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라는 타이틀의 협업들 4

나이키부터 카시오까지, 한국 디자이너들과 글로벌 브랜드의 첫 만남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K-패션의 여파일까. 올해 상반기에는 한국 브랜드와 ‘첫’ 협업을 진행한 글로벌 브랜드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나이키부터 카시오까지 다양한 브랜드들이 한국과의 최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다.

‘최초’라는 타이틀의 협업들 4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K-패션의 여파일까. 올해 상반기에는 한국 브랜드와 ‘첫’ 협업을 진행한 글로벌 브랜드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나이키부터 카시오까지 다양한 브랜드들이 한국과의 최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어떤 한국 브랜드와 함께 제협업을 진행하며 새로운 제품을 발매했는지 함께 살펴보자.

NIKE x HYEIN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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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HYEIN SEO 인스타그램


나이키가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와 ‘최초’로 협업을 진행하며 신발을 출시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한국의 패션 브랜드 혜인서(HYEIN SEO). 혜인서는 2014년 앤트워프 왕립 예술학교 출신 디자이너 서혜인과 이진호가 함께 만든 패션 브랜드이다. 뉴욕 패션위크 VFILES 쇼에서 데뷔하며 사이버 펑크와 미래주의를 기반으로 한 독창적인 스타일로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을 받았다. 브랜드 초기에는 스트리트 쿠튀르(Street-couture)라고 불릴만큼 스트리트 웨어와 테일러링을 절묘하게 조합하며 입지를 다진 후, 혜인서만의 독보적인 감성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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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HYEIN SEO 인스타그램

이번 협업에서 혜인서는 ‘중첩(Layering)’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나이키의 러닝화 ‘아바 로버(AVA ROVER)’를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했다. 세쿼이아 블랙 컬러로 구현된 이 스니커즈는 도심의 야경을 닮은 절제된 무드와, 모래를 연상시키는 텍스처의 픽셀 디테일 머드가드를 갖추고 있다. 기능적인 면에서도 나이키의 기술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ReactX Foam’을 적용해 편안한 착화감을 준다. 힐탭과 인솔에는 혜인서의 로고가 새겨져 존재감을 드러낸다.

NIKE x HYEIN SEO CAMPAIGN VIDEO 동영상 출처 HYEIN SEO 인스타그램

이번 협업 캠페인에는 미국의 싱어송 라이터 ‘070 Shake’가 참여했다. 그녀는 서울의 밤거리를 배경으로 혜인서의 아바 로버와 혜인서만의 스트릿 무드를 가득 담은 착장을 입고 등장한다. 바이크를 타고 도시를 질주하는 모습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CASIO x Y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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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outhlab 홈페이지


카시오가 한국 브랜드 유스(youth)와의 ‘최초’ 협업을 통해 미니멀한 감성의 시계를 선보였다. 유스(youth)는 실용적이면서도 절제된 스타일이 특징인 미니멀 컨템포러리 패션을 지향하는 한국의 패션 브랜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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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outhlab 홈페이지

이번 협업에선 ‘With less’ 즉, ‘덜어내어 본질에 다가간다’는 유스의 철학을 반영해 불필요한 요소는 덜어내고 시계 본연의 기능과 형태에 집중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평소 카시오의 시계보다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바로 그 절제된 미니멀함이 이번 협업의 철학이자 꾸준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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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outhlab 홈페이지

밴드를 채워야 비로소 완성되는 구조를 위해 각 스트랩에는 하나의 선이 있다. 이 디테일은 두 개의 선이 하나로 이어지는 순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함이다. 이는 ‘완성’에 대한 유스의 시각을 담아냈다. 그리고 청춘을 시간의 흐름이 아닌 마음가짐으로 바라보며, 시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안한다. 때로는 덜어냄을 통해 오히려 더 많은 의미를 담아낼 수 있다는 철학을 이번 협업에서 느낄 수 있다.

SALOMON x STUDIO JEONG 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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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 PRO 3D JEONG LI’ 캠페인 사진. 사진 SALOMON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정리(JEONG LI)’와 살로몬이 만나 ‘XA PRO 3D JEONG LI’를 출시했다. ‘정리’ 스튜디오는 클래식한 의류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한다. ‘이노베이티브 시티웨어(Innovative-Citywear)’를 모토로 삼고 건축물과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이번 협업은 자연과 인간, 시간의 흐름이라는 주제를 현대적인 감성과 기능성으로 풀어낸 프로젝트로, 도시와 자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풍경 속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XA PRO 3D JEONG LI’는 절벽 단면을 연상시키는 음각 어퍼 디자인, 식물에서 영감을 받은 플로럴 디테일, 화석의 흔적을 형상화한 아웃솔 등 자연에서 많은 디테일을 가져와 스니커즈에 적용시켰다.

외형과 디자인 철학만 챙긴건 아니다. 살로몬의 기술력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발을 안정적으로 감싸주고 뛰어난 접지력 및 지지력을 느낄 수 있다. 일상 생활은 물론 액티브 환경에서도 탁월한 착화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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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몬 x 스튜디오 정리 협업 기념 팝업 스토어 전경. 사진 출처 살로몬 인스타그램

협업 스토리가 뚜렷하게 잡혀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제품 출시를 기념한 팝업 스토어에서도 디자인에 대해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한쪽 벽면은 자연물로 채워졌고, 단층 구조의 쌓여 있는 돌 안에서 신발을 ‘직접 발굴’해보는 특별한 경험이 마련되어, 제품에 담긴 이야기를 관람객이 직접 보고, 만지고, 체험하며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


PAUL SMITH x RAW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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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RAWROW 홈페이지


영국의 패션 브랜드 폴 스미스(Paul Smith)가 한국 여행용품 브랜드 로우로우(RAWROW)와 협업해 한정판 캐리어를 선보였다. 폴 스미스 역시 한국 브랜드와 함께 제품을 발매하는 것은 처음이다. 로우로우(RAWROW)는 ‘모든 이동을 더 가볍고 단순하게’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실용성과 디자인 모두 놓치지 않고 제품을 전개해나가고 있는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이다.

이번 협업에서는 ‘트립 위드 폴 스미스(Trip With Paul Smith)’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서울에서 발견한 특별한 색들을 폴 스미스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로우로우의 대표 제품 ‘알 트렁크 알루미늄(Al Trunk Aluminum)’에 녹여냈다. 외관은 항공기 제작에 사용되는 고강도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되어 높은 내구성을 자랑하며, 자체 무게 측정 손잡이, 소음 방지 바퀴, TSA 잠금장치 등 다양한 실용적인 기능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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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RAWROW 홈페이지

디자인 측면에서는 캐리어의 모서리와 손잡이에 서울의 색을 닮은 레드, 그린, 네이비 포인트 컬러를 적용했다. 내부에는 폴 스미스의 시그니처인 멀티 스트라이프 패턴을 더해 협업속에서도 존재감을 강조했다.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여행 아이템으로 일상과 여행을 연결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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