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디자인 어워드 2024 시상식

올해로 70회를 맞이한 iF 디자인 어워드는 역대 최다 출품작 수를 갱신하며 날로 커지는 영향력을 입증했다.

iF 디자인 어워드 2024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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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디자인 어워드는 올해부터 독일어가 아닌 영어로 진행한다. 제품, 커뮤니케이션, 패키지, 서비스 디자인, 건축, 인테리어, UI, UX, 전문 콘셉트 등 9개 부문에 걸쳐 수상작을 선별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전 세계 42개국에서 모인 디자인업계 종사자, 언론, 정치인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iF 디자인 어워드에는 전 세계 72개국에서 4970팀의 참가자가 1만 800개 프로젝트를 출품했으며, 23개국 132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총 2294개의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이 중 75개 작품이 골드로 뽑혔는데 종주국 독일이 23개 작품으로 가장 수상작이 많았고 일본(13개), 중국(9개) 등의 선전이 이어졌다. 지난 4월 29일 프리드리히슈타트 팔라스트(Friedrichstadt-Palast) 예술 극장에서 치른 시상식에선 다양한 소식을 잇따라 발표하며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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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이 열린 프리드리히슈타트 팔라스트 예술 극장.

무엇보다 올해 처음 제정한 평생공로상 수상자로 미스터 브라운, 디터 람스를 선정해 이목을 끌었다. 참석자들의 기립 박수 속에 무대에 오른 디터 람스는 “우리(디자이너)는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혀 이 시대의 진정한 디자인 구루다운 모습을 보였다. 크리스토프 뵈닝거(Christoph Böninger) iF 디자인 재단 이사장은 이날 디자인 학교의 커리큘럼 리뉴얼 및 혁신을 위해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짤막하게 소개했다. 이전에도 지속 가능성과 공공 가치, 혁신 등을 주제로 국제 교육 심포지엄을 진행한 재단은 2025년 〈새로운 커리큘럼을 위한 충격(Impulses for a New Curriculum)〉이라는 서적도 발간할 예정인데 디자이너가 기술, 문화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직군인 만큼 이런 행보는 상당히 설득력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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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에 올라 평생공로상을 수상하는 디터 람스.

시상식 사회를 본 우베 크레머링Uwe Cremering iF 디자인 CEO는 내년부터 지속 가능성을 심사 항목에 공식 포함한다고 발표하며 또 다른 변화를 예고했다. 한편 iF 디자인 어워드는 베를린의 가상현실 제작 전문 스튜디오 ‘아티피셜 로마(Artificial Rome)’와 협업해 수상작들을 감상할 수 있는 메타버스 ‘디자인 경험의 랜드마크(The Landmark of Design Excellence)’를 공개했다. 우베 크레머링은 “우리는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자들에게 현시대에 걸맞은 무대를 제공하고 싶었다. 이곳에서 다양한 디자인 토론을 진행하고 커뮤니티를 확장해 많은 사람이 획기적인 디자인을 만들 수 있도록 영감이 넘쳐나는 가상 공간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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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워드 사회를 맡은 우베 크레머링. 야스민 블레어(Yasmin Blair)가 공동 진행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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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당일 첫 공개한 iF 디자인 어워드의 메타버스.

시대의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려는 iF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시상식 다음 날 브라덴브루크 문 인근 AXICA 콘퍼런스 홀에서 열린 iF 디자인 트렌드 세미나에선 메타버스와 AI, 친환경 인터페이스와 소셜 네이처 관점으로 도시를 디자인하는 방식 등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iF 디자인은 이처럼 성공적인 ‘고희연’ 속에 세기의 어워드로 진화할 채비를 막 마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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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디자인 트렌드 세미나가 열린 AXICA는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했다. 이날 행사는 시상식과 마찬가지로 전석 매진되어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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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베 크레머링 iF 디자인 CEO
iF 디자인의 CEO가 된 지 3년이 흘렀다. 그사이 생긴 변화와 성장에 관해 이야기해달라.

지난 3년간 iF 디자인은 지속해서 영역을 확장해왔다. 우리는 미국 시장에 더 집중하기로 하고 지난해 뉴욕에 자회사를 설립했으며 올해는 글로벌 디자인 어워드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론칭했다. 매년 발행하는 트렌드 리포트와 새롭게 시작한 트렌드 콘퍼런스는 전 세계 디자인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실제로 해마다 발행하는 트렌드 리포트를 잘 보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다른 트렌드 리포트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짚어볼 필요는 있다.

iF 디자인 트렌드 리포트는 디자인 트렌드를 기술 및 사회의 흐름과 연관 지어 분석한다. 디자인이 다양한 산업과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독창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또한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트렌드의 맥락, 동인 및 시사점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사례 연구 및 예시와 더불어 제공한다. iF 디자인은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국제 조직이다. 따라서 보고서 역시 다양한 지역과 문화의 디자인 트렌드를 아우르며 글로벌 디자인 환경에 폭넓고 다양한 관점을 제공한다. 여러 디자인 분야를 고려해 총체적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도 장점이다. 우리는 다양한 디자인 영역 간의 상호작용과 트렌드가 디자인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깊게 탐구한다. 와일드디자인 그룹의 책임자 마르쿠스 와일드(Markus Wild)는 “이 보고서는 동시대 관점에서 디자인이 미래에 가져올 혁신적 기회와 가능성을 가장 유능하고 포괄적으로 요약해놓았다. 무엇보다도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창의적인 선구자들의 용기 있는 실제 사례를 통해 우리를 여정으로 안내한다”라는 근사한 평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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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갤럭시 Z 플립5 메종 마르지엘라 에디션’ 패키지로 올해 iF 디자인 어워드 골드를 수상했다. 삼성전자는 올레드TV ‘S95C’로 총 2개의 골드를 수상했고, 아워홈도 다회용 배달 보온 도시락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생성형 AI가 디자인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창작의 경계를 재정의하는 것이 디자인계의 최대 숙제 중 하나가 됐다. 이에 대한 iF 디자인의 생각을 듣고 싶다.

AI가 콘텐츠를 생성하는 동안 인간의 창의성이 프로세스를 인도함으로써 조화로운 협업이 보장될 거라고 본다. 디자이너를 비롯한 창작자는 질문을 신중하게 탐색해야 하며, 생성형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위축시키는 게 아니라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생성형 AI는 크리에이티브의 대체제가 아닌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지속 가능성도 빼놓을 수 없는 화두다.

올해 출품 경향만 봐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많은 기업과 디자이너들이 지속 가능한 제품과 콘셉트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이 이를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성 안에는 생태적 측면뿐 아니라 사회적 측면도 함께 내재되어 있다. 결국 사람과 지역사회의 삶을 개선하는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CEO로서 향후 iF 디자인 어워드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나갈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심사 항목 중 ‘영향력’을 ‘지속 가능성’으로 대체한 것이다. 이는 변화하는 디자인의 본질을 이해하고 신속히 행동으로 옮긴 디자이너들에게 일종의 보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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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DESIGN AWARD NIGHT 2024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52호(2024.06)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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