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유 궁전에서 영감을 받은 몽블랑의 만년필

하이 아티스트리 샤토 드 베르사유(High Artistry Château de Versailles)

올해 몽블랑은 ‘하이 아티스트리 샤토 드 베르사유(High Artistry Château de Versailles)’ 컬렉션을 선보이며, 프랑스의 역사와 미학을 상징하는 베르사유 궁전에 경의를 표했다. 이번 컬렉션은 몽블랑이 베르사유 궁전과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진행한 협업으로, 궁전이 지닌 풍부한 역사적 의미와 바로크 건축 양식과 예술 장식 요소를 디자인의 핵심 언어로 삼았다.

베르사유 궁전에서 영감을 받은 몽블랑의 만년필

긴 역사를 지나 지금까지도 ‘글쓰기’라는 행위에서 가장 상징적인 도구인 만년필. 디지털화된 시대 속에서도, 만년필은 필기에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손에 느껴지는 종이의 감촉부터 종이에 닙이 스치며 나는 소리, 그리고 기울기에 따라 달라지는 선의 굵기까지 다른 필기구와 디지털 기기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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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의 화이트 스타 엠블럼 사진 제공 몽블랑(Mont Blanc)

1906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시작된 브랜드인 몽블랑은 필기 문화와 장인 정신을 중심에 두고 성장하며, 만년필이라는 도구를 예술의 경지까지 끌어올렸다. 화이트 스타 엠블럼이 새겨진 만년필은 메종의 철학과 기술력을 대표하는 아이코닉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몽블랑이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하이 아티스트리(High Artistry) 라인은 장인 정신이 가장 집약된 최상위 컬렉션이다. 이 컬렉션은 예술가, 역사적 인물, 건축, 문화유산 등 인류가 남긴 상징적 요소들에서 영감을 얻어, 그 미감과 서사를 만년필이라는 오브제 안에 재해석해 담아낸다. 모든 에디션은 전 세계 소량 한정으로 제작되며 함부르크의 아티잔 아틀리에에서 세공, 조각, 래커링, 보석 세팅 등 전통적인 수공예 기법을 기반으로 수작업으로 완성된다.

올해 몽블랑은 ‘하이 아티스트리 샤토 드 베르사유(High Artistry Château de Versailles)’ 컬렉션을 선보이며, 프랑스의 역사와 미학을 상징하는 베르사유 궁전에 경의를 표했다. 이번 컬렉션은 몽블랑이 베르사유 궁전과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진행한 협업으로, 궁전이 지닌 풍부한 역사적 의미와 바로크 건축 양식, 예술 장식 요소를 디자인의 핵심 언어로 삼았다. 이 시리즈는 총 5가지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구성된다. 이번 베르사유 컬렉션은 하이 아티스트리의 새로운 시리즈인 ‘그랑되르(Grandeur) 컬렉션’의 출발점이다. 그랑되르 컬렉션은 앞으로 인류가 남긴 기념비적 건축과 예술 유산을 기리며 새로운 컬렉션들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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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아티스트리 샤토 드 베르사유(High Artistry Château de Versailles) 리미티드 에디션 479 사진 제공 몽블랑(Mont Blanc)

이번 10월 서울에서 진행된 몽블랑 하이 아티스트리 이벤트에서는 리미티드 에디션 중 479, 195 두가지의 제품이 공개되었다. 영롱한 흰색 빛을 띠고 있는 479 에디션은 루이 14세의 개인 대저택에 있는 호화로운 킹스 코너 룸에서 영감을 받았다. 반투명 화이트 래커(유광 코팅 마감) 아래로 드러나는 로카이유 패턴과 솔리드 Au 750 옐로 골드 디테일은 왕실 속 사적 공간의 정제된 우아함을 담고 있다. 닙에는 루이 14세의 암호 체계에서 유래한 ‘VV’ 문장이 새겨져 있으며, 한정 수량 479 역시 그 암호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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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아티스트리 샤토 드 베르사유(High Artistry Château de Versailles) 리미티드 에디션 195 사진 제공 몽블랑(Mont Blanc)

우아한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는 195 에디션은 베르사유 궁전의 오랑주리를 모티프로 제작되었다. 대칭적인 정원의 질서미는 골드 스켈레톤 오버레이와 그 아래에서 은은히 빛나는 그린 어벤츄린 스톤으로 표현되었다. 중앙의 레드 가넷 카보숑과 섬세하게 조각된 꽃무늬는 정원을 따라 가지런히 놓인 화분을 연상시킨다. 이 에디션은 195개 한정 수량으로 제작이 되었는데, 195는 왕의 대암호에서 ‘명예(honour)’를 나타내는 숫자다. 명예는 특권, 사회적 지위, 왕의 총애와 연관된 궁정의 기본 원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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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오브 아트(Master of Art) 컬렉션 전시 전경 사진 제공 몽블랑(Mont Bl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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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귀스트 르누아르에게 경의를 표하는 올해 마스터 오브 아트(Master of Art) 컬렉션 ‘오마주 투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사진 제공 몽블랑(Mont Blanc)

이벤트에서는 두 가지 제품뿐만 하이 아티스트리의 다양한 컬렉션 라인들도 볼 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컬렉션인 마스터 오브 아트(Master of Art) 컬렉션은 에디션은 작년 ‘빈센트 반 고흐’ 에디션에 이어 올해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디션으로 출시되었다. 세 제품 모두 그의 작품 ‘모자를 쓴 여인’, ‘뱃놀이 일행의 오찬’, ‘목욕하는 여인’에서 영감받은 제품으로 르누아르 작품 속 요소를 고스란히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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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에디션 (Writers Edition) 전시 전경 사진 제공 몽블랑(Mont Bl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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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볼프강 폰 괴테를 기리는 작가 에디션 (Writers Edition) ‘오마주 투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사진 제공 몽블랑(Mont Blanc)

문학사에서 잊히지 않을 흔적을 남긴 작가들에게 헌정하는 작가 에디션 (Writers Edition)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라고도 불리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를 기리는 에디션으로 선보였다. 리미티드 에디션 88은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과 수집가적 태도를, 에디션 8은 그의 색채론과 과학적 사유를 오브제 안에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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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캐릭터 (Great Characters) 라인 전시 전경 사진 제공 몽블랑(Mont Bl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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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한 록밴드 퀸을 기리는 그레이트 캐릭터 (Great Characters) 에디션 ‘오마주 투 퀸’ 사진 제공 몽블랑(Mont Blanc)

인류 역사에 영원히 간직되는 자취를 남긴 그레이트 캐릭터 (Great Characters) 라인은 간디, 아인슈타인, 개츠비 등에 이어 올해는 시대를 초월한 록 밴드 퀸(Queen) 을 기리는 ‘오마주 투 퀸’ 에디션으로 소개되었다. 각 제품은 프레디 머큐리의 무대 퍼포먼스, 의상, 앨범의 순간들을 형태와 색감으로 재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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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앤 심볼 (Signs & Symbols) 라인 전시 전경 사진 제공 몽블랑(Mont Blanc)

매년 동양의 신화와 상징체계를 현대적인 조형 언어로 재해석하는 사인 앤 심볼 (Signs & Symbols) 라인은 올해 ‘코일링 드래곤’ 에디션을 선보였다. 깊은 물속에서 힘을 응축하는 용의 형태와 색채를 정교한 금세공과 보석 세팅으로 표현했다. 상징적 색조, 비늘의 흐름, 눈의 광택 등 신화적인 요소들도 시각적으로 녹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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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터스튁 그레이트 마스터즈 캘리그라피 라인 전시 전경 사진 제공 몽블랑(Mont Blanc)

출시된 지 100주년을 넘어, 몽블랑뿐만 아니라 만년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하나의 상징이 된 마이스터스튁 모델의 그레이트 마스터즈 캘리그라피 라인은 서예 예술, 대나무 공예 등 오랜 전통을 지닌 중국의 장인 정신 기술에 경의를 표한다. 올해는 한자를 창제했다는 ‘창힐’의 나뭇잎 망토에서 영감을 받아 자연적인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힘과 지혜, 영적 순수성을 의미하는 소나무, 흑송을 상징하는 문양들이 에디션 8에는 새겨져있다.

제품들뿐만 아니라 설치 작품도 이벤트 현장에서 함께 만나볼 수 있었다. 전시장 중앙에는 글쓰기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작품 〈Tree of Writing〉이 놓여 있었다. 이 작품은 글쓰기의 무한한 확장성과 개성,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연결성을 나무의 형태로 형상화한 것이다. 봉투와 책들이 나뭇잎처럼 가지에 드리워진 모습은, 글쓰기가 세대를 건너며 계속해서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킨다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작품 아래에는 몽블랑 아티스틱 디렉터 마르코 토마세타(Marco Tomaseta)가 디자인한 데스크가 함께 배치되었다. 설치 작품과 데스크라는 두 가지 요소를 통해 몽블랑의 철학을 공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감하도록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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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하이 아티스트리 샤토 드 베르사유(High Artistry Château de Versailles) 리미티드 에디션 195, 7, 18, 479 사진 제공 몽블랑(Mont Blanc)

아날로그 시대를 풍미하던 아이템인 만년필. 디지털 시대에서도 그 존재감은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다. 만년필이 지닌 신중함과 정성, 그리고 사색이라는 무거운 상징성은 어떤 기기나 간편한 필기도구로도 쉽게 대체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몽블랑이 이 만년필이라는 캔버스 위에서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문화와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하고, 헤리티지와 브랜드 철학을 이어나갈지 매년 기다려지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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