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상상의 향연, ONSO FESTIVAL 2024: 다원미래
지난 4월 명동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ONSO FESTIVAL 2024: 다원미래’가 열렸다. 미래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는 기회와 영감을 제공하는 행사였다.
경기 불황, 기후 위기, 저출생 등 한국 사회의 앞날을 위협하는 요소는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다. 미래를 제대로 대비하기 위해 여러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자유롭게 상상하는 태도가 절실한 상황. 그런 의미에서 지난 4월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열린 ‘ONSO FESTIVAL 2024: 다원미래’는 미래에 대한 전문가와 창작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통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행사였다.
미래 세대와 함께 지속가능한 내일을 그리고자 하는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주최한 프로그램으로, 토크와 워크숍, 전시로 구성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그중 4월 5일에 진행한 토크는 AI, 브랜드, 공간 기획, 미디어 아트, 문학 등 여러 영역의 전문가들이 올해의 주제인 ‘다원미래’를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해석해 방청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김대식·강이연 카이스트 교수는 각각 ‘생성형 AI 시대의 인류’와 ‘미래를 위한 창의적 협력’을 주제로 강연했다. 두 연사는 뇌과학 연구자와 미디어 아티스트라는 전혀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지만, 급속도로 발전하는 첨단 기술을 맞이한 인류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유사한 맥락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대식 교수는 “지금의 젊은 세대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인간이 아님에도 창작이 가능한 존재를 만난 세대”라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AI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이 이루어져야 함을 역설했다. NASA, 구글 아트 & 컬처 등과 협업한 강이연 교수는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하고 재해석하는 것이 AI 시대의 창작자의 역할”이라며 예술가들이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2021년 아시아 작가 최초로 영국 CWA 대거 상을 수상한 윤고은 작가는 현실을 반영하는 예술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했다. 재난을 여행 상품으로 판매하는 세계를 다룬 소설 〈밤의 여행자들〉을 통해 사회의 공포와 균열을 감지하는 문학 작품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인문학적 성찰을 기반으로 브랜드 컨설팅을 수행하는 최장순 LMNT 대표는 ‘현재와 미래를 대하는 브랜드적 생각’을 주제로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을 인정하지 않는 세태에 주목했다. 그는 “경계해야 할 것은 오답이 아니라 정답이 하나라는 사고방식”이라며 카시나, 할리 데이비슨, 젠틀몬스터 등 남다른 개성을 지닌 브랜드들을 사례로 언급했다. 뒤이어 자본의 효율성을 이유로 개인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n-1 소사이어티’라고 명명하며 포용력과 다양성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흥미롭게도 그의 논지는 로컬스티치의 지향점과 언뜻 이어졌다. 김수민 로컬스티치 대표는 창업 이래 자사의 변화 과정을 소개하며 도시의 다양한 창작자들을 연결하는 공간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면서 느낀 바와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토크가 다원미래에 대한 연사들의 견해를 듣는 프로그램이었다면, 이튿날 진행한 워크숍에서는 참가자들이 체험을 통해 자신만의 다원미래를 상상했다. 황선정 미디어 아티스트는 현실의 몸을 초월한 이른바 ‘메타 보디’를 직접 만들며 디지털 세계와 육체의 결합의 의미를 성찰하도록 했다. 이종원 위디엑스 대표는 미드저니 동작 방식과 디스코드 인터페이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자가 생각하는 미래 도시의 모습을 구현하는 실습을 했다. 친환경 소재인 제스모나이트로 오브제를 만드는 워크숍을 진행한 랩크리트는 재료를 직접 만지는 촉각적 경험으로 지속 가능성의 중요성을 어렵지 않게 전달했다. 이외에도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는 5월 중순까지 2년간의 역사를 담은 아카이브 전시 〈ONSO Archive Exhibition 2022-2024〉와 버려진 것들의 재생·순환·성찰을 제고하는 전시 〈RE-VERSE〉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