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베를린 디자인 위크가 주목한 이슈는?
BDW 2024 리뷰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5일까지 베를린에서 '베를린 디자인 위크'가 열렸다. 베를린은 최근 유럽 내에서도 디지털 프렌들리 도시로 주목 받고 있다. 기술과 디자인의 접점을 비롯해 베를린 디자인 위크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를 짚었다.
매년 봄 열리는 베를린 디자인 위크(Berlin Design Week, BDW)는 베를린을 비롯한 전 세계 디자인의 다양성을 소개하고 축하하는 연례 축제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기업, 교육 및 연구 기관의 창의적인 작품들을 선보이고 디자이너, 기업 및 단체가 최신 디자인 트렌드와 혁신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한다. 축제의 프로그램은 여러 장소에서 열리는 전시회와 강연, 프레젠테이션, 워크숍, 네트워킹 행사들로 다채롭게 구성했다. 올해 베를린 디자인 위크는 다시 한 번 디자인을 포괄적인 학제 간 융합을 비롯해 사회, 문화 및 기술을 통합함으로써 디자인의 혁신적 효과를 강조했다. 디자인의 다양성과 깊이를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플랫폼은 특히 연구, 산업, 비즈니스와 창의적인 분야를 결합한 실험적인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추었다.
BDW 2024, 무엇을 말했고 어디에서 열렸나?
올해 베를린 디자인 위크의 비전은 디자인을 단순한 미적 분야 뿐만이 아닌, 사회, 기술 생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수단으로서 디자인을 포괄적으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올해 베를린 디자인 위크가 내세운 ‘인사이트(Insights)’라는 주제는 디자인의 복잡한 맥락을 탐구하고 시각화하는 수단으로 인식함으로써 성찰과 집중을 촉구하는 것이었다. 이 테마를 통해 참가자들은 현재 작업 중에 작품 개발 과정에 대한 인사이트를 관람객에게 제공했다. ‘인사이트’는 창의적인 프로세스 외에도 디자인이 어떻게 사회적, 기술적, 생태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과정을 펼쳐냈다.
베를린의 남동쪽 오버쇤바이데(Oberschönweide)에 위치한 페터-베렌스-바우(Peter-Behrens-Bau)는 올해 행사를 위한 완벽한 장소가 되었다. 이 인상적인 건물은 베를린 디자인 산업의 진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베를린 디자인 위크의 총괄 디렉터인 알렉산드라 클라트(Alexandra Klatt)는 “페터-베렌스-바우는 디자인의 다양한 측면을 탐구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에 이상적인 장소입니다. 선구적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피터 베렌스가 설계한 이 인상적인 건물은 디자인과 사회 사이의 연결을 상징합니다. 베를린 디자인 위크에서 특히 마음에 와 닿는 부분입니다.”라고 언급했다. 행사가 종료된 이후 이 건물은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생태적,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한 디자인 산업의 이웃이 될 예정이다.
BDW 2024의 다섯 가지 포인트
Point 1. 베를린 디자인 데이
베를린 디자인 협회와 베를린 디자인 위크가 주최하는 디자인 컨퍼런스인 ‘BERLIN DESIGN DAY’는 베를린 디자인 위크의 출발을 알리는 행사로, 4월 27일 피터-베렌스-바우 스튜디오에서 개최되었으며 8명의 연사가 20분 동안 성공적인 디자인 솔루션의 과정과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강연부터 모범 사례까지, 베를린 디자인 데이는 디자이너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신기술을 사회적 혜택으로 전환하며, 성공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실현하는 방법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Point 2. 디자인 + 과학
베를린 디자인 위크의 고유한 포맷인 ‘DESIGN+SCIENCE’는 과학과 연구의 접점에서 디자인의 중심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전시와 강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중에서도 세계 최고의 전산 디자인 심포지엄(CDFAM)의 주최자인 듀안 스콧Duann Scott이 전산 디자인의 최신 발전과 혁신적인 제조 방법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했다.
철도 차량 제조업체인 Alstom은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비전을 발표했다.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MRI 스캔 전 진정제를 사용하지 않고 대신 재미있는 방식으로 불안감을 줄이는 등 어린이에게 적합한 의료 영상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했다. 베를린의 물 전문가인 랄프 스테그(Ralf Steeg)와 전략가 얀 미루스(Jan Mirus)는 도시 수로 녹화를 위한 개념을 발표했고, 로봇공학의 선구자인 세바스찬 보이트(Sebastian Voigt)는 의자를 예로 들어 세 가지 로봇 프로세스의 조합을 통한 새로운 제조 방식에 대해 발표했다.
(오른쪽) MYRIAD, Where we connect. Courtesy. Interactive Media Foundation. © Moritz Bernoully
또한 4명의 디지털 미디어 디자이너가 설치 작품을 통해 디자인, AI, VR의 경계를 허물고, 쾰른에 본사를 둔 Wahnsinn Design GmbH가 라이브 ‘UX 상담’을 진행해 주목을 끌었다.
Point 4. 디자인 위크 마켓
베를린 디자인 위크 마켓도 4월 27일부터 28일까지 열렸다. 올해 행사에서도 방문객들은 인테리어와 주얼리부터 산업 및 패션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켐니츠에 본사를 둔 브랜드 ‘Rowac’이 다시 시장에 내놓은 상징적인 ‘Rowac-스툴(바우하우스 스툴)’이 대표적이다. 코스타리카의 디자인 스튜디오 ‘Bodega’는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 ‘Liagavi’와 협업하여 만든 금속으로 만든 일상적인 오브제를 선보였다.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중국 도예가 ‘Fēier Wáng’은 토기와 도자기로 만든 핸드메이드 오브제와 일상용품을 선보였고, 네덜란드의 ‘Ninety Furniture’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한 가구 컬렉션을 선보였다.
Point 4. 제품과 가구 디자인
브랜드 ‘Bottone’가 자체 쇼룸에서 데뷔 컬렉션을 선보였다. ‘Michele’와 ‘Daniele Luciano Ferrazzano’ 형제의 가구는 이탈리아 포스트모더니즘과 독일 바우하우스에서 영감을 받아 그들의 스타일 요소를 현대적인 디자인에 녹여냈다. SellaBerlin은 ‘Franz Polzhofer’가 기획한 전시를 날레파스트라세(Nalepastraße)에 있는 풍크하우스(Funkhaus)에서 선보였고, Polzhofer 컬렉션의 론 아라드, 프랭크 게리, 에일린 그레이 등 디자이너의 엄선된 좌석 가구를 한자리에 모아 전시했다.
TON Deutschland는 회사의 역사와 리브랜딩을 소개했다. 1861년부터 벤트우드 가구로 유명한 TON은 이틀 동안 자체 쇼룸에서 브랜드의 새로운 방향성을 발표했다. 스웨덴 대사관에서 열린 <Swedish Glass Design RE:IMAGINED> 전시에서는 전통적인 디자인 제조업체인 Orrefors와 Kosta Boda의 현대적인 식기 및 인테리어 제품을 소개하며 두 브랜드가 발전한 스토리를 들려줬다.
Point 5. 젊은 디자인의 시각
베를린 예술대학 디자인 학부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designtransfer’는 Shay Alkalay 교수(Raw Edges), Ian Ferguson 교수, Ineke Hans 교수, 제품 디자인 Holger Neumann 교수의 지도 아래 다양한 디자인 및 주제 그룹에서 선정된 학기 및 단기 프로젝트와 최종 프로젝트를 중간 프로젝트 기간에 선보였다.
(오른쪽) Berlin International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 University of the future, Photograph from the Projects ©Orhan Kolukisa
베를린 예술대학
베를린 국제응용과학대학교는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 및 그래픽 디자인 학생들이 사회 및 기술 변화가 고등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시각화하는 학제 간 프로젝트에 반영된 ‘미래의 대학’에 포커스를 맞췄다. 동시에 ‘Punk & Participation’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사용하여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토론을 독려했다. 힐데스하임의 호크 디자인 학부는 메트로폴렌하우스에 위치한 자체 쇼룸에서 지난 두 학기의 뛰어난 최종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깨달음을 통한 열매부터 우주 쓰레기 수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디자인 솔루션을 선보이며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오른쪽) Faceted lamp REQUIET
한편, 베를린 응용미술박물관에서 열린 전시 <NEXT. Young European Design>는 미래의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다루는 유럽의 젊은 디자인 인재들의 작품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