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빵집, 오월의 종

오월의 종은 건축주의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한 권의 노트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멋진 작업 의뢰서를 받은 오온 건축사무소 김종유 대표는 빵을 굽고 발효시키는 과정을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건축물에 은유했다.

반가운 빵집, 오월의 종

건축주와 건축가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신뢰다. 가용 예산이나 공사 기간은 차치하고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는 관계가 형성될 때 비로소 고유성과 진정성이 깃든 건축물을 구축할 수 있다. 오월의 종은 건축주의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한 권의 노트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멋진 작업 의뢰서를 받은 오온 건축사무소 김종유 대표는 빵을 굽고 발효시키는 과정을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건축물에 은유했다. 흔적이 쌓이면서 깊이감을 더하는 구로 철판을 주재료로, 건물 내외부에 거칠고 검박한 질감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밀가루 반죽처럼 타일에 손맛을 더한 외장재. 시간과 계절에 따라 표면의 질감이 달리 보이는 건물 외관 상단에는 건축주가 오랜 시간 갖고 있던 주물 종을 고정해 멀리서도 한눈에 빵집을 찾을 수 있다. 건물은 빵을 반죽하고 숙성하는 지하 1층, 빵을 굽고 판매하는 1층, 직원들을 위한 공간인 2층으로 구성했으며, 지하부터 옥상까지 관통하는 작은 중정을 두어 모든 층에서 자연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52호(2024.06)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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