.
“올해 곧 10CM의 다음 앨범 디자인을 시작하게 될 텐데요. 15년 전부터 함께해온 사이예요. 그 시간 동안 10CM도 자기 음악을 꾸준히 해왔고, 우리도 디자이너로서 작업을 계속해와서 지금까지 합을 맞춰나갈 수 있다는 점이 멋있는 것 같아요.”
[Creator+]는 Design+의 스페셜 시리즈입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프로젝트에 크리에이터의 일과 삶의 경로, 태도와 방식을 더해 소개합니다. 인물을 조명하는 1편과 프로젝트를 A to Z로 풀어내는 2편으로 구성되었으며, 격주로 발행됩니다. [Creator+]는 동시대 주목할만한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를 소개한 ‘오!크리에이터’를 잇는 두 번째 크리에이터 기획입니다.
![[Creator+] 스팍스 에디션의 A to Z: BTS 앨범 디자인부터 ‘에그이즈커밍’ 아이덴티티까지 25 20250430 082150](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4/20250430_082150.jpg)
![[Creator+] 스팍스 에디션의 A to Z: BTS 앨범 디자인부터 ‘에그이즈커밍’ 아이덴티티까지 26 20250430 090011](https://design.co.kr/wp-content/uploads/2025/05/20250430_09001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