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4일장, 아트부산 2024

창조적 휴양의 장으로의 초대

글로벌 아트페어 아트부산ARTBUSAN이 오늘(9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오는 12일까지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4일장, 아트부산 2024

국내 상반기 최대 아트페어로 손꼽히는 행사인 만큼 첫날부터 페어장을 찾는 인파로 입구가 북적였다. 경기 침체 여파로 미술 시장이 위축되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는 기우였다. 물론 아직 최종 성적표를 받아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신에서 우려했던 것에 비하면 아트부산을 찾는 인파는 분명 기대 이상이다. 최근 2030과 3040을 주축으로 새로운 컬렉터 세대가 등장했고, 아트부산은 이들을 타깃으로 지난 몇 년간 신선하고 새로운 변화를 지속해서 시도해왔다. 정석호 아트부산 이사는 지난해 디자인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간 아트부산 기간에 맞춰 휴가를 내어 부산을 찾는 컬렉터 문화가 자리 잡았다. VIP 프리뷰 방문은 작년 대비 24% 증가했다.”라며 아트부산과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았음을 이야기한 바 있다. 올해도 긍정적인 결과가 전망되는 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4일장’인 아트부산에서 눈여겨보면 더욱 재밌게 관람할 수 있는 포인트를 소개한다.

©ART BUSAN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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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페어 부스 섹션

올해로 13회를 맞이한 아트부산의 핵심은 20개국 129개의 갤러리가 참여하는 페어 부스이다. 아트페어는 작품을 판매하고 구매하는 세일즈의 장이다. 따라서 어떤 갤러리가 참여하는지에 따라 페어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아트부산은 ‘메인’, ‘퓨쳐’ 두 개의 섹션을 강화했다. 메인 섹션은 아트부산을 대표하는 부문으로 개관 3년 이상, 6회 이상의 기획 전시 이력을 보유한 갤러리를 선별했다.

올해 메인 섹션에서는 글로벌 미술계가 주목하고 있는 아시아 미술시장의 트렌드를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박서보, 하종현, 김윤신 등 국내 대표 작가를 소개한 국제갤러리, 2024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인 구정아 작가를 소개한 PKM 갤러리, 강요배, 송현숙, 장승택을 내세운 학고재 갤러리가 대표적이다. 더불어 입구 바로 앞에 자리한 가나아트는 한 명의 작가를 선보이는 단독 부스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실을 엮은 대형 설치 작업으로 알려진 일본 작가 시오타 치하루Shiota Chiharu가 그 주인공. 2020년 부산시립미술관에서의 전시 이후 무려 4년 만에 부산에서 큰 규모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한편 아트부산에는 3년 만에 참여한 조현화랑의 부스는 이배 작가를 비롯해 박서보, 키시오스가, 이광호, 이소연 작가와 함께 특별전으로 참여하는 강강훈 작가의 500호 대형 작품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앞날이 유망한 작가는 누구일지 궁금하다면 퓨처 섹션과 29개의 신규 참여 갤러리의 부스를 주목하자. 특히 베를린에 기반을 둔 소시에테는 루양 작가의 영상 작업을 선보였는데 회화, 조각 등 물성을 갖춘 작품의 판매 비율이 높은 아트페어의 성격을 고려한다면 영상 작업을 가져온 이들 부스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한편 갤러리 부스는 전체적으로 면적이 넓어졌는데 그 덕분에 쾌적하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페어의 품격을 높이다, 특별전 허스토리

Kang Kang Hoon, After Rain(240330). 2024. oil on canvas. 130x97cm

올해 아트부산은 기존 아트페어의 한계에서 벗어난 시도로 특별 전시 ‘커넥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문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디렉터를 선임했는데 주연화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가 디렉팅을 맡았다. 총 9개의 섹터로 구성된 특별전은 ‘아시아 아트신의 연대’ 그리고 ‘현시대 여성 아티스트’를 공통 주제로 페어장 곳곳에 분산되어 갤러리 부스로 연이어진 페어장을 환기시키는 역할도 한다. 그중에서도 아시아 현대미술 1세대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를 조명하는 전시 <허스토리HERSTORY>는 미술관의 기획 전시와 다르지 않는 수준을 자랑한다.

©ART BUSAN Inc.

쿠사마 야요이, 정강자, 샤오루, 아츠코 다나카, 김순기, 박래현, 박영숙 등 아시아 대표 여성 작가 뿐만 아니라 신디 셔먼, 제니 홀저, 키키 스미스 등 서구 대표 여성작가들의 작품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미술관보다는 작은 규모지만 작가들의 작품 핵심을 압축적으로 잘 담아낸 큐레이팅으로 눈길을 끈다. 이는 페어 구매자와 판매자부터 미술 관계자와 애호가 등 예술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를 연결하고자 하는 아트부산의 비전이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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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외에도 주진스, 탄핑, 천원지, 마수칭, 엔레이 등 중국 작가들이 참여한 <포커스 아시아: 중국>과, 이하은, 최원교, 빌리 크로스비, 대니 레이랜드, 웨이 (마가렛) 량 등 지역 작가 2인과 영국왕립예술대학교(Royal College of Art)작가 3인의 콜라보레이션 전시 <아트악센트 2024: The Fruit is Not There to be Eaten>도 주목할 만하다. 강강훈, 유명균, 장 보고시안, 존 지오르노, 정은주 등 다섯 명의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커넥트 전시도 지나치지 말고 시간을 들여 살펴보길 권한다.


아트페어도 식후경

아트페어는 체력전이다. 둘러봐야 할 갤러리 부스와 각 부스마다 소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다 보면 지치기 마련이다. 다리는 아프고, 눈은 건조하다 못해 뻐근할 지경이다. 글로벌 아트페어에 F&B 브랜드가 꼭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휴식에 대한 관객과 고객의 니즈를 채워주는 F&B 공간들도 아트페어의 또 다른 볼거리이자 즐길 거리이다. 대보름, 프루토 프루타, 카멜커피가 각각 3개의 스퀘어를, 키즈 라운지 앞에는 최근 서울에 상륙한 후쿠오카의 카페 노커피가 자리한다.

아울러 올해는 250평 규모의 컬렉터스 라운지도 운영한다. 이곳에는 부산을 대표하는 커피 브랜드 모모스커피와 부산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르 도헤, 그리고 티 브랜드 티컬렉티브와 로제 와인 브랜드 미누티가 새로운 미식 경험을 선사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선보이는 부산 아트 위크 프로그램도 추천한다. 프로그램 소개를 위해 제작한 브로슈어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오랜 역사의 갤러리부터 신진 갤러리의 위치와 정보가 적혀 있다. 또한, 수십 년간 한자리를 지키며 사랑받아온 ‘노포’에 대한 정보도 있으니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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