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부아부셰 디자인 건축 워크숍
2024 부아부셰 디자인 건축 워크숍이 열린다. 7월 7일부터 9월 7일까지 두 달간 열리는 올해 워크숍의 주제는 'Imago: 우리가 보는 세상'이다.
매년 여름 프랑스 남부의 외딴 시골 마을은 부아부셰 디자인 건축 워크숍(이하 부아부셰 워크숍)에 참여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여든 디자이너와 건축가들로 활기를 띤다. 워크숍의 역사는 무려 3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초대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관장이자 유명 디자인 컬렉터인 알렉산더 폰 페게작(Alexander Von Vegesack)이 젊은이들에게 디자인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교류의 장을 선사하고자 작은 창고에서 소소하게 시작한 것이 효시.
이제 부아부셰 워크숍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디자인 워크숍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남부 프랑스의 그림 같은 풍경을 배경으로 한 부아부셰성이 눈길을 사로잡지만, 그에 앞서 주목해야 할 것은 오랜 세월 워크숍을 이끌어온 명망 있는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의 이름이다.
그간 마르셀 반더스(Marcel Wanders), 하이메 아욘(Jaime Hayon,) 잉고 마우러(Ingo Maurer)를 위시한 스타 디자이너들이 강사로 참여했다. 국내에서도 아트 퍼니처 작가 최병훈, 옻칠 장인 정해조, 텍스타일 디자이너 장응복, 코오롱FnC의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 등이 워크숍을 이끈 바 있다. 말만 들어도 쟁쟁한 라인업이지만 놀랍게도 부아부셰 워크숍은 비단 전문 디자이너나 건축가만을 위한 행사는 아니다. 실제로 참가자들은 전문가부터 일반인까지 다양하다. 디자인이 특정 직군의 전유물이 아닌 교양이자 취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부아부셰 워크숍을 통해 체감할 수 있다.
올해 부아부셰 워크숍은 7월 7일부터 9월 7일까지 두 달간 열린다. 워크숍 주제는 ‘Imago: 우리가 보는 세상’이다. 무한한 정보와 데이터가 시야를 흐리는 오늘날,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눈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까? 이러한 때 디자인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내다보는 관점을 기르고자 하는 것이 이번 워크숍의 기획 배경인데, 오감의 영역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예컨데 이탈리아의 디자인·건축 연구 스튜디오 ‘스페이스 캐비아(Space Caviar)’는 각자만의 관찰 도구를 만들어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실험적 워크숍 ‘카메라 옵스큐라’를 기획했고, 일본 건축가 다네 쓰요시는 참여자 모두 고고학자가 되어 미래의 건축을 위한 아이디어와 재료를 발굴하는 워크숍 ‘미래의 고고학(Archaeology of the Future)’을 주최한다. 이 외에도 스페인 건축가 이사스쿤 친치아(Izaskun Chinchilla), 네덜란드의 제품 디자이너 렉스 폿(Lex Pott) 등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27팀의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이 워크숍을 이끌 예정이다. 자연으로부터 온 식자재를 조리하고 섭취하는 경험을 통해 나와 세계의 연결 고리를 되새기는 쿠킹 클래스도 마련되어 있다.
마치 즐거운 놀이처럼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의 핵심에는 소통과 교류의 가치가 녹아 있다. 이렇게 프랑스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세계 각국에서 모인 2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교류하며 창의적 영감을 나눈다.
참고로 월간 〈디자인〉과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 디자이너 프로모션 참가자 중 심사를 거쳐 선정한 3명의 ‘베스트 영 디자이너’에게 부아부셰 워크숍 프로그램 참가를 지원한다. 일상을 벗어나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야를 얻고자 한다면 올해 부아부셰 워크숍에 주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