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쿠튀르의 신예, 안드레아 브라에스쿠 (Andreea Braescu)
긴 제작 기간과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컬렉터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젊은 조명 디자이너가 있다. 바로 안드레아 브라에스쿠다. 그녀의 작품은 하나하나가 수작업이라는 점에서 놀랍다. 150개의 잎으로 이루어진 작은 샹들리에를 완성하는 데는 약 2주가 걸린다. 대형 맞춤형 조각들은 길이가 5m가 넘고, 1000개가 넘는 개별 요소를 지니고 있다. 어떤 조명은 제작에 3개월까지 걸린다. 기성품이 아니라 주문받은 후...
긴 제작 기간과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컬렉터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젊은 조명 디자이너가 있다. 바로 안드레아 브라에스쿠다. 그녀의 작품은 하나하나가 수작업이라는 점에서 놀랍다. 150개의 잎으로 이루어진 작은 샹들리에를 완성하는 데는 약 2주가 걸린다. 대형 맞춤형 조각들은 길이가 5m가 넘고, 1000개가 넘는 개별 요소를 지니고 있다. 어떤 조명은 제작에 3개월까지 걸린다. 기성품이 아니라 주문받은 후 고객의 취향을 반영해 제작하기 때문에 ‘비스포크bespoke 조명’이라 불리기도 한다. 공예와 디자인, 예술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는 지금, 은행잎을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제작해 연결하는 징코Ginkgo 조명은 아트 퍼니처 시장의 니즈와 잘 맞아떨어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자연의 형태를 실제 크기로 재현한 작품은 컬렉터뿐 아니라 리빙, 오브제와 관련한 디자인 신에서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나뭇잎 틀을 사용해 제작한 포슬린 은행잎 모형은 장인의 손으로 다듬기 때문에 모두 모양이 조금씩 다르며 실제와 같은 정교함을 자랑한다. 루마니아 수도 부카레스트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 움직인다. 그녀에게 디자인은 곧 테크닉과 기술, 수학과 예술의 결합이다. 무엇보다 늘 자연에서 영감을 받고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자연의 생명력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려는 브라에스쿠는 자연 구조의 무한한 복잡성 속에 담긴 수학적 규칙을 조명 디자인에 적용한다. 얼핏 보면 나뭇잎이 유기적인 형태로 자유로이 배치된 것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잎은 정확히 빛을 반사하도록 지정된 위치에 배치되어 있다. 제작 방식에서도 ‘일부러’ 기성품의 모양새를 지우려고 한다는 것이 그녀의 얘기다. 작품에서 보여지는 나뭇잎의 패턴에는 세밀하게 계산한 의도와 질서가 있다. 그녀가 현재 자주 사용하는 은행나무 모티브는 활력과 장수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포슬린이라는 소재는 찰떡궁합이라고. 물론 이제 데뷔한 지 2년밖에 안 된 그녀에게 소재는 아직 무한하다. 은행나무잎 덕에 성공적인 조명 디자이너로 자리 잡은 그녀의 다음 아이템은 목련에서 영감을 받은 조명이다. 올해 말에는 연약하면서 우아한 목련의 꽃잎으로 구성한 조명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 단순히 목련 형태나 컬러를 본뜬 것이 아닌, 가장 우아하면서도 가장 최신의 기술로 디자인한 그녀의 작품은 조명의 오트 쿠튀르 시대를 알리고 있다.
그곳은 현재 어떤 상황인가?
당연히 코로나19의 타격이 있는데 일의 형식에 따라 강도가 다르다. 혼자 작업하는 예술가에 비해 팀으로 작업하는 경우 피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면서 공방에서 함께 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처럼 팀으로 여럿이 함께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업무의 효율성이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가장 최근에 진행한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최근 스위스의 대형 빌라의 조명 작업을 마쳤다. 거실과 주방, 침실, 욕실, 계단 이렇게 5개 공간에 설치될 5가지 은행잎 조명을 제작했는데 건물의 외관과 주변 자연과의 관계를 고려해 작업해 달라고 한 클라이언트의 요구 덕분에 개인적으로 매우 특별했던 작업이다.
비대면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이에 대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인간의 접촉은 없어질 수 없으며 관계를 맺는 데 매우 중요한 행위다. 신체적 거리 두기는 지키면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손으로만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의 새로운 소통 방식을 찾아야 한다.
글 양윤정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