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네옴시티’가 선보일 친환경 리조트, 트레이암

아카바 만을 따라 선보일 자연 친화적 공간들

사우디아라비아의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 지난 10월부터 네옴시티를 구성할 공간들이 차례로 공개되고 있다.

사우디 ‘네옴시티’가 선보일 친환경 리조트, 트레이암

사우디아라비아가 진행 중인 세계 최대의 스마트 도시 ‘네옴(NEOM)’을 구성하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바로 최고급 리조트 트레이암(TREYAM)이다. 트레이암은 사막과 바다가 맞닿은 아카바 만 남쪽 끝에 자리할 예정으로 푸른색의 석호를 마주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네옴 프로젝트를 이끄는 네옴 컴퍼니는 지난 2021년 네옴 프로젝트를 대표하는 프로젝트로 친환경 도시 ‘더 라인(The Line)’, 글로벌 산업 지구 ‘옥사곤(Oxagon)’, 최고(最高) 산맥에 지어질 휴양·관광 도시 ‘트로제나(Trojena)’, 그리고 올해 개장을 앞둔 럭셔리 아일랜드 ‘신달라(Sindalah)’를 발표한 바 있다. 국제적인 이슈가 된 메가 프로젝트인 만큼 사우디발 소식에 귀추가 주목되었으나 이후 한동안 별다른 이야기가 들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0월부터 네옴 컴퍼니는 네옴 프로젝트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네옴 시티를 구성할 새로운 프로젝트를 연달아 소개 중이다. 흥미로운 건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아카바 만을 따라서 포진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명확한 의도는 아직 공개된 바는 없지만, 기존 10개로 알려졌던 네옴 프로젝트의 수는 리조트 트레이암 발표로 총 14개로 늘었다.


네옴(NEOM) 산하 프로젝트의 공통점은?

최고급 리조트 트레이암 소개에 앞서 네옴 프로젝트는 아카바 만 전역을 무대로 레이자(Leyja), 에피콘(Epicon), 시라나(Siranna), 우타모(Utamo), 놀라나(Norlana), 아쿠엘룸(Aquellum), 자르둔(Zardun), 자이노르(Xaynor), 엘라난(Elanan), 기도리(Gidori) 등 여러 관광 이니셔티브를 차례대로 공개했다. 트레이암은 이 중에서 가장 최근에 공개된 프로젝트이다. 앞으로 또 어떤 프로젝트가 소개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네옴시티라는 이름 아래 진행되는 (현재까지) 14개의 프로젝트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는 ‘친환경’이다. 트레이암에서는 아름다운 라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는 것도 바로 사우디 비전 2030 아래 진행 중인 네옴 프로젝트가 ‘보존’과 ‘혁신’을 주요 가치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어드벤처, 오아시스, 웰니스라는 이름으로 불릴 세 개의 레이자 호텔

트레이암 공개에 앞서 소개된 ‘레이자(Leyja)’ 프로젝트는 자연에 대한 네옴 프로젝트의 관점을 잘 보여준다. 아카바 만에서 내륙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400미터 높이의 협곡을 따라 세워질 세 개의 레이자 호텔은 95%의 자연을 보존하는 원칙 아래 진행됐다. 각각의 위치와 건축 특징에 따라 어드벤처(adventure), 오아시스(oasis), 웰니스(wellness) 라고 불리는데 세 개의 호텔은 자연 보존과 동시에 이를 위한 혁신적인 건축 디자인으로도 눈길을 끈다. 특히 협곡 지형의 곡선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해체주의 건축 디자인과 계곡 벽을 비춤으로써 자연으로부터 벗어나지 않는 느낌을 주는 반사 파사드가 대표적이다.

두 개의 타워로 구성된 에피콘의 예상 모습

한편 사막 해안에 자리할 ‘에피콘(Epicon)’은 각각 225m와 275m 높이를 지닌 두 개의 타워로 구성된 럭셔리 호텔 겸 레지던스이다. 높은 건물 높이를 통해 최소한의 사막 면적을 사용했고, 해변을 활용한 45채의 해변 빌라도 구성했다. 기존의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오히려 입지 조건을 공간 기획과 건축 설계에 적용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미래형 공연장으로 불리는 ‘우타모(Utamo)’도 기존의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공간을 구축했다. 덕분에 산 중턱에 공연장이 자리 잡게 되었는데 해안가에서 공연장이 있는 그랜드 홀 입구까지 이르는 길목에 50종 이상의 관목, 허브, 꽃을 심어 산책로를 구성했다. 아울러 공연장 내·외관 디자인은 해안가 절벽의 주상절리를 연상시키는데 이는 해안가에 자리한 육각기둥 디자인의 호텔 시라나(Siranna)와도 비슷한 모습이다. 한편 우타모는 2천6백 석 규모의 공연장에서는 실황 공연뿐만 아니라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공연 등 현실과 디지털이 결합된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외에도 산속 웰니스 휴양지인 엘라난(Elanan), 레지덴셜 골프 커뮤니티 기도리(Gidori), 회원 전용 비치 클럽 자이노르(Xaynor), 해발 400m 산 속에 정육면체 건물이 자리한 아쿠엘룸(Aquellum) 등 네옴시티의 프로젝트들은 95% 자연을 보존하고, 100%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탄소 배출 제로를 실천할 계획이다.


세계 최장 인피니티 풀을 지닌 친환경 리조트

사우디 드림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공개한 최신 프로젝트 트레이암도 흥미롭다. 럭셔리 리조트로 250개의 넉넉한 객실을 지녔고, 무엇보다 450m 길이의 루프탑 인피니티 풀을 갖춰 세계에서 가장 긴 인피니티 풀을 지닌 리조트로 불릴 전망이다. 더불어 바다 위로 36미터 높이에 떠 있는 구조로도 눈길을 끈다. 이는 자연으로의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한 결과물이다. U자를 그리는 만의 북쪽과 남쪽 양 끝 지점을 잇는 다리 모양의 건축물로 해안선이 지닌 본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다. 아울러 아래로는 산호초, 물고기 등 라군의 생동감 넘치는 풍경을, 위로는 하늘을 볼 수 있는 파노라마 뷰도 누릴 수 있다.

450m 길이의 인피니티 풀은 세계에서 최장 길이의 풀이 될 전망이다.

리조트 트레이암의 설계를 맡은 미국 건축가 마크 포스터 게이지(Mark Foster Gage)는 “단순한 럭셔리 호텔 건물을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관점의 변화, 시각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특히 건축이 어떻게 자연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다.”라며 시각적으로 보이는 건축 디자인 그 이면에 녹여낸 건축가의 생각을 트레이암 소개 영상 속에서 언급했다. 이어서 “오랜 시간 천혜의 자연을 유지해 온 아카바 만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보존하는 것이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따라서 호텔을 땅에 세우는 것이 아니라 공중에 올리기로 했다. 모든 객실의 바닥과 천장은 유리를 활용해 부분적으로 투명하게 처리했고, 이를 통해 바다와 천체가 지닌 무한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라고 언급하며 트레이암의 독특한 건축 디자인 배경에 대해서 설명했다.

한편 새로운 밴티지 포인트를 제공하는 트레이암의 또 다른 키워드는 ‘모험’과 ‘도전’이다. 자연환경을 단순히 감상하는 걸 넘어서 그 안에서 직접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액티비티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라고. 세일링, 다이빙 등 수상 스포츠는 물론이고 육상 액티비티까지 즐길 수 있다. 더불어 헬스와 피트니스를 위한 시설, 고급 스파 트리트먼트, 기술로 만족감을 높여 줄 웰니스 서비스와 엄선된 파인 다이닝 등 ‘사우디 드림’이라고도 불리는 ‘네옴시티’의 한 조각이 과연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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