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가구 브랜드 아르텍이 서울을 주목하는 이유

아르텍 90주년 기념 팝업 전시 in 서울

핀란드 가구 브랜드 아르텍(Artek)이 창립 90주년을 맞아 한국 첫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10월 11일부터 26일까지 자하문로의 막집과 스튜디오 오유경에서 열리는 이번 팝업은 루밍(Rooming)과 협업으로 마련되었으며, 아르텍의 클래식 가구와 무민·마리메꼬 협업 컬렉션, ‘스툴 60’ 워크숍 등으로 핀란드 디자인의 철학과 미학을 체험할 수 있다.

핀란드 가구 브랜드 아르텍이 서울을 주목하는 이유

핀란드 가구 브랜드 아르텍(Artek)의 한국 첫 팝업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이번 팝업은 브랜드 창립 90주년을 기념해 루밍(Rooming)과 함께 마련된 자리로, 지난 2025년 10월 11일부터 오는 10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일대의 막집과 스튜디오 오유경 두 공간에서 진행된다. 현장에서는 아르텍의 클래식 가구와 조명은 물론, 핀란드의 아이코닉 브랜드 무민(Moomin)과 마리메꼬(Marimekko)와의 스페셜 컬래버레이션 컬렉션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브랜드의 철학과 디자인 유산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이번 팝업은 10월 15일 진행된 ‘스툴 60(Stool 60)’ 워크숍과 다양한 현장 이벤트를 통해 핀란드 디자인의 정수를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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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서울에서 열린 아르텍 팝업 전시 전경 사진 @be.spatial)

서울에서 펼쳐지는 최초의 아르텍 팝업

1935년, 건축가 알바 알토(Alvar Aalto)와 디자이너 아이노 알토(Aino Aalto)에 의해 설립된 아르텍(Artek)은 ‘예술(Art)’과 ‘기술(Technology)’의 결합을 의미하는 이름처럼, 인간 중심의 모더니즘을 구현해온 핀란드의 대표 디자인 브랜드다. 알토의 철학은 건축과 가구, 조명, 인테리어를 유기적으로 통합한 디자인으로 이어졌고, 이는 오늘날까지 아르텍의 정체성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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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텍 헬싱키 플래그십 스토어 모습 ©Art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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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텍 도쿄 스토어 모습 ©Artek

이 철학은 헬싱키를 넘어 세계로 확장됐다. 헬싱키 플래그십 스토어를 시작으로 2019년 도쿄 오모테산도에 두 번째 매장을 연 아르텍이 세 번째 도시로 서울을 선택했다. 이번 팝업은 단순한 브랜드 홍보가 아니라, 도시와 디자인, 그리고 일상이 교차하는 실험의 장을 기획 배경으로 뒀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아르텍이 헬싱키와 도쿄에 이어 서울을 세계 디자인 문화의 중요한 축으로 바라본다는 점도 흥미롭다. 서울의 라이프스타일과 핀란드 디자인 철학이 만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서울 팝업은 두 공간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막집에서는 최초로 공개하는 아르텍의 아카이브에서 엄선한 ‘Gems from the Archive’ 컬렉션과 핀란드 현대미술 작가 잉카 벨(Inka Bell)이 90주년을 기념해 디자인한 포스터, 그리고 핀란드의 아이코닉 캐릭터 무민(Moomin)과 협업한 컬렉션이 전시된다. 반면 스튜디오 오유경에서는 아르텍과 마리메꼬(Marimekko)가 협업해 선보인 특별한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 서로 다른 공간을 통해 아르텍이 지닌 ‘예술과 기술의 결합’이라는 철학이 다층적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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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경 스튜디오 건물에서는 아르텍과 마리메꼬의 협업 제품을 소개하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사진 @be.spat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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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팝업 전시에서는 핀란드를 대표하는 캐릭터인 무민과 협업한 가구도 만날 수 있다. 사진 @be.spatial

한편 이번 팝업에서 놓쳐서는 안 될 하이라이트는 바로 루밍과 함께하는 ‘스툴 60 워크숍(Stool 60 WORKSHOP)’이다. 아르텍의 상징적 아이템인 스툴 60을 중심으로, 방문객은 직접 다리와 시트를 조합해 자신만의 색으로 완성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2023년 도쿄 오모테산도 매장에서 단 한차례만 열렸던 이 워크숍은 방문객이 직접 다리와 시트를 조합해 자신만의 색으로 스툴 60을 완성할 수 있다. 단순한 제품 체험을 넘어 ‘나만의 아르텍’을 만들어보는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아르텍의 지속 가능한 디자인 철학을 보여주는 ‘세컨드 사이클(2nd Cycle)’ 프로그램도 함께 만날 수 있다. 2007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오래된 아르텍 가구를 수거·복원해 새 주인을 찾는 순환형 모델로, 이들 제품에 깃든 시간의 흔적을 ‘파티나(patina)’라 부른다. 서울 팝업 현장에서는 빈티지 가구 컬렉션이 함께 전시되어, 세월이 만들어낸 재료의 깊이와 디자인의 생명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아르텍이 서울을 주목하는 이유

헬싱키와 도쿄에 이어 아르텍이 세 번째로 선택한 도시는 서울이다. 그렇다면 핀란드의 디자인 브랜드가 아시아의 새로운 거점으로 서울을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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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텍 서울 팝업 전시 전경 사진 @be.spatial

서울의 소비자들은 디자인을 ‘소유’의 개념보다 ‘경험’의 영역으로 받아들인다. 브랜드가 제품을 넘어 공감의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는 도시, 그것이 아르텍이 서울에 주목한 이유다. 이번 팝업은 바로 이러한 문화적 에너지를 담아, 핀란드의 디자인 철학을 서울이라는 도시에 맞게 재해석한 자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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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밍과 협업해 진행 중인 아르텍의 팝업 전시

특히 아르텍은 핀란드와 한국이 서로 다른 문화권에 있지만, 놀라울 만큼 닮은 점이 많다는 점에 주목한다. 핀란드의 국토는 3분의 2가 숲으로 덮여 있고, 한국 역시 산과 자연이 일상에 깊숙이 스며 있다. 두 나라는 자연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단순함 속에서 본질을 찾는 태도를 공유한다.

또한 장인 정신을 중시하고 오래 쓸수록 가치가 깊어지는 물건을 선호하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지닌다. 핀란드 디자인이 절제된 여백과 조화를 통해 삶의 균형을 제안한다면, 한국의 디자인은 기술과 창의력을 통해 그 여백을 새롭게 채운다.

아르텍은 이번 서울 팝업 전시를 통해 한국과 핀란드 사이에서 발견한 공통의 감성과 디자인 철학을 풀어내고 있다. 헬싱키와 도쿄가 아닌 곳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아르텍의 팝업 전시라는 점뿐만 아니라, 한국과 핀란드 디자인이 공유하는 가치가 궁금하다면 이번 전시를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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