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21_21 디자인 사이트가 동시대를 읽기 위한 수단으로 6명의 모던 디자인 거장을 소환했다. 브루노 무나리, 막스 빌, 아킬레 카스틸리오니, 오틀 아이허, 엔초 마리, 디터 람스. 면면이 새롭지는 않지만 이들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것만으로도 이목을 끄는 기획이다.
20세기 디자인 거장의 교훈, 〈Learning from Design Maestros〉전
모던 디자인의 신화를 둘러싼 각자의 견해는 차치하더라도 20세기 디자인의 논의가 여전히 흥미로운 단초를 제공해준다는 데에 이견을 제시할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당대 디자이너들의 사상과 이념은 끊임없이 회자되며 시대를 초월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도쿄의 21_21 디자인 사이트 역시 동시대를 읽기 위한 수단으로 6명의 모던 디자인 거장을 소환했다. 브루노 무나리, 막스 빌, 아킬레 카스틸리오니, 오틀 아이허, 엔초 마리, 디터 람스. 면면이 새롭지는 않지만 이들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것만으로도 이목을 끄는 기획이다.
<Learning from Design Maestros> 전시장 로비 풍경. 사진 기오쿠 게이조(왼) 브루노 무나리, ‘Falkland’, 1964. (오) 엔조 마리, ‘Timor’, 1967.
정보가 범람하고 변화가 가속화되는 오늘날, 디자인의 본질을 되돌아보고자 한 전시인 만큼 작품 이면에 담긴 디자이너들의 철학과 이념에 주목했다. 대표적인 걸작과 함께 선보인 아카이브 자료와 다큐멘터리 영상은 모던 디자인 선구자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실질적인 고뇌의 흔적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사유와 소통을 수반하는 디자인 행위가 결코 삶과 분리될 수 없음을 상기시킨다. 이번 전시에서는 6명의 거장 외에 일본의 디자이너 겸 교육자 무카이 슈타로의 관점도 함께 다룬다. 2024년에 타계한 그가 생전에 막스 빌, 오틀 아이허와 우정을 나누며 디자인학의 토대를 구축한 경로를 살펴본다. 익히 알려진 모던 디자인의 계보를 자국의 디자인사와 연결 지으려는 흥미로운 담론적 시도를 눈여겨볼 만하다.
가와카미 노리코 & 다시로 가오루 전시 감독
“전시에서 소개하는 디자인 거장들은 단일한 사조에 속하지 않는다. 전후 유럽에서 저마다 독자 노선을 개척하며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한 인물들이다. 이들은 각자의 문화권에서 ‘게슈탈터Gestalter’, ‘엔트베르퍼Entwerfer,’ ‘프로제티스타Progettista’로 불렸는데, 이는 단순한 제작자를 넘어 개념을 구상하고 프로젝트를 총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존재를 뜻한다. 이 같은 호칭은 6명의 마에스트로가 모두 디자인을 통합적인 창작 행위로 인식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거장들의 작품을 일종의 강력한 선언으로 조명한다. 이들의 작업에 귀 기울이다 보면 앞으로 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태도에 대해서도 함께 사유할 수 있을 것이다.”
기간 2025년 11월 21일~2026년 3월 8일 장소 21_21 디자인 사이트 갤러리 1, 2관
주최 21_21 디자인 사이트, 이세이 미야케 재단 전시 감독 가와카미 노리코, 다시로 가오루 기획 협력 무카이 도모코, 반도 다카아키, SPREAD 홍보물 그래픽 디자인 SPREAD 공간 그래픽 디자인 UMA/design farm 공간 디자인 TONERICO:INC. 영상 제작 히시카와 세이이치 웹사이트2121designsight.jp 사진 기오쿠 게이조, 야마구치 겐이치
매해 11월, 도쿄는 예술과 디자인이 가장 밀도 있게 교차하는 도시로 변한다. 아트 위크 도쿄가 미술 생태계를 연결한다면, 캡슐 플라자 도쿄는 디자인·건축·테크놀로지가 만나는 또 하나의 축으로 자리한다. 올해 처음으로 밀라노를 떠나 도쿄에서 열린 이번 에디션은, 제품 전시를 넘어 오늘의 디자인이 던지는 질문을 탐색하는 실험적 플랫폼으로 기능했다.
11월의 도쿄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예술과 디자인을 가장 밀도 있게 경험할 수 있는 도시가 된다. 도쿄에 가야 할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그중 첫 번째는 ‘아트 위크 도쿄’가 도시 전역을 하나의 전시 지도로 바꾸기 때문이다. 50여 개 기관이 참여하며, 도시 전체가 예술적 리듬으로 움직인다.
9월 베르사유 건축상에서는 8곳의 가장 아름다운 상업 공간을 선정해 발표했다. 애플부터 티파니, 까르띠에 등 다양한 브랜드 공간들과 서점, 복합문화공간까지 이름을 올렸다. 선정된 공간들은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지역 문화를 건축적으로 풀어내며, 상업 공간을 하나의 문화 경험으로 확장한 곳들이다.
패션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아이콘인 퍼렐 윌리엄스와 니고. 최근 들어 이들의 이름이 나란히 등장하는 순간이 부쩍 잦아졌다. 퍼렐이 이끄는 루이 비통 2025 F/W 컬렉션에는 니고가 함께 협업하며 발표했고, 니고가 디자인을 맡은 일본의 프리미엄 레지던스 ‘NOT A HOTEL’ 프로젝트에는 퍼렐이 힘을 보탰다. 여기에 최근에는 아트, 상업, 호스피탈리티를 아우르는 복합 문화 공간을 공동 기획해 2027년 오픈한다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2024년부터 2년에 걸친 기획으로 이어지고 있는 시리즈 전시 《PRPT : Vault Service 피알피티(프롬프트세트): 볼트 서비스》는 은행 금고를 전시장으로 탈바꿈시켜 은행의 주요 기능인 ‘창구’와 ‘금고’의 구조를 통해 작품을 감상, 거래하는 방식으로 대중에게 다가간다. 그 두 번째 전시인 《PRPT: Vault Service II》는 8월 7일부터 10일까지 성수동 더블유젯 스튜디오에서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