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베를린 디자인 위크 돌아보기

'공유 감각COMMON SENSE'이란 주제로 진행한 2025 베를린 디자인 위크 하이라이트

올해 베를린 디자인 위크가 5월 15일부터 18일까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행사는 창의적인 사람, 디자인 애호가와 전문가를 모두 아우르는 만남의 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이다. 4일 동안 베를린은 디자인 혁신과 문화의 활기찬 중심지로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2025 베를린 디자인 위크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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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rdana-Schramm

우선, 베를린 디자인 위크의 타임라인을 살펴보자면, 그 뿌리는 베를린 디자인계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대 초 ‘디자인 마이’ 페스티벌에서 시작되어 학제 간 디자인을 위한 플랫폼으로 급성장했다. 이 페스티벌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실험적인 콘셉트, 국제적인 협업을 위한 공간을 창출했다. 얼마 후, 신진 디자이너를 위한 ‘DMY’ 프로그램도 병행하여 젊은 디자이너를 홍보하고 그들에게 무대를 제공했다. 이 프로그램은 빠르게 성장하여 ‘디자인 마이’가 종료된 후 베를린의 독립적인 디자인 박람회로 자리 잡게 되었다. 주요 행사들이 주춤했던 베를린 디자인 위크는 2018년에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한 휴식기를 맞아 ‘BNDWK’라는 메타플라즘 아래 도시 곳곳에서 6개의 에디션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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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DesignWeek

이제 베를린 디자인 위크는 이러한 다층적인 역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에너지로 돌아왔다. 국내외 브랜드, 건축 회사, 디자이너, 에이전시 및 문화기관이 협력하여 최신 컬렉션과 프로젝트, 트렌드를 선보인다. 사회 및 생태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공유 감각’을 모토로 열린 2025년 행사 라인업은 클래식한 전시부터 쇼룸 프레젠테이션까지 모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15일 밤에 열린 ‘디자인의 밤’이나 ‘디자인 토크’의 일부인 워크숍과 인터렉티브 이벤트에서는 방문객이 직접 참여하여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래 2025 베를린 디자인 위크의 흥미진진했던 하이라이트를 주요 장소를 중심으로 돌아보며 더 풍성한 내년 행사를 기약해볼 수 있을 것이다.


2025 베를린 디자인 위크 하이라이트

암트살롱
Amtsalon

샤를로텐부르크에 위치한 암트살롱은 올해 행사의 가장 핵심적인 장소였다. 디자이너와 레이블은 옛 궁정 복도에서 고급스러운 가구부터 콘셉트 제품까지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전시회, 강연을 넘어서 방문객이 직접 디자인을 경험하는데 중점을 두었고, 일반적인 디자인 핫스팟을 넘어선 관점도 엿볼 수 있었다는 평이다. 특히 전통 장인 정신과 현대 디자인이 어우러진 ‘과테말라 디자이너 콘 라스 마노스(Guatemala diseña con las manos)’ 전시가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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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mina

칼레 할레 Kalle Halle

옛 백화점 건물을 개조한 노이쾰른의 칼레 할레도 행사 기간 동안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곳에서는 사회적 책임, 문화적 변화, 디지털 매개에 대한 심도 깊은 질문을 던지는 전시, 강연, 설치 작품에 중점을 두었다. 산만함이 가득한 세상에서 집중의 중요성에 이야기한 체코 즐린의 토마스 바타 대학교의 ‘포커스’ 프로젝트가 방문객의 흥미를 돋구었다. 이 대학의 산업디자인과 학생들은 의식적인 지각을 촉진하기 위해 마음을 진정시키거나 활성화하는 제품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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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DesignWeek

베를린 예술대학교의 제품 디자인
Produktdesign an der UdK Berlin

베를린 예술대학교 학생들은 올해에도 제품 디자인 분야의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놀라운 기능성과 지속가능성 그리고 성찰과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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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a Ortmann lowres

힐데스하임의 디자인 학부
Fakultät Gestaltung

힐데스하임의 디자인은 지역적 맥락에서 글로벌 트렌드를 선보였다. 디자인 학부는 학제간 창의석과 사회적 책임을 결합한 작업들을 선보였다. 베스키노나 ‘행복을 찾아서’와 같은 프로젝트는 다양성을 반영하여 베를린 디자인 위크에 영감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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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ra Holzinger

우리 시대의 오브제 Objekte Unserer Tage

베를린의 디자인 스튜디오 ‘우리 시대의 오브제’가 탄생 10주년을 맞이하며 OUT에서 열리는 기념 파티를 열었다. 10년 동안 OUT은 베를린의 타협하지 않는 디자인과 독일에서의 생산을 대표해왔다. 이번 행사를 통해 여러가지 라벨의 작업 방식과 역사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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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DesignWeek

화이트 라벨 프로젝트
White Label Project (WLP)

베를린 미테 지구에 위치한 콘셉트 스토어 화이트 라벨 프로젝트는 베를린 디자인 위크 기간 동안 에티튜트를 갖춘 글로벌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전통적인 장인 정신과 페미니즘 디자인, 지속가능한 생산력이 특징인 ‘구니아 프로젝트’와 ‘나다 듀엘레’같은 레이블의 인테리어 오브제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멕시코 섬유부터 우크라이나 도자기까지, 원산지와 장신 정신에 중점을 둔 작품들이 이곳에서 탄생했다. 이 전시에서는 디자인을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회복력과 문화적 대화를 위한 내러티브 형식으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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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DesignWeek

오픈 스튜디오 @랄프 아펠바움 어소시에이트
Open Studio @ Ralph Appelbaum Associates Berlin

랄프 아펠바움 어소시에이츠 베를린 오픈 스튜디오(이하 RAA)는 오브제, 미디어, 라이트, 사운드가 어우러진 시노그래피를 통해 뮤지엄을 살아있는 내러티브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선사했다. 오픈 스튜디오 나이트에서는 국제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RAA의 프로젝트와 그 이면에 담긴 아이디어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자연과학, 문화사,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감동적인 연출로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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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Stauch

피롤 스튜디오
Pirol Studios

피롤 스튜디오는 베를린 쇠네베르크Schöneberg에 위치한 창의적인 공동 작업 공간으로, 디자이너, 예술가, 건축가, 사회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활동하는 스튜디오다. 이들은 2018년부터 Bülowstraße 56의 전 가구 창고 건물에서 1,900㎡ 규모의 공간을 운영하며, 공동 창작과 협업을 위한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베를린 디자인 위크의 ‘디자인의 밤’ 행사를 위해 전시 공간에 키친을 겸한 소셜 네트워크 센터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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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DesignWeek

콘줄라트 스튜디오
Konzulát Studios

6명의 디자이너가 공간, 재료, 이미지에 대한 각기 다른 접근 방식을 하나의 전시회에 모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베를린에 기반을 둔 스튜디오 콘줄라트의 디자이너들은 잔혹한 인테리어 디자인, 실험적인 제품 디자인, 개념적인 그래픽을 결합하여 현대 디자인에 대한 다층적인 시각을 만들어 냈다. 콘크리트와 조각적인 네온 오브제가 만나고, 감각적인 금속 형태와 세라믹 연구가 만난다. 다양한 비주얼 작업들은 규모, 허구, 인공지능을 면밀히 조사하고 오늘날 디자인이 어떻게 생각을 형태로 변환하는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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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DesignWeek

베를린 리:퍼니시드
Berlin Re:furnished

항상 새것일 필요는 없다. 베를린 리:퍼니시드에서는 뉴질랜드 디자이너 앙가라드 서머스Angharad Summers가 자신의 베를린 아파트를 위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재활용 소재로 만든 가구를 전시했다. 서머스는 테라스 목재나 공장 잔재물과 같은 ‘폐기물’ 재료로도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의 오브제는 새로운 자원에 의존하지 않고도 재료의 용도를 변경하면 어떻게 독특한 가구를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줬다. 대부분의 가구는 베를린 디자인 위크 이후에도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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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am Moghadam

USB-우베슈미트베를린
USB-UWESCHMIDTBERLIN

이것은 여전히 디자인일까, 아니면 이미 예술일까. 이 엄격한 구분에는 누가 관심을 가질까. 오픈 스튜디오를 진행한 우베슈미트의 작품은 표면 디자인, 오브제 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 사이를 오간다. 가구와 오브제는 예술, 건축, 촉각적 호기심을 결합한 기능적 조각품으로, 소위 수집 가능한 디자인의 특징을 분명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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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DesignWeek

테이블에 앉다!
A Seat at The Table!


‘테이블에 앉다!’ 전시는 말 그대로 민주주의를 공간적 질문으로 받아들였다. 디자인, 건축, 설계가 어떻게 참여를 가능하게 하거나 방해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중립적으로 보이는 형태 뒤에 숨어 있는 권력 관계에 의문을 제기했다.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의 지역 이니셔티브와의 대화를 통해 디지털 공간이든 실제 공간이든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은 드물다는 것을 보여줬다. 테이블은 공동 결정에 대한 은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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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Design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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