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디자인 어워드 2025 수상작] 니즈디자인랩

지난 2월 iF 디자인 어워드 2025 수상작이 발표됐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1만 1000여 개의 작품이 접수되는데 이 중 약 100개국의 디자인 스튜디오와 기업이 수상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다. 한국은 골드 수상작 6점을 비롯해 370개 작품이 수상했다. 지난 4월 28일 베를린 프리드리히슈타트 팔라스트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을 통해 수상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국내 디자인 프로젝트 중 일부를 소개한다.

[iF 디자인 어워드 2025 수상작] 니즈디자인랩

Interior Architecture Winner – 데상트 플래그십 스토어

니즈디자인랩은 2015년 박성철, 한아름 두 디자이너가 함께 설립한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다. 실험성과 명확함을 동시에 추구해온 이들의 작업은 브랜드가 공간에서 어떻게 자기다움을 얻게 되는지에 대한 답변과도 같다. 최근에는 패션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 콘셉트 스토어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niiizdesignlab.com @official_niiizdesign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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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가능한 집기와 모듈형 그리드 천장 시스템이 돋보이는 데상트 플래그십 스토어 2층.

‘장인 정신’은 현대의 빠른 소비문화 속에서 종종 그 의미가 퇴색된다. 그러나 데상트는 이 오래된 가치를 여전히 고집스럽게 지키며 퍼포먼스와 기능성, 기술력을 기반으로 스포츠웨어의 본질적 원칙을 충실히 구현하고 있다. 이에 니즈디자인랩은 데상트 플래그십 스토어를 설계하며 역설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브랜드가 고수해온 아날로그적 가치인 장인 정신을 하이테크 공간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데상트 플래그십 스토어는 본질적으로 ‘기술력의 시간성’을 물리적으로 풀어낸 공간이다. 총 3개 층으로 구성된 이곳은 데상트의 기술적 레이어가 반복되고 적층되며 구조화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파사드부터 천장, 벽체, 바닥, 진열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디자인 언어를 집요하게 변주하는 일관성이 돋보인다. 입구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는 것은 데상트의 엠블럼인 화살표 모티프의 대형 구조물로, 1층과 2층을 수직으로 관통하며 시선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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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1층에 설치한 화살표 구조물.

내부로 들어서면 브랜드의 역사와 기술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쇼케이스 공간이 펼쳐진다. 이 전시 영역은 브랜드의 시간성과 전문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2층에선 본격적인 제품 경험과 체험이 이루어진다. 모듈형 그리드 천장 시스템과 유연하게 이동 가능한 집기, 무광 처리된 금속 타일 등 반복적이면서도 밀도 높은 디테일이 하이테크와 장인 정신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동시에 은유한다. 3층은 데상트가 새롭게 전개하는 여성복 라인을 소개하고, 랩lab 개념을 통해 브랜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공간이다. 러닝화 테스트를 위한 육상 트랙, 제품 제작 과정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오픈형 연구소, 고객이 기술력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한 설치물 등이 특징이다. 한편 공간에 사용한 소재 또한 전략적 내러티브로 작용한다. 나무, 유리, 금속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물성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재료들의 조합은 데상트가 오랜 세월 축적한 브랜드 헤리티지와 현재의 기술, 앞으로의 혁신적 진화를 표현한다. 니즈디자인랩은 서울의 상업적 중심지인 강남역에 위치한 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장인 정신’을 물리적이고 구체적인 공간 경험으로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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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상트 플래그십 스토어 외관.

Designer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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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름 디자인 디렉터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콘셉트는?

‘Layers of Technology’로 이는 데상트가 오랜 시간 쌓아온 기술력의 겹을 공간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과 시간의 밀도는 오직 경험을 통해 인지될 수 있기에 그 가치를 물성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63호(2025.05)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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