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가 된 북 디자이너,〈낯선 골목길을 걷는 디자이너〉

〈낯선 골목길을 걷는 디자이너〉는 영남대학교 교수이자 북 디자이너인 정재완이 월간 〈대구문화〉와 일간지 〈영남일보〉에 연재한 글을 엮은 에세이집이다.

산책자가 된 북 디자이너,〈낯선 골목길을 걷는 디자이너〉

〈낯선 골목길을 걷는 디자이너〉는 영남대학교 교수이자 북 디자이너인 정재완이 월간 〈대구문화〉와 일간지 〈영남일보〉에 연재한 글을 엮은 에세이집이다. 2009년 대구로 터를 옮긴 저자가 골목길을 걸으며 마주친 도시의 면면을 글과 사진으로 옮긴 이 책은 지역 기반 디자이너의 당사자성이 드러나는 보기 드문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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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경.

저자에게 대구라는 도시는 추상적인 구호나 인상으로 부유하는 대신 바닥에 새겨진 돌의 흔적에서부터 벽에 걸린 크고 작은 글자까지 온몸으로 감각하는 대상이다. 아파트와 쪽방, 간판과 현수막 같은 일상의 풍경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그 안을 들여다보는 저자의 시선을 좇다 보면 디자인이 단순한 포장이나 겉치레가 아니라 삶의 최전방에 맞닿아 있는 매개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공모전 사례를 통해 작가의 이름 뒤에 가려진 북 디자이너의 역할을 조명하는 대목이나 〈훈민정음〉 책의 디자인사적 가치를 논하는 부분에서는 디자이너로서의 전문성이 돋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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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길을 걷는 디자이너> 북토크 현장.

한편 동명의 제목으로 지난 5월 3일부터 26일까지 대구 무영당에서 연 개인전은 저자의 견해를 디자인 작업으로 치환해 선보이는 자리였다. 전시 기간 동안에는 연계 강연과 미니 포럼이 이어졌다. ‘미니’라는 수식어에서 드러나듯이 심층적이고 학술적이라기보다는 삶의 지형을 살피고 일상의 사례를 단편적으로 기록하는 시간이었다.

포도밭출판사 대표 최진규의 강연 ‘옥천의 낯선 길을 걷는 디자이너’는 지역 디자인에 관한 담론을 대구 바깥으로 확장했고, 디자인 저술가 전가경은 미니 포럼 ‘지역의 시각 디자인을 말하는 몇 가지 방식들’을 통해 책에서 부분적으로 언급하거나 미처 다루지 못한 대구 디자인의 사례를 여러 연사들과 함께 돌아보며 지역 기반 디자인의 서술과 기록 가능성을 점치는 자리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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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골목길을 걷는 디자이너〉

글·디자인 정재완
출판사 안그라픽스
판형 112×180mm
발행일 2024년 4월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52호(2024.06)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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