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한 항구에서 다시 움직이는 도시, 부안 줄포 도시재생 연작

과거의 흔적 위에 더한 새로운 마을의 리듬

한때 항구로 번성했지만 시간이 멈춘 듯 남아 있던 부안 줄포. 내러티브 아키텍처는 마을의 맥락과 대비되는 건축을 통해 공간의 쓰임을 넘어 사람들이 머무르고 관계 맺는 방식을 다시 그려냈다.

쇠락한 항구에서 다시 움직이는 도시, 부안 줄포 도시재생 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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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에 위치한 줄포면. ‘줄포 도시재생 연작’은 쇠락한 마을에 다시 숨을 불어넣기 위한 실험적 시도다. 줄포는 불과 100여 년 전까지 번성했던 항구 도시로 유명 정치인과 문학가를 배출한 곳으로 과거의 흔적은 지금도 도시 조직 곳곳에 남아 있다. 하지만 자연적인 토사 퇴적으로 줄포항이 폐쇄된 이후 지역은 농업 중심의 구조로 전환되며 점차 활기를 잃었다. 청년들은 도시를 떠났고 마을에는 정체된 시간만이 쌓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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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산〉의 대사처럼 ‘보여줄 건 노을밖에 없는’ 이곳에서 내러티브 아키텍처는 과거를 그대로 재현하는 방식이 아닌 도시의 맥락과 의도적으로 상반된 건축 언어를 선택했다. 익숙한 풍경 속에 낯선 요소를 삽입함으로써 정체된 도시 조직에 새로운 공공성과 정서적 에너지를 주입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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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내러티브 아키텍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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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내러티브 아키텍처 홈페이지

마을의 기존 풍경과는 다른 형태와 색의 건축은 자연스럽게 시선을 멈추게 한다. 낯선 모습의 어색함은 긴장감을 만들어 낼 수도 있지만, 내러티브 아키텍처가 이 프로젝트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도시 재생을 위한 공간의 재구성이 아니었다. 건축을 통해 사람들이 이 마을을 다시 바라보고 서로 마주치며 머무는 방식을 바꾸는 일이었다. 정체되어 있던 마을에 새로운 만남과 움직임이 생기길 바랐다. 마을과 다른 분위기의 건축에 사람들의 움직임이 더해지면서 건물은 시설을 넘어 일상이 오가는 공공 공간으로 바뀐다. 이를 통해 건축이 도시를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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