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유쾌함이 흐르는 예술가의 집, 하우스
디자인과 사운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집과 가구의 의미를 새롭게 환기하는 브랜드가 있다. 국내 신생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하우스(HOUS)는 ‘House(집)’와 ‘Us(우리)’를 결합한 이름으로, 음악과 디자인,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가 모여 ‘우리의 집’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이들은 익숙한 공간에서도 매일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평범한 일상을 감각적인 장면으로 탈바꿈시키는 독특한 마력을 지녔다.

집은 일상과 긴밀하게 연결된 공간이다. 집안에서의 행동과 분위기를 구체화하는 매개를 꼽으라면 단연 가구일 것. 건축가 김대균은 자신의 저서 <집생각>에서 ‘집의 형태는 집의 모습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이 투영되어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 사이에 가구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삶의 방식이 공간을 만들고, 그 틈을 나만의 취향이 담긴 사물이 채운다. 결국 집이란 거주하는 공간 이상으로 삶의 태도와 감각이 층층이 축적된 유기적 존재가 아닐까?



국내 신생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하우스(HOUS)가 바라보는 집은 단지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과 취향 그리고 삶의 방향을 드러내는 무대이다. 음악과 예술, 디자인이라는 서로 다른 결을 하나의 집 안에 모아 새로운 방식의 라이프스타일을 다루며, 나아가 하나의 태도와 문화를 조형한다. 하우스는 홈데코 아이템과 더불어 DJ가 큐레이션한 음악과 제품이 공간에 녹아드는 방식을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전개한다. 이러한 색다른 접근은 브랜드 론칭과 동시에 SNS를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최근에는 일본의 러그 전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미요시 러그(Miyoshi Rug)와의 협업을 통해 더 넓은 무대로 뻗어나가고 있다. ‘우리의 집’이라는 이름 아래, 하우스는 지금 어떤 공간과 시간을 상상하고 있을까? 이 흥미로운 여정의 이야기를 이정환, 홍성빈 대표에게 들어보았다.
Interview with HOUS 이정환, 홍성빈 대표

하우스에게 ‘집’은 어떤 공간에 가까운지 궁금해요.
이정환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라, 모든 요소가 모이고 새로운 이야기가 생성되는 장소예요. 오브제든 음악이든 사람의 존재든, 각기 다른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유기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곳이죠. 집은 상황에 따라 휴식처가 되기도 하고, 파티 공간이나 작업실이 되기도 해요. 그렇게 끊임없이 변주되는 집의 모습에 매력을 느낍니다.
홍성빈 저희는 ‘집’이라는 개념을 재해석해 브랜드의 출발점으로 삼았어요. 집은 음악, 예술, 디자인,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공간이기도 하잖아요. 그렇게 ‘예술가들이 함께 사는 집’이라는 상상을 바탕으로, 실험적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이자 하나의 문화 공동체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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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구성원은 어떻게 되나요? 간단히 소개도 부탁드려요.
이정환 현재는 저희 두 명이 함께 브랜드를 운영 중입니다. 저는 네덜란드에서 베이스를 전공했고, 음악 관련 작업을 담당하고 있어요.
홍성빈 저는 계원예술대학교에서 가구 디자인을 전공했으며, HOUS의 제품 디자인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 분이 합심해 브랜드를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이정환 저희는 13년 지기 친구 사이예요. 작년 11월쯤, 카페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공연을 직접 기획하고 싶다는 말이 나왔고, 음악과 디자인을 연결하는 팝업 아이디어로 이어졌습니다. 당시에는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모아 편집숍처럼 운영하고 싶었지만, 아무런 레퍼런스가 없는 상태였기에 먼저 저희가 직접 디자인하고 음악을 만들며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체화하기 시작했죠.


내부에서 아이디어는 어떤 방식으로 발전하고,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홍성빈 하우스는 언제나 스토리를 기반으로 아이디어를 발전시킵니다. 예술과 디자인의 중간 지점에 있는 오브제를 만들고자 해요. 아직 저희만의 정체성을 완전히 규정하긴 어렵지만, 모든 제품에는 이유와 이야기가 담겨 있죠. 협업의 경우, 대부분 먼저 제안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현재 일본의 아트 스튜디오 데이제로(DayZero)와의 협업도 준비 중입니다.

강렬한 색감과 위트 있는 디자인이 HOUS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듯합니다. 이러한 시각 언어는 브랜드가 지향하는 세계관과 어떻게 연결되나요?
홍성빈 ‘이렇게 저렇게 하면 예쁘고 잘 팔릴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뚜렷한 이야기와 영감을 담은 디자인을 추구해요. 예술 작품이 배경과 이야기를 통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HOUS의 제품들도 스토리를 통해 사용자와 연결되고 싶습니다. 이 점이 브랜드 철학의 핵심이에요.


대표작이나 최근 선보인 제품을 소개해 주세요.
홍성빈 하우스를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대표작은 확실히 꼽을 수 있어요.(웃음) 햄버거 속 재료의 레이어에서 영감을 받은 스툴 세트인 ‘버거 스툴’입니다. SNS에서 본 알바 알토의 스툴이 쌓인 모습이 햄버거처럼 느껴졌고, 이를 계기로 디자인을 시작했어요. 최근에는 Miyoshi Rug와 협업한 ‘콜라 러그’를 공개했어요. 버거 스툴과 함께 두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죠. 오는 6월 1일까지 30개 한정 프리오더 방식으로 판매됩니다.
이정환 마그리트의 작품에서 착안한 ‘이미지의 배반’은 재떨이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트레이로도 활용할 수 있어요. 자신의 환경과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죠. 침대 밑 괴물 상상을 형상화한 ‘몬스터 테이블’의 경우 눈 위에 음료를 올려둘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디지털 카메라 거울은 홍성빈 대표의 취향에서 나온 제품이에요. 홍 대표는 휴대폰 카메라보다 옛날 캠코더나 디지털 카메라를 좋아하는 편인데요. 디카 특유의 빈티지한 글씨와 프레임을 담아 아날로그한 감성을 느낄 수 있어 매력적입니다.



일본 유명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미요시 러그(Miyoshi Rug)와의 협업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들려주세요.
홍성빈 처음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제안이었는데, 미요시 러그와의 협업은 굉장히 순조롭게 진행되었어요. 미요시 러그 쪽에서 먼저 제안을 주셨고, 기존의 커피가 쏟아지는 러그 디자인을 응용해 콜라가 쏟아지는 버전으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건넸어요. HOUS 로고를 함께 담아 핸드터프팅으로 완성한 러그는 5월 9일부터 프리오더를 진행했어요. 총 30개 한정이며 재입고는 예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음악과 라이프스타일 오브제를 함께 다룬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두 분야를 나란히 두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정환 하우스는 다양한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집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했습니다. 음악과 오브제는 형태는 다르지만, 결국 공간을 채우는 동일한 감각적 요소라고 생각해요. 라이프스타일 제품뿐만 아니라 음악 또한 저희 브랜드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최근에는 DJ 송진호(@onihiino), 이찬호(@leechavho)와 함께 오브제와 사운드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를 담은 콘텐츠를 유튜브에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는 하우스만의 방식으로 기획 공연이나 전시를 열어, 공간 전체가 하나의 감각으로 완성되는 경험을 선사하고자 해요. 저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두 감각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하나의 집을 만들어가는 일이에요.


음악을 큐레이션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이정환 저희는 음악을 장르보다는 ‘공간에 남기는 감정’의 관점으로 바라봅니다. 단순히 듣는 음악이 아니라, 공간의 분위기를 만드는 감각적인 요소로 큐레이션하고 있어요. 어떤 음악이 어떤 공간에 어울리는지, 어떤 감정을 남기는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하우스의 음악은 자연스럽게 공간 안에 스며드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요즘 HOUS 팀의 화두는 무엇인가요?
홍성빈 브랜드의 정체성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에요. 내부적으로는 ‘하우스만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을 어떻게 만들어갈까’에 대한 논의를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협업하고 싶은 브랜드나 크리에이터가 있다면요?
이정환 드로우트(Drought)와 세이투셰(Saytouche)와의 협업을 희망하고 있어요. 두 브랜드 모두 디자인적 개성은 물론 마케팅 감각까지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하우스가 지향하는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는 브랜드들이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대중에게 어떤 브랜드로 각인되길 바라시나요?
이정환 ‘하우스는 이런 느낌의 브랜드야’라는 확실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 목표입니다. 브랜드의 색을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홍성빈 ‘HOUS만의 문화가 있는 브랜드’로 기억되었으면 해요. 제품을 통해 HOUS의 세계관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 있도록요. 동시에 ‘나도 저 집에 놀러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만드는 브랜드이면 좋겠어요. 친근하고 열려 있는 공간처럼요.

마지막으로 HOUS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집’이란 어떤 모습인가요?
이정환, 홍성빈 저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집은 ‘자기만의 냄새가 나는 집’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구조의 아파트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인테리어를 하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저희는 정형화된 구조나 스타일이 아니라, 구성원 각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공간을 지향합니다. 그런 집 안엔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오가고, 가운데 테이블에는 커피나 맥주가 놓여 있고, 잔잔한 음악과 웃음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죠. 그런 공간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