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핀 살롱 서울

Ultra-Experience Design

대만 디자인 리서치 인스티튜트(이하 TDRI)가 주관하고 월간 〈디자인〉이 협력하는 골든 핀 살롱 서울이 4월 25일 DDP 디자인홀에서 열린다.

골든 핀 살롱 서울

1981년에 제정된 대만의 골든 핀 디자인 어워드는 2014년 국제 공모를 시작한 이래 아시아를 대표하는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주최 기관인 TDRI는 시상식과 수상작 전시 외에도 디자이너와 산업 파트너를 잇는 비즈니스 매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어워드를 넘어 입체적이고 실질적인 플랫폼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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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중심의 미래’를 주제로 지난해 진행한 골든 핀 살롱 쿠알라룸푸르.

골든 핀 살롱도 이러한 시도의 연장선에 있다. 아시아 여러 도시를 순회하는 이 디자인 문화 교류 행사는 골든 핀 디자인 어워드 수상자를 비롯해 지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가 연사로 참여해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지금까지 중국 상하이와 선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태국 방콕 등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으며, 올해 개최지는 서울로 낙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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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디자인〉의 협업으로 오는 4월 25일 DDP 디자인홀에서 진행하는 이번 골든 핀 살롱 서울의 주제는 ‘울트라 익스피어리언스 디자인Ultra-Experience Design’이다. 스펙터클로 점철된 오늘날에는 모두가 빠르고 강렬한 경험을 희구한다. 디자인도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서울은 이 같은 자극의 첨병 같은 도시인 만큼 극강의 경험을 어떻게 설계하고 구축하는지 들여다보는 일은 의미가 있다. 물론 이것이 다가 아니다. 강렬한 경험 가운데 골든 핀 살롱은 디자이너가 놓치지 말아야 할 본질을 탐구한다. 한국과 대만, 두 나라의 디자이너들이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를 바탕으로 이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발표를 진행할 예정. 한국에선 SWNA의 이석우 대표와 니즈디자인랩 박성철 대표가 연사로 나선다. 이석우 대표는 ‘Paradoxical Koreanness’를 주제로 한국인 특유의 역설적이고 모순된 태도가 어떻게 오늘날 한국 디자인 고유의 DNA로 형성됐는지 SWNA의 사례를 들어 톺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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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SWNA와 리버럴 오피스의 창립자다.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국내외 여러 기업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후, 2016년 산업디자인 오피스 SWNA를 설립했다. 한국 정부가 수여하는 2018년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2019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홍익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삼성 디자인 멤버십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브라운Braun, 다이슨Dyson, 렉서스Lexus, 재규어Jaguar, iF 등의 디자인 어워드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그의 디자인은 대한민국 국립현대미술관, 스위스 올림픽 박물관, 영국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에 영구 소장되었다. theswna.com
Pro Specs SWNA SEAM 26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와 협업한 SWNA SEAM 26. 프로-스펙스 로고가 지닌 역동적인 궤적에 주목하고 움직임 속에서 발생하는 선형적 흐름에서 모티브를 얻은 러닝화다.
Drop Tray for Fritz Hansen 150th Anniversary Exhibition
프리츠한센 15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 전시에서 이석우가 선보인 드롭 트레이.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에 흐르는 유기적인 곡선과 직선의 대조, 그리고 그사이에 존재하는 조화에 관한 생각을 구체화한 작품이다.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니즈디자인랩의 박성철 대표는 ‘지금, 한국적 공간 디자인의 담론’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전 세계의 눈길이 한국에 쏠리면서 한국성에 대한 담론이 재차 수면 위로 올라온 가운데 제삼자의 눈으로 본 한국성과 진정 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다움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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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철.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 석사과정을 마친 뒤 2015년 니즈디자인랩을 공동 설립했다. ‘다름에 대한 본질’을 키워드로 차별화된 콘셉트와 실험적인 디자인을 통해 공간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광야@서울, 팬암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UFC 플래그십 스토어, 배스킨라빈스 콘셉트 스토어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상업 공간 및 전시 디자인에 주로 참여한다. 아크메 드라비 청담 쇼룸 프로젝트로 2021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niiizdesign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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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즈디자인랩이 진행한 팬암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성수동의 지역적 특징을 담아 브랜드의 시대적 관점을 제시했다. 본래 이곳이 청테이프 공장이 있던 자리라는 점에 착안해 끈적거리는 청테이프 흔적을 그대로 둔 채 그 위에 유리를 덮고, 천장이 아닌 바닥에 조명을 설치해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가 전복된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라는 콘셉트로 변화와 공존을 표현하고자 했는데 두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하기보다는 모호하게 중첩함으로써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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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의 플래그십 ‘광야@서울’. 니즈디자인랩은 평행 우주 개념을 적용해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무한한 공간’이라는 콘셉트로 클라이언트가 지향하는 광야를 표현했다. 마치 다른 세계로 진입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가변형 공간 배치와 미디어 월 등에 주안점을 뒀다.

대만의 연사들 역시 쟁쟁하다. 2023년 런던 디자인 비엔날레에서 최우수 디자인 메달(Best Design Medal)을 수상한 세렌디피티 스튜디오의 공동 창업자이자 국립 양밍 차오퉁 대학교(National Yang Ming Chiao Tung University) 부교수인 링리쩡Ling-Li Tseng은 ‘구체화한 문화(Materializing Culture)’라는 주제 아래 공간과 물질을 주요 매개로 문화가 느껴지는 몰입형 경험을 구축한 여정을 들려준다. 테크놀로지와 철학을 반영한 이들의 공간 및 전시 디자인은 살롱 참가자들에게 특별한 인사이트를 전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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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리쩡. 대만 퉁헤이 대학교(Tunghai University)에서 건축학을 공부했고, 쿠퍼 유니온과 하버드대학교에서 건축과 디자인 & 테크놀로지 분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공간과 설치미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규모와 형식의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그는 헤더윅 스튜디오를 거쳐 2016년 세렌디피티 스튜디오를 공동 설립해 현재 여러 분야의 창작자들과 협업하고 있다. 국립 양밍 차오퉁 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한 그는 예술과 과학, 상상과 현실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지난해 골든 핀 디자인 어워드 수상을 비롯해 다양한 국제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이력이 있다. serendipitystudio.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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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엑스포 타이완 기간에 세렌디피티 스튜디오가 선보인 〈대지가 솟아난 곳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The Tales from Where the Land Emerged)〉전. 관람객들이 대만 동부의 화롄 지역을 탐험했던 고고학자들의 여정을 따라가도록 설계했다. 디자이너는 이 지역을 시간과 지리가 교차하는 지점이자, 전설이 시작되고 신성과 인간이 맞닿는 장소로 해석했다.

또 다른 연사인 겅밍류Keng-Ming Liu가 이끄는 비토Bito는 역동적인 브랜딩과 몰입형 경험을 연결하는 트랜스미디어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스튜디오다. 그는 비토의 설립자이자 CCO로서 2025 오사카 엑스포의 Tech World(TW) 파빌리온 연출, 대만 관광청 리브랜딩 등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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겅밍류. 비토의 창립자이자 CCO. 2021년 런던 디자인 비엔날레 대만관 큐레이터, 2024년 파리 뉘 블랑슈 참여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금마장 영화제의 비주얼 시스템과 대만 관광청 ‘Taiwan Tourism 3.0’의 리브랜딩을 총괄했다. iF 디자인 어워드, D&AD, ADC 어워드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했고, D&AD 옐로우 펜슬과 ADC 골드 큐브를 수상했다.  2025 오사카 엑스포 ‘테크 월드’ 파빌리온 디렉터를 맡았으며, 제6회 대만 총통 혁신상을 받았다. bito.tv
금마장 영화제의 브랜딩 시스템. 영화제의 헤리티지와 중국어권 영화의 미래를 향한 비전을 동시에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중국 타이포그래피와 시각 언어의 원리를 기반으로 로고마크를 다듬고 한자 로고타입, 커스텀 서체, 레이아웃 시스템, 모션 시스템 등을 개발해 하나의 통합된 체계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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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관광청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Taiwan – Waves of Wonder’. 대만의 산, 바다, 도로의 흐름에서 착안한 유기적 곡선으로 로고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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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토는 단순한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를 넘어 트랜스 미디어 디자인 스튜디오를 지향한다. 지난해 오사카 박람회에서 진행한 테크 월드 파빌리온이 대표적이다.

중화권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으로 꼽히는 금마장 영화제의 디자인 디렉터로 활동하기도 한 그는 이번 살롱에서 ‘움직임에서 몰입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경험을 디자인하다’라는 제목 아래 다양한 프로젝트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처럼 이번 골든 핀 살롱 서울은 대만과 한국 디자이너들의 교차하는 시선 속에서 동시대적 경험 설계가 어떤 방식으로 구축되고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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