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한 공간에 대담한 개성과 위트를 더한 폴란드 아파트
모던과 클래식 사이, 감각적인 색채로 완성한 주거 공간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감성을 품은 바르샤바 프라가 지구의 이 아파트는 폴란드 카토비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미스토비아(Mistovia)가 ‘더 많을수록 더 좋다(More is more)’는 철학을 바탕으로 감각적이고 과감하게 리노베이션 한 주거 공간이다. 의뢰인은 전 세계를 누비는 60대 변호사로, 공간에는 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풍부하게 스며들어 있다.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감성을 품은 바르샤바 프라가 지구의 이 아파트는 폴란드 카토비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미스토비아(Mistovia)가 ‘더 많을수록 더 좋다(More is more)’는 철학을 바탕으로 감각적이고 과감하게 리노베이션 한 주거 공간이다. 의뢰인은 전 세계를 누비는 60대 변호사로, 공간에는 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풍부하게 스며들어 있다. 과거 다소 답답하게 나뉘어 있던 실내 구조는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되었고, 실용성과 시각적 조화를 모두 고려한 설계 아래 강렬한 색채와 재료, 미드 센추리 가구와 예술적 오브제가 유기적으로 배치되었다.

미스토비아(Mistovia)는 건축적 미니멀리즘 위에 예술적 해석과 풍부한 텍스처를 더하는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는 스튜디오다. 과거의 미학과 현대적 감각을 조화시키는 방식은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들은 콘크리트와 금속 등 투박한 마감재를 드러내면서도, 부드러운 곡선과 유쾌한 디테일을 더해 사용자 중심의 감각적인 공간을 완성했다. 공간 전체는 통일감 있는 디자인과 부드러운 동선으로 구성되어, 머무는 사람에게 안정감과 시각적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가구와 소재는 스튜디오 특유의 감각으로 절제된 조화를 이루며, 텍스처의 조합과 미묘한 색감 차이로 완성도를 높였다. 조명과 전기 스위치까지 벽면과 소재에 맞춰 선택되었으며, 공간 전반에 걸친 세심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공간의 가장 큰 변화는 폐쇄적인 구조를 열린 동선으로 재편한 것이다. 기존의 좁고 단절된 방들은 거실, 주방, 다이닝을 아우르는 하나의 큰 공간으로 통합되었고, 철거할 수 없었던 기둥은 인테리어의 중심 요소로 재해석되었다. 콘크리트를 그대로 드러낸 기둥에 세라믹 유리블록이 더해져 독서 공간과 메인 공간을 시각적으로 분리하는 벽으로 확장되었고, 벽에 걸린 폴란드 추상화가 즈비그니에프 올시나(Zbigniew Olszyna)의 컬러풀한 작품은 공간 전반에 생동감 있는 리듬을 불어넣는다. 노출 콘크리트 천장과 마이크로 시멘트 바닥은 공간의 인더스트리얼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핵심 요소다. 그 위에 더해진 다양한 재료는 강약의 리듬을 조절하며 공간의 완성도를 높인다. 곡선 형태의 아치형 문과 부드럽게 마감된 벽 코너는 거칠게 노출된 천장과 대비를 이루며 시각적 긴장감을 조성한다.


주방은 공간에서 가장 실험적인 요소가 집약된 영역이다. 피아노 형태로 디자인된 아일랜드 키친은 곡선과 직선이 교차하며 거실과 주방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중심축이 된다. 유려한 스테인리스 스틸 상판 위에는 자연석 퀄츠를 덧대 조형미와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했고, 크롬 철제 바 스툴이 아일랜드 키친과 어우러져 실용성과 감각적인 분위기를 함께 연출한다. 도트 패턴이 가미된 질감 있는 포레스트 그린 컬러의 무티나(Mutina) 타일과 버얼 무늬가 돋보이는 다크 베니어 수납장은 광택감 있는 금속 요소와 조화를 이루며, 주방에 개성을 더한다. 머스터드 컬러 벨벳 소파와 동그란 우드 테이블이 거실에 따뜻함을 더하고, 각기 다른 디자인의 체어들이 배치되어 미스토비아 특유의 에클레틱한 감성이 드러난다. 1960년대의 버너 팬톤 체어, 독일의 빈티지 미카도 체어 등 시대와 국경을 넘나드는 디자인 체어들이 공간 곳곳에 배치되어 독창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NG Design, Six Dots Design 등 폴란드 로컬 브랜드의 가구와 오브제도 더해져 감각적인 디테일을 한층 강화한다.


욕실에는 입체적인 질감이 특징인 민트 컬러 세면대, 머스터드 컬러 모자이크 타일, 레드 컬러 아치 프레임, 블러시 핑크 컬러가 더해져 유쾌하면서도 포스트모던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메인 욕실은 테라코타 컬러의 로쏘 프란시아(Rosso Francia) 대리석과 스카이 블루 오닉스 타일, 바르델리(Bardelli)의 핑크 모자이크 타일이 어우러져 극적인 시각 효과를 준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시각적 자극을 넘어, 거주자의 성향과 삶의 맥락을 반영한 설계 사례다. 스튜디오는 구조적 제약을 창의적으로 풀어내고, 감각적 재료와 색채를 적절히 조합해 공용 공간과 개인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개방형 구조를 완성했다. 과감한 미학이 돋보이면서도 생활 동선이나 사용의 편의성을 해치지 않는 균형 잡힌 설계는 복합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내는 현대 주거 공간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한편, 폴란드 크라쿠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레스니스(Lessness)는 1930년대에 지어진 주택을 리노베이션하여, 기존 건축의 클래식한 미감을 유지하면서 감각적인 재료와 다채로운 색감을 조화롭게 결합해 세련되고 유쾌한 주거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레스니스(Lessness)는 견고한 구조미와 유연한 사용성을 동시에 지향한다. 본 프로젝트의 수석 디자이너 도미니카 스트샤우카-로갈(Dominika Strzałka-Rogal)은 ‘완벽한 공간보다는 자연스럽고 유일한 공간’을 추구하며, 시간의 흐름과 삶의 방식에 따라 공간이 유연하게 변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공간은 기존의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되, 동선과 시선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정교하게 조율되었다. 특히 거실과 아이들 방을 연결하는 계단은 철제 프레임에 우드 디테일을 더한 가벼운 구조로 설계되어 층간 연결을 부드럽게 이어주며, 공간의 개방감을 높인다. 원형 그대로 세심하게 복원된 기하학적 무늬의 나무 마루와 덴마크산 빈티지 펜던트 조명이 어우러진 거실에는 조르지오와 마우리치오 카텔란(Giorgio and Maurizio Cattelan)의 대리석·크리스탈 테이블, 의뢰인 가족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가구들까지 더해져 다양한 시대와 스타일이 공존하는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벽면의 블루톤 몰딩과 로즈 컬러 커튼이 조화를 이루며, 고전적인 무드에 생동감을 더한다.


복도에는 네이비블루 타일 바닥이 시공되어 거실의 나무 마루와 연결되며, 전체 색감 속에 시각적인 포인트를 형성한다. 주방 바닥에는 네이비와 화이트의 체커보드 타일을 적용해 클래식한 분위기 속에 경쾌한 리듬을 부여한다. 복도와 주방 사이에는 아치형 통로가 설치되어 시선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공간에 부드러운 흐름을 만든다. 손잡이, 문틀, 아치형 입구 등 세부 요소에는 브라스 재질이 사용되어 은은한 광택과 함께 고급스러운 감각을 더했다.


침실 한쪽에는 버건디 컬러의 대형 옷장이 자리해 강렬한 색감으로 시선을 끌며, 단정한 구조 속에 인상적인 포인트를 형성한다. 서재에는 독특한 전통 문양의 벽지를 사용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벽면에 설치한 실내 창을 통해 거실과 시각적으로 연결되도록 하여 자연광의 흐름도 극대화했다. 이를 통해 서재는 독립적이면서도 시각적으로 열려 있는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유쾌한 일러스트 벽지를 활용한 파우더룸은 공간에 위트를 더하고, 조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강한 시각적 임팩트를 남긴다. 스튜디오는 이처럼 각 방마다 색감과 질감을 달리하여 공간마다 뚜렷한 개성을 부여하면서도 전체적인 통일감을 유지했다.
레스니스(Lessness)는 이번 리노베이션에서 유행을 따르기보다, 거주자의 개성과 삶의 방식을 중심에 두고 이를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기존 구조는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색채와 텍스처를 활용해 공간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조율했으며, 고전과 현대, 실용성과 미적 감각 사이의 균형도 조화롭게 이뤄냈다.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생동감 있는 구성은 오래된 주거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실제적인 영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