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퓨처 아트 어워드’의 주인공은? 아트부산 2025 총정리

올해로 14회를 맞은 국제 아트페어 ‘아트부산 2025’가 5월 11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신진 작가의 실험, 글로벌 컬렉터의 주목, 도시 전역으로 확장된 예술 경험까지. 올해 아트부산의 다채로운 장면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 ‘퓨처 아트 어워드’의 주인공은? 아트부산 2025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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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부산 2025’ 전시장 전경 © ART BUSAN

2025년 5월, 부산이 예술로 확장되었다. 올해로 14회를 맞은 국제 아트페어 ‘아트부산 2025’가 5월 8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5월 1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전 세계 17개국 109개 갤러리가 참여한 가운데 나흘 동안 6만여 명의 관람객이 현장을 찾았다. 갤러리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콘텐츠의 다양성과 국제성을 대폭 확대하며 새로운 전환을 시도한 아트부산 2025를 돌아본다.

퓨처 아트 어워드 신설과 첫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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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히읗과 함께 부산을 찾은 마이클 리키오 밍 히 호 작가 © ART 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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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NN) Jaehong Ahn 안재홍, Reconciliation of the Three Tyrants, 2024, Oil on canvas, 250ⅹ190cm

아트부산 2025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지점은 신진 갤러리와 작가를 조명한 퓨처 섹션이다. WWNN, 상히읗, IAH 등 설립 4년 이하 갤러리 19곳이 참여했는데, 솔로 또는 2인전 형식으로 전시가 구성돼 신진 작가의 작품 세계를 온전히 마주할 수 있었다. 올해부터는 하나금융그룹 후원으로 퓨처 섹션 참여 작가 중 1인을 선정해 상금 1,000만 원을 수여하고 지원하는 ‘퓨처 아트 어워드’도 신설되었다. 첫 수상자로 WWNN 소속 작가인 제프리 청 왕(Jeffrey Chong Wang)이 선정되었는데, 그의 출품작은 전량 판매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WWNN에서는 제프리 청 왕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안재홍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상히읗은 독특한 3차원 캔버스를 활용해 회화의 물리적 한계를 확장하는 마이클 리키오 밍 히 호의 작품을 국내 페어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작가는 솔로 부스 〈내가 모는 차의 이름은 다정함. 너는 그 옆자리에 있고, 우리는 천천히 길을 달리며 엽서를 보내고 사랑의 편지를 쓸 거야〉를 통해 엽서의 언어에서 영감을 받은 신작 연작을 선보였다. 작품의 영어 문구는 한국어로 번역되어 전시장 벽에 삐뚤삐뚤한 손글씨로 적혀 있었는데, 작가가 직접 보고 옮겨 쓴 것으로 작품에 독특한 인상을 더했다.

국내외 주요 갤러리와 세일즈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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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MYTH 갤러리 © ART 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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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 © ART 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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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 ART BUSAN

올해는 어떤 갤러리들이 부산을 찾았을까? 메인 섹션은 국내외 90개 갤러리가 채웠다. 국제갤러리, 아라리오, 갤러리현대, 가나아트, 리안갤러리, 조현화랑, PKM 갤러리 등 국내 대표 갤러리는 물론, 탕 컨템포러리 아트, 화이트스톤, 에스더쉬퍼, 소시에떼 등의 해외 갤러리, 그리고 올해 부산에 첫선을 보이는 캐나다(뉴욕), 마시모데카를로(밀라노·런던·홍콩·파리·서울), 코타로 누카가(도쿄) 같은 해외 주요 갤러리가 포함되었다.

국제갤러리는 가장 큰 규모의 부스로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박서보, 하종현, 정연두, 제니 홀저, 줄리안 오피, 우고 론디노네 등 20여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며 단색화부터 동시대 미디어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뉴욕의 가에타노 페셰 스튜디오도 부산을 찾았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선구적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였던 가에타노 페셰의 작품이 이번 아트부산을 통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전시됐다. PKM 갤러리는 올해 초 새롭게 합류한 팝 아티스트 샘바이펜의 작업을 공개했으며, 베를린을 기반으로 하는 소시에테는 카스파 뮐러와 버니 로저스 등 갤러리 대표 작가들의 그룹전을 통해 베를린 컨템포러리 감각을 부산으로 옮겨왔다.

“이번이 아트부산 세 번째 참여인데, 해를 거듭할수록 관람객들이 우리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깊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컬렉터와의 관계를 탄탄히 다지는 데에도 점차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이 앞으로도 더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_ 마리우스 빔스 디렉터, 소시에테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더불어 미술시장도 불황기를 보내고 있지만, 국제갤러리는 김윤신의 회화 ‘내 영혼의 노래 2011-9’(2011)와 조각 ‘합이합일 분이분일 2019-14’(2019)를 비롯해 여러 작품을 판매했으며 갤러리현대는 김보희의 전 출품작 12점을 전량 판매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3년 만에 아트부산에 복귀한 아라리오 갤러리는 코헤이 나와, 권오상, 유키 사에구사 등 주요 작가의 작품을 포함해 총 30여 점을 판매했다.

경계를 다시 그리는 커넥트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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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전 〈조각난 경계, 살아 있는 것들〉 전시장 © ART 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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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트 특별전 © ART BUSAN

커넥트 특별전 중 주제전 〈조각난 경계, 살아 있는 것들〉은 페어 한 가운데 위치해 많은 인파를 끌었다. 커넥트는 세 번째 섹션이자 아트부산의 차별화된 기획 프로그램이다. 라인문화재단의 고원석 디렉터가 총괄 큐레이터를 맡은 올해 주제전은 ‘영토와 경계’를 주제로, 아트페어 부스가 상징하는 인위적 영토 개념을 재고하며 예술이라는 공통분모 아래 지역의 경계를 넘어 모든 이해관계자와 애호가들을 연결하고자 하는 아트부산의 비전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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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모헌 야외 전시 © ART BUSAN

총 11개 프로젝트로 구성된 커넥트 특별전은 설치, 조각,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가 벡스코와 도모헌 야외공간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주제전 〈조각난 경계, 살아 있는 것들〉은 알렉산더 우가이, 호우이팅, 김상돈, 권도연, 박기원, 김옥선 등 6인의 작가가 참여했으며, 정현 작가의 조각 작품 ‘서 있는 사람’은 도모헌의 정원에서 만날 수 있었다.

아트페어 이후, 부산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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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트위크는 아트부산을 찾는 미술 애호가에게 부산의 예술 및 문화 공간과 로컬 F&B의 경험을 제안하며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올해 부산 아트위크는 ‘More with Art’라는 슬로건 아래 전시, 굿즈, 세미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었다. 이와 함께 부산의 바다를 메인 테마로, 부산 곳곳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투어 코스도 제안한다. 부산의 문화를 만드는 트렌드세터들이 엄선한 장소들을 미니 가이드북을 형식으로 소개하는 것. 해당 가이드북은 부산 모모스커피 전 지점에서 배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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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부산 2025’ 전시장 전경 © ART 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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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부산 2025’ 전시장 전경 © ART BUSAN

예술을 매개로 도시와 사람, 지역과 세계를 잇는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증명한 아트부산 2025. 페어는 막을 내렸지만, 예술과 일상이 만나는 부산 아트위크는 오는 5월 18일까지 계속된다. 도모헌에서 펼쳐지는 야외 조각 프로젝트 〈CONNECT: 정현〉은 6월 29일까지 이어질 예정. 아트부산 2025를 놓쳤더라도, 예술의 흐름을 따라 부산을 새롭게 경험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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