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드는 일상의 혁신을 만나다, WIS 2024
인공지능이 낳을 새로운 시대상은?
국내 최대 ICT 전시회 'WIS 2024'가 열렸다. 앞서 올해 초에 열린 CES 2024, MWC 2024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을 화두로 던졌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AI가 만들 새로운 일상을 어떻게 그렸는지 확인해 보자.
국내 최대 규모 ICT 전시회 ‘월드 IT쇼 2024′(이하 WIS 2024)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코엑스 A 홀과 C홀에서 열렸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WIS 2024는 과거 1981년부터 개최된 KIECO, SEK, EPO-COMN 등 다수의 IT 전시회를 ‘월드 IT쇼’라는 이름으로 통합해 2008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진행 중이다.
식을 줄 모르는 인공지능 열풍
이번 전시에는 10개국, 446개의 국내외 기업과 기관이 1188개의 부스를 꾸려 참가했다. 글로벌 3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주재넷, 리틀캣, 그래핀스퀘어, 앙트러리얼리티, 스키아 등 국내 유망 스타트업부터 LG전자, 삼성전자, SK 텔레콤, KT, 기아, 카카오 등 대기업까지 참여해 눈길을 끈다. 특히 이들은 올해 키워드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에 기반한 기술이 현재 그리고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WIS 2024의 슬로건은 ‘AI가 만드는 일상의 혁신’이다. 앞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각각 열린 CES 2024와 MWC 2024에서도 화두는 단연 생성형 AI와 AI 반도체였다. 더욱이 이들 글로벌 행사 기간 내 소비자의 관심을 주도한 기업 상당수가 국내 기업들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WIS 2024는 CES, MWC의 축소판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인공지능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를 넘어서 이제는 시대의 흐름이 되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가전, 통신, 모빌리티, 헬스케어, 교육 및 보육, 보안 등 다양한 일상 영역에서 맞이할 새로운 변화를 미리 체감할 수 있다. A홀에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전시 공간을 꾸렸다. 반면 C홀에서는 대기업들이 제품을 직접 경험하고 브랜드 메시지를 체험할 수 있도록 콘셉트 부스를 내세웠다. 특히 C홀에 자리한 LG전자, 삼성전자, SKT 텔레콤 3사의 부스는 규모와 콘셉트 측면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중에서도 SKT 텔레콤은 창사 40주년을 맞이해 약 260평이라는 대규모 전시관을 꾸렸는데 세대를 관통해 온 이동통신 기술의 발전상을 엿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예컨대 전시관 입구에 마련한 역사관에서는 1984년 출시한 국내 최초의 무선전화 서비스 카폰 등 과거의 통신 장비들을 살펴볼 수 있고, AI 서비스 시연 공간에서는 AI 개인비서 ‘에이닷’과 수의사의 진단을 돕는 반려동물 AI 진단 보조 서비스 ‘엑스칼리버(X Caliber)’를 만날 수 있다.
인공 지능에서 공감 지능으로
이번 행사에서 인파가 가장 많이 모인 곳 중에서는 LG전자 전시관이 흥미롭다. 브랜드의 전장 기술 집약체로 불리는’LG 알파블’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알파블은 LG전자가 제안하는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앞서 CES 2024에서 최초로 공개한 바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번 WIS 2024를 통해 대중에게 처음으로 선보였다. 그간 가전기기 제품에 주력해 온 LG전자가 미래 모빌리티를 소개하고 제안한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자아낸다.
알파(α)와 가능하다는 뜻의 ‘able’의 합성어로 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알파블은 ‘차 안에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즉,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새로운 공간 경험이 펼쳐지는 것이다. 브랜드는 변형(Transformable), 탐험(Explorable), 휴식(Relaxable)이라는 세 가지 경험을 중심으로 알파블을 소개한다. 차내 탑재된 소형 모듈 가전을 통해 레스토랑과 카페처럼 공간을 변형 시킬 수 있고, 디스플레이를 통해 지루한 주행 경험에서 벗어나 게이밍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 또한, 사용자의 건강 상태와 선호도에 따라 온도, 습도, 조도, 향 등 공간 내 주변 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맞춰주는 것도 가능하다.
LG전자는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한 브랜드 제품군을 두고 ‘공감 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을 구현한다고 표현한다. 고객과 공감하고, 고객을 배려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이번 WIS 2024에서는 알파블을 선두로 최신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LG 그램 프로, AI 딥러닝 성능을 기반으로 한 올레드 TV, 온 디바이스 AI가 적용된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등을 차례로 경험하며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공감 지능’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
인공지능을 통해 누리는 새로운 일
오늘날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은 대부분 도심에 맞춰져 있다. LG전자 맞은편에 자리한 삼성전자는 인공지능을 통해 일상에서 누리는 새로운 생활상을 이야기한다. 집, 일터, 학교, 도서관, 운동 시설 등 도심 속 공간과 상황별로 인공지능을 경험할 수 있어 어렴풋이 그리던 미래상을 보다 더 구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공간의 전체 콘셉트는 도심 광장이다. 특히 전시장 입구에 마련된 여러 대의 통화 부스는 실제 도심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통화 부스에서는 AI 기반의 실시간 통역 기능을 갖춘 갤럭시 S24를 들고 외국인 직원과 언어의 장벽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가 소개하는 주요 AI 기반 기능인 서클 투 서치, 생성형 편집도 함께 체험이 가능하다.
아울러 고령화 시대와 사회로의 전환과 2030세대의 건강에 대한 높아진 관심에 힘입어 AI 기반의 헬스케어 제품을 소개하는 전시관에도 발길이 붐볐다. 이번 WIS 2024에 참가한 대기업 중에는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 헬스케어가 소개하는 혈당 관리 시스템이, 중소기업 중에서는 손과 손톱 촬영으로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한 링커버스가 대표적이다. 특히 링커버스는 CES 2023 혁신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이듬해 CES 2024에서도 스타트업을 위한 유레카관에 참여한 바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기술로 인정받은 곳이다. 이처럼 WIS 2024에는 인공지능 기술로 일상 속 풍경을 뒤바꿀 크고 작은 기업들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이들을 선두로 한 인공지능 열풍이 낳을 새로운 시대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