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 가기 전에 봐야 할 국내 전시는?

연말과 연초를 위한 전시

2025년이 끝나기 전 꼭 짚어봐야 할 전시를 모았다. 미술관과 뮤지엄, 갤러리에서 열리는 주목할 전시를 한눈에 확인해보자.

2025년이 가기 전에 봐야 할 국내 전시는?

2025년이 저물어 가는 지금, 한 해가 지나기 전에 봐야 할 전시를 소개한다. 해외 명화부터 설치, 드로잉, 수채화, 건축에 이르기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8개의 전시를 만나보자.


MMCA 해외 명작선, <수련과 샹들리에>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경기도 과천시 광명로 313)
기간 2025년 10월 2일 – 2026년 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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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1840-1926), 수련이 있는 연못, 1917-1920, 캔버스에 유화 물감, 100×200.5cm,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오는 2026년 1월 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해외 명작 44점을 소개하는 전시 <수련과 샹들리에>를 만날 수 있다. 2021년 이건희컬렉션 수증을 통해 소장된 작품을 중심으로, 클로드 모네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카미유 피사로 등 19세기 인상주의 대표 작가들의 회화와 바바라 크루거, 안젤름 키퍼, 아이 웨이웨이 등 동시대 글로벌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전시 제목은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1917–1920)과 아이 웨이웨이의 ‘검은 샹들리에'(2017–2021)에서 가져왔다. 약 100년의 시간차를 지닌 두 작품을 축으로, 회화·조각·사진·설치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이 느슨하게 연결된다. 연대기적 구성 대신 개별 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해, 관람객이 작품 사이의 관계와 미술사의 장면을 각자의 시선으로 따라가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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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과 샹들리에> 전시 전경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후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 4점을 포함한다. 이건희컬렉션 16점과 함께 국내 최초 미술품 물납제를 통해 소장된 중국 현대미술 작가 쩡판즈의 ‘초상'(2007)도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선보인다. 그동안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해외 거장들의 국제 미술 소장품 44점을 엄선해, 국립현대미술관 컬렉션을 통해 국제 미술의 흐름을 폭넓게 조망한다.

올해의 작가상 2025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30)
기간 2025년 8월 29일 – 2026년 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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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작가상 2025 전시 포스터

<올해의 작가상>은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공동 주최해온 대표적인 현대미술상이다. 매년 4인(팀)의 작가를 선정해 신작 제작과 전시를 지원하며, 동시대 한국미술의 실험적 흐름을 조망해왔다. 올해의 작가상 2025에는 김영은, 김지평, 언메이크랩, 임영주가 후원 작가로 선정됐다. 이들은 소리와 정치, 전통과 동양화, 미신과 과학,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가로지르며 ‘비가시적인 것들’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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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Go Back To Your, 2025, 단채널 비디오, 4K, 컬러, 사운드(스테레오, 앰비소닉), 10분. 작가 제공. ⓒ 김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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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작가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김영은 작가 ‘듣는 행위’, 즉 청취를 권력과 이데올로기가 교차하는 비평적 실천의 장으로 확장한다. 신작 <듣는 손님>(2025)과 <Go Back To Your>(2025)는 디아스포라의 경험 속에서 형성된 고유한 청취 방식을 다룬다. 고려인 공동체와 한인 이민자 여성들의 기억과 목소리를 따라가며, 일상 속에 스며든 차별과 공포, 그리고 이를 견디는 감각의 윤리를 사운드 기반 영상 작업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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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평, 산수화첩(부분), 2023, 화첩 위에 중고 병풍에서 떼어낸 산수화로 혼합 재료 콜라주, 유리 쇼케이스, MDF, 인테리어 필름, 벽돌, 시멘트, 약 165 × 46 × 25 cm. 작가 제공. ⓒ 김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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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평 작가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김지평 작가는 동양화를 하나의 고정된 전통이 아닌, 계속해서 재구성되는 제도로 바라본다. <다성多聲 코러스> 연작과 <산수화첩>(2023–2025), 신작 <코즈믹 터틀>(2025)을 통해 병풍, 산수화, 신화적 상상력을 호출한다. 주변화된 존재들과 버려진 전통의 이미지들을 불러 모아, 사라졌다고 여겨온 전통이 여전히 현재의 저변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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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메이크랩, 뉴-빌리지, 2025, 기록영상, 게임엔진, 단채널 비디오, 4K, 컬러, 사운드(스테레오), 24분. 작가 제공. ⓒ 언메이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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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메이크랩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언메이크랩은 최빛나, 송수연이 2016년 결성한 컬렉티브다. 2020년 이후로는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인간 중심적 인식 체계를 살펴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소개하는 신작 <뉴-빌리지>(2025)는 스마트시티가 제시하는 단일하고 과잉된 미래상을 가상의 시뮬레이션 마을로 구현한다. 예측 가능한 삶을 약속하는 기술적 낙관주의 이면을 드러내며, 기술·생태·사회가 얽힌 동시대의 불안한 풍경을 우화적으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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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주, 고 故 The Late, 2023-2025, 비디오, 사운드, 물체, 퍼포먼스, 웹사이트, 책, 60분. 작가 제공. ⓒ 임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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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주 작가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임영주 작가는 ‘믿음’이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오랫동안 탐구해왔다. 주요 작품 <고 故 The Late>(2023–2025)는 한국의 ‘가묘’ 풍습에서 착안한 다채널 설치 작업으로, 생과 사, 과거와 미래의 경계를 교차시킨다. 영상, 사운드, 오브제를 통해 빈 공간을 구성하며, 관객을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감각적 경험으로 이끈다.

제25회 송은미술대상전

장소 송은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441)
기간 2025년 12월 12일 – 2026년 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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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ll rights reserved. 사진 STUDIO JAYBEE

송은에서는 오는 2026년 2월 14일까지 <제25회 송은미술대상전>이 열린다. 송은미술대상은 국내 젊은 작가들의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01년 제정된 미술상으로, 올해로 25회를 맞았다. 이번 공모에는 총 556명의 작가가 지원했으며,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0인의 작가가 신작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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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 1층 전시 전경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사진 STUDIO JAYBEE

이번 전시에는 고영찬, 고요손, 권현빈, 김무영, 김민정, 김주원, 김한샘, 봄로야, 비고, 신민, 요이, 우정수, 윤미류, 윤정의, 이수지, 이승재, 이아람, 이진형, 정가희, 최태훈이 참여한다. 회화, 조각, 설치, 영상,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의 작업을 통해 동시대 한국미술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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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 3층 전시 전경 ©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s. All rights reserved. 사진 STUDIO JAYBEE

참여 작가들은 개인의 서사와 신체 감각에서 출발해 사회 구조, 도시 환경, 이미지와 언어, 기술과 물질의 관계를 탐구한다. 평면 회화를 기반으로 한 조형적 실험부터 공간 전체를 활용한 설치와 영상 작업까지, 서로 다른 문제의식과 형식이 병치되며 동시대 미술의 다층적인 흐름을 드러낸다. 전시 기간 중 최종 심사를 통해 대상 수상자 1인이 선정되며, 수상 작가에게는 상금과 함께 개인전 개최, 작품 매입,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여 등 장기적인 창작 활동을 위한 지원이 제공될 예정이다.

다니엘 보이드, <피네간의 경야>

장소 국제갤러리 K3, 한옥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54)
기간 2025년 12월 9일 – 2026년 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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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STGLWOAGLM), Untitled (FWIGSKWIK), 2025, Oil, archival glue and screen print on canvas 29 x 21 cm (each)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Joshua Morris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에서는 2025년 12월 9일부터 오는 2026년 2월 15일까지 호주 출신의 현대미술가 다니엘 보이드(Daniel Boyd)의 개인전 <피네간의 경야>를 개최 중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2025년에 제작한 신작 회화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종이와 캔버스 위에 유화, 아크릴, 잉크, 스크린 프린트, 아카이벌 글루 등 다양한 재료를 중첩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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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BCJCVET), 2025, Oil, acrylic and archival glue on paper mounted to canvas 80 x 80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Joshua Morris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보이드는 이미지의 표면을 덧붙이고 가리는 방식을 통해 시각적 인식의 불완전성을 드러내온 작가다. 화면 위에 남겨진 흔적과 물질의 층위는 단일한 서사 대신 파편화된 시선과 기억을 암시하며, 작품을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계속해서 재구성되는 장면으로 만든다. 소형 포맷의 작업부터 비교적 큰 스케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신작들은 이러한 작가의 방법론을 밀도 있게 보여준다.

한편 전시 제목 ‘피네간의 경야’는 끝과 시작, 반복과 순환의 구조를 암시한다. 명확한 서사보다는 이미지가 생성되고 해체되는 과정을 따라가며, 관객은 화면 속에서 드러나지 않는 것과 보류된 의미들을 천천히 마주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다니엘 보이드가 구축해온 회화적 언어를 통해, 이미지와 기억, 그리고 보는 행위 자체를 다시 사유하게 만든다.

타사 튜터 개인전, <스틸, 타사 튜터>

장소 롯데뮤지엄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타워7층)
기간 2025년 12월 11일 – 2026년 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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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ha Tudor, There is no Season such Delight can bring, 1998, Pencil and watercolor on paper, 30 x 44cm

롯데뮤지엄은 2025년 12월 11일부터 오는 2026년 3월 15일까지 타샤 튜더(Tasha Tudor, 1915–2008)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기획전 <스틸, 타샤 튜더: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의 삶>을 개최 중이다. 타샤 튜더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원화, 드로잉, 수채화 등 약 190여 점의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그녀의 예술 세계와 삶의 태도를 함께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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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 튜더 사진 (주)마노엔터테인먼트

타샤 튜더는 미국을 대표하는 동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자연과 계절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는 삶을 작품과 일상 모두에서 실천해온 인물이다. ‘호박 달빛(Pumpkin Moonshine)’으로 데뷔한 이후 ‘마더 구스’, ‘1은 하나’ 등으로 칼데콧 상을 수상하며 미국 아동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동시에 자급자족의 생활 방식과 정원을 중심으로 한 삶은 오늘날 ‘슬로우 라이프’의 상징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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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타샤 튜더> 전시 전경, 롯데뮤지엄, 2025. 사진 롯데뮤지엄

전시는 ‘자연’, ‘가족’, ‘수공예’, ‘정원’ 등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초판본과 데뷔작 55주년 기념판을 비롯해, 식물과 동물을 그린 원화, 가족과 일상을 담은 삽화, 그리고 정원을 모티프로 한 공간 연출을 통해 타샤 튜더가 추구한 느린 삶의 미학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서울시립미술관, <일렉트릭 쇼크>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 1238 )
기간 2025년 12월 4일 – 2026년 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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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 쇼크> 전시 포스터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에서는 2025년 12월 4일부터 오는 2026년 3월 22일까지 <일렉트릭 쇼크>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2025년 전시 의제 ‘행성’에서 출발해, 2026년 기관 의제인 ‘창작’과 ‘기술’을 잇는 전시로, ‘전기’를 매개로 오늘날 기술과 환경의 첨예한 관계를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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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 ‘마지막 기록 보관소’ 연작, 2025 (서울시립미술관 제작 지원) 사진 홍철기,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전시는 교각들, 김우진, 박예나, 송예환, 업체eobchae 등 5명 작가(팀)가 참여하며, 인터랙티브 MR, 생성형 AI, 프로젝션 매핑, 기계 설치, 영상, 사운드 등 다양한 미디어아트 작업 9점을 소개한다. 전기는 더 이상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니라 생존과 권력을 좌우하는 조건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전제로, 기술 발전과 기후 위기가 맞물린 동시대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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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예환, 전기의 소수자들, 2025 (서울시립미술관 제작 지원) 사진 홍철기,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전시는 두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부 ‘전기,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에서는 현재의 시점에서 기술과 환경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를 돌아보고, 2부 ‘전기 공급이 중단되었습니다’에서는 정전 이후의 가상적 상황을 설정해 미래에 마주할 재난의 풍경을 상상적으로 펼쳐 보인다.

부산현대미술관 플랫폼_나의 집이 나

장소 부산현대미술관 (부산광역시 사하구 낙동남로 1191)
기간 2025년 11월 29일 – 2026년 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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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제바우쿤스트, ‘콘크리트 유토피아(Concrete Utopia)’

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2025년 11월 29일부터 연례전 <부산현대미술관 플랫폼_나의 집이 나>을 선보이고 있다. 2023년 ‘자연과 인간’, 2024년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계’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플랫폼 전시는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주거 위기, 고령화와 돌봄의 재편 등 오늘날 도시가 직면한 현실을 건축·도시적 상상력으로 재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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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퀴어콜렉티브, ‘우리는 모두 팔십에 서로의 요양보호사가 되어 있지 않을까?’

전시는 “작아지는 세계, 다시 짓는 삶의 구조”를 주제로, 성장 중심의 도시 시스템이 한계에 직면한 이후의 대안을 ‘축소지향적 공간(right-sized urbanism)’이라는 개념으로 제시한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건축가·연구자 등 다학제 10팀은 <작은 집>, <돌봄의 거리>, <순환 가능한 건축> 등 10개의 프로젝트를 통해 축소의 현실을 결핍이 아닌 전환과 회복의 언어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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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도시건축, ‘인피니트 루프: 도시연대기’

이번 전시는 미술관 실내외에 조성된 10개의 파빌리온 형태로 구성된다. 관람객은 각 구조물을 걷고, 통과하고, 상호작용하며 축소 시대의 도시와 삶의 다양한 가능성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도시의 비움과 재편,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 관계와 돌봄의 새로운 구조를 감각적으로 제시하는 이번 전시는, 축소된 도시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삶의 형식을 모색하는 실험의 장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신상호: 무한변주>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경기도 과천시 광명로 313)
기간 2025년 11월 27일 – 2026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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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 <신상호: 무한변주> 포스터 이미지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한국 현대 도예의 선구자 신상호의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 중이. 이번 전시 <신상호: 무한변주>는 60여 년에 걸친 작가의 조형 실험과 도전을 조망하며, 전통 도자에서 조각·회화·건축으로 확장되어온 도자 예술의 지평을 소개한다. 도자 작품 약 90점과 아카이브 70여 점을 통해 흙을 매개로 한 신상호의 예술 여정을 총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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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호, ‘구운 그림-조각보’, 2008, 혼합토, 250×1600×1cm, 작가 소장

전시는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전통 도자의 현대적 재해석에서 출발해 ‘도조(陶彫)’로 불린 도자 조각, 건축 외벽으로 확장된 ‘구운 그림’, 타문화의 사물과 결합한 오브제, 그리고 평면으로 확장된 도자 회화에 이르기까지 작업의 변주가 이어진다. 특히 ‘아프리카의 꿈’ 연작은 흙의 원초적 생명력과 구조적 힘을 형상화하며, 도자의 조각적·회화적 가능성을 집약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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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호: 무한변주> 전시 전경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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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호: 무한변주> 전시 전경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제목 ‘무한변주’는 한국 도자의 전통을 해체하고 새 질서를 세워온 작가의 태도를 상징한다. 흙을 기능적 그릇의 재료에서 벗어나 조형·공간·건축의 언어로 확장해온 신상호의 실험은, 도예의 경계를 넘어 현대미술 전반으로 이어지는 질문을 던진다. 전시는 한국 현대 도예를 관통하는 하나의 궤적을 따라, 흙이라는 물질이 어떻게 조형 언어로 변주되어 왔는지를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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