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미술관,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서서울미술관이 제안하는 새로운 전시 경험

지난 3월 12일 개관한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은 서울시 최초의 공공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이자, 서남권 최초의 공립 미술관이다. 금나래중앙공원과 맞닿은 이 미술관은 시민의 일상 동선 안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열린 문화 공간’을 지향한다.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미술관,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서울을 대표하는 미술관 중 하나인 서울시립미술관이 금천구에 새로운 공간을 오픈했다. 지난 3월 12일 개관한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은 서울시 최초의 공공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이자, 서남권 최초의 공립 미술관이다. 금나래중앙공원과 맞닿은 이 미술관은 시민의 일상 동선 안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열린 문화 공간’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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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김태동

건축은 더 시스템 랩(The System Lab)의 김찬중 건축가가 맡았다. 그는 서울시건축상대상 및 건축가협회상, IF 디자인 어워드(IF Design Award), 레드닷 어워드(Red Dot Award) 등 다수의 국내외 건축상을 수상한 건축가이다. 최근 오픈과 동시에 큰 화제가 된 젠틀몬스터 사옥 ‘하우스 노웨어 서울’, 울릉도의 ‘코스모스 리조트’, ‘현대어린이책미술관’ 등 개성 있는 프로젝트를 통해 주목받아왔다. 이번 서서울미술관을 설계하면서는 변화하는 예술 경험 방식에 주목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사람들이 거리에서 작품을 마주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전시를 접하는 등, 예술이 일상 속으로 확장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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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김태동

금나래중앙공원 일대, 주거지와 지하철역, 구청이 교차하는 서서울미술관의 위치는 하루 5,000명 이상의 시민이 오가는 생활 동선이자 일상에 밀접한 공원이다. 이에 미술관의 주요 전시 공간을 지하에 배치했다. 또한 공원의 보행 동선과 연결된 구조를 통해 관람자가 자연스럽게 전시 공간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됐다. 이에 따라 특정 목적을 가지고 미술관에 진입하기보다, 길을 걷다 자연스럽게 예술을 마주할 수 있게 만들었다. 외관에는 해머드 스테인리스 스틸을 적용해 공원의 풍경과 계절의 변화를 반사하는 ‘캔버스’로 작동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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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김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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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김태동

내부의 전시실은 총 3개로, 지상 1층과 지하 1층을 아우르는 고층고 전시실을 포함해 가변형 공간으로 구성됐다. 이 외에도 미디어랩, 다목적홀, 옥상정원 등이 마련되어 전시뿐 아니라 창작과 실험, 교육이 함께 이루어지도록 기획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여덟 번째 분관이지만, 기존 분관들과 달리 ‘뉴미디어’에 특화된 기관이라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영상, 사운드, 코딩, 인터넷 기반 작업 등 동시대 디지털 환경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창작과 실험을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서남권 지역 문화 연구와 협력을 기반으로 전시를 기획해 나갈 예정이라고.

서서울미술관의 개관과 함께 다양한 전시와 퍼포먼스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먼저 개관 특별전 〈호흡〉은 퍼포먼스 형태로 펼쳐진다. 인간과 환경을 ‘미디어’로 바라보고 유기적인 운동인 ‘호흡’을 중심으로 신체와 사회, 예술의 교차점을 탐구한다. 총 27팀의 작가가 참여해 퍼포먼스 기반 작업을 선보이며, 공기와 생명, 인간의 행위가 만들어내는 관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대표적으로 조익정의 〈무허리〉는 폭행 사건을 바탕으로 개인이 경험하는 도시의 감각과 인식을 주변부의 요소들과 함께 풀어냈으며, 그레이코드와 지인의 〈공기에 관하여〉는 공기의 진동을 매개로 소리와 몸, 공간의 관계를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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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코드, 지인, 공기에 관하여 2025_2026,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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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익정, 무허리, 2026, 사진 안초롱

건립기록전 〈우리의 시간은 여기서부터〉는 서서울미술관의 건립 과정과 서남권 지역에 축적된 시간을 ‘기억의 기록’으로 풀어낸 전시다. ‘우리’, ‘시간’, ‘여기’의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미술관과 지역,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관계와 기억의 층위를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김태동의 〈서서울미술관 건립 아카이브 프로젝트 2024-2026〉은 미술관 건물이 세워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공간의 변화와 지역적 특성, 노동과 다문화적 맥락에 주목하며, 사진 매체를 통해 공간의 조형성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신지선의 〈서서울피디아〉는 증강현실을 통해 서남권에 축적된 장소의 기억을 호출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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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동, _서서울미술관 건립 아카이브 프로젝트 2024-2026_ CHAPTER. 1, 2024-2026,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야외에서는 〈세마프로젝트 V: 얄루〉가 미술관 앞 잔디마당에서 진행된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인 <신인호 랜딩> 은작가 얄루의 작업으로, ‘86세 K-pop 아이돌이자 할머니 해적’이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도시의 데이터와 기억을 가로지르는 서사를 구현한다. 메타휴먼, 모션캡처, 생성형 AI 등 다양한 기술이 결합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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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루, 신인호 랜딩, 2026

이렇게 개관과 동시에 다양한 방식의 ‘뉴미디어’를 선보이며 새로운 출발을 알린 서서울미술관. 다른 분관들보다 훨씬 자유로운 외관만큼, 기존의 전시 형식에 머무르지 않는 실험적인 프로그램들을 이어갈 예정이다. 퍼포먼스, 사운드, 미디어아트 등을 아우르는 참여형 프로그램과 함께, 미디어 문해력과 창의적 사고를 확장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앞으로 또 어떤 방식의 전시와 퍼포먼스로 우리를 맞이할 지 기대해보자.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주소 서울특별시 금천구 시흥대로79길 65
운영 시간
화요일-금요일 10:00~20:00
주말·공휴일 하절기(3-10월): 10:00 – 19:00, 동절기(11-2월) 10:00 – 18:00
건축 더 시스템랩
웹사이트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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