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개관을 앞둔 테크&디자인 뮤지엄 4
미리 보는 2026 테크&디자인 뮤지엄 가이드
기술이 디자인의 언어가 된 시대. 2026년, 데이터 알고리즘과 AI로 공간의 패러다임을 바꾼 전 세계 네 곳의 하이테크 랜드마크를 소개한다.

디지털 기술은 이제 디자인의 도구를 넘어 핵심 재료가 되었다. 2026년은 AI와 로봇 공학이 건축의 뼈대와 관람 경험을 설계하는 본질적인 요소로 자리 잡는 해다. 기술을 단순한 전시 소재로 쓰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의 문법을 새롭게 정의한 네 곳의 혁신적인 랜드마크를 살펴본다.
엔지니어링으로 빚어낸 자연의 생동감, Drift Museum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암스테르담의 19세기 산업 유산인 ‘반 겐트 할렌’에 들어설 ‘드리프트 뮤지엄(Drift Museum)’은 아티스트 듀오 스튜디오 드리프트의 철학이 집약된 전용 공간이다. 당초 2025년 개관을 목표로 했으나, 역사적 건물을 에너지 중립형 하이테크 공간으로 리노베이션 하는 정교한 공정을 거쳐 2026년 중반 정식 개관을 확정 지었다.


약 8,000㎡ 규모의 옛 공장 부지는 이제 예술과 첨단 기술, 그리고 지속가능성이 공존하는 미래형 랜드마크로 재탄생한다. 박물관 내부를 가득 채울 이들의 작품들은 공학 기술 없이는 구현이 불가능한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준다. 알고리즘을 통해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공중에 떠오르게 만드는 설치 작업이나 로봇 공학을 이용해 생명체의 움직임을 모방한 키네틱 아트가 눈길을 끈다. 특히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적 대화가 되도록 설계한 zU-studio의 건축적 시도도 돋보인다. 거친 질감의 산업 유산과 매끄러운 하이테크 오브제가 한 공간에서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조화가 눈길을 끈다.
서부 시드니의 새로운 심장, Powerhouse Parramatta
호주, 시드니
시드니 파라마타 강변에 들어설 ‘파워하우스 패러매타(Powerhouse Parramatta)’는 서부 시드니 지역에 세워지는 최초의 대규모 문화 기관이자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프로젝트다. 호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완공 시 호주 최대 규모의 뮤지엄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 공간은 기초 공사부터 골조 완성까지 하이테크 건축의 모든 정수를 담아내며 도시의 풍경을 새롭게 재편한다. 특히 건축가 모로 쿠스노키와 젠톤이 설계한 ‘외골격(Exoskeleton)’ 구조는 내부 기둥을 완전히 없애 거대한 전시 오브제들을 수용할 수 있는 광활한 공간을 확보한 점이 눈길을 끈다.
또한, 항공 우주 기술, 로봇 공학, 산업 디자인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기술이 우리 삶의 디자인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춰 전시 환경을 유연하게 변형할 수 있는 공간 설계와 관객이 직접 기술 디자인 과정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실험적 시도 역시 돋보인다. 하이테크 건축과 과학적 상상력이 만난 이곳은 2026년 말, 세계적인 디자인 허브로서 시드니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유럽 최대의 디지털 캔버스, UBS Digital Art Museum
독일, 함부르크

독일 함부르크의 하펜시티(HafenCity)에 들어설 ‘UBS 디지털 아트 뮤지엄’은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디지털 및 몰입형 예술 전문 공간이다. 함부르크 중앙역에서 단 두 정거장 거리인 엘브브뤼켄(Elbbrücken)역 인근에 위치하여 탁월한 접근성을 자랑한다. 약 6,500㎡의 광활한 면적과 최대 12m에 달하는 압도적인 층고는 관객을 압도하며, 입구에 설치된 180㎡ 규모의 대형 미디어 파사드가 디지털 아트의 서막을 알리는 지점이 눈길을 끈다.



이곳의 핵심인 아티스트 그룹 ‘팀랩(teamLab)’은 상설 전시 ‘팀랩 보더리스’를 통해 작품과 관객 사이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기를 시도한다. 수천 대의 고해상도 프로젝터와 센서는 관객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며, 복잡한 알고리즘을 통해 매 순간 단 한 번뿐인 풍경을 생성한다. 특히 정교한 인터랙티브 디자인과 하이테크의 결합을 통해 공간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하는 방식이 눈길을 끈다. 2026년, 이곳은 기술이 인간의 감각을 어떻게 확장하고 공간 경험을 재정의하는지 증명하는 유럽 최고의 디자인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세계 최초의 AI 아트 뮤지엄, DATALAND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스앤젤레스 도심 문화 회랑에 들어설 ‘데이터랜드(DATALAND)’는 AI 아트를 개척한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Refik Anadol)이 설립하는 세계 최초의 AI 전문 미술관이다. 건축 거장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더 그랜드 LA(The Grand LA)’ 내부에 약 2,320㎡ 규모로 조성되며, 뮤지엄 자체가 데이터를 처리하고 시각화하는 거대한 장치처럼 작동한다.

전시의 핵심은 자연 데이터만을 학습한 세계 최초의 오픈 소스 AI인 ‘대규모 자연 모델(Large Nature Model)’이다. 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고도의 생성형 AI가 실시간으로 공간의 색채와 형태를 디자인해나가는 역동적인 과정이 눈길을 끈다. 특히 스튜디오의 상징적인 설치작을 진화시킨 ‘인피니티 룸’은 시각을 넘어 AI가 생성한 향기까지 도입한 다감각적 몰입 환경을 선사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구글 아트 앤 컬처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인간과 기계의 협업을 실험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창의적 저변을 넓히는 시도도 돋보인다. 레픽 아나돌이 제시하는 이 공간은 기술과 디자인, 데이터 윤리가 결합된 21세기형 뮤지엄의 표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