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가 주목한 벽돌 건축 6

브릭 어워드(BRICK AWARD) 2026 수상작

지난 6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전 세계 가장 창의적인 벽돌 건축을 조명하는 브릭 어워드 2026 수상작이 발표됐다. 규모와 용도는 다르지만, 모두 벽돌을 통해 장소성과 지속가능성을 확장했다. 올해 수상작 여섯 개를 소개한다.

지금, 세계가 주목한 벽돌 건축 6

벽돌은 인류가 가장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건축 재료 가운데 하나다. 구조를 지탱하는 역할은 물론, 쌓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공간과 입면을 만드는 디자인 요소로도 활용돼왔다. 디지털 기술과 새로운 소재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오늘날에도 벽돌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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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ehouse and Offices for Clase Azul La Hacienda Jalisco © César Béjar

브릭 어워드(Brick Award)는 전통적인 건축 재료인 벽돌이 현대 건축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조명하는 국제 건축상이다. 건축 자재 기업 비너베르거(Wienerberger)가 주관하며, 2004년부터 격년으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다. 2026년에는 21개국 849개 프로젝트 가운데 50개가 최종 후보에 올랐고, 다섯 개 부문 수상작과 특별상 한 점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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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na Birgit © Luis Diaz Diaz

올해 수상작은 벽돌을 단지 구조재나 마감재로 다루지 않는다. 오래된 기와와 벽돌을 다시 쌓아 장소의 기억을 잇고, 지역의 기후에 대응하는 공간을 만들며, 산업시설과 교육 프로젝트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규모와 용도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 벽돌이라는 재료를 통해 장소성과 지속가능성을 새롭게 해석했다. 대상부터 특별상까지, 올해 브릭 어워드가 선정한 여섯 개의 수상작을 소개한다.


베트남, Dạo Mẫu Museum & Temple

건축 arb architects
위치 베트남 하노이
완공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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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ạo Mẫu Museum & Temple © Trieu Ch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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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ạo Mẫu Museum & Temple © Trieu Chien
자연과 역사를 엮다

대상은 베트남 하노이 외곽 속선(Sóc Sơn)에 자리한 다오 머우 박물관 & 사원(Dạo Mẫu Museum & Temple)에 돌아갔다. 베트남 토착 신앙인 다오 머우를 기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박물관과 사당, 정원이 한 부지 안에서 이어진다. 부지에는 전통 민속극 쩨오(Chèo) 배우이자 민속예술가인 쑤언 힌(Xuân Hinh)의 옛집과 50년 된 리치 과수원이 자리한다. 기존 주택과 새 건물, 사원은 회랑으로 연결된다. 과수원 사이에는 긴 담장과 12m 높이의 탑 다섯 채가 들어선다. 회랑을 따라 이어지는 빛과 그림자의 변화는 전통 사원의 공간감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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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ạo Mẫu Museum & Temple © Trieu Ch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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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ạo Mẫu Museum & Temple © Trieu Chien

건물을 이루는 재료는 모두 오래된 기와다. 도시화로 철거된 인근 마을 가옥에서 3년에 걸쳐 모은 약 600만 장의 기와를 벽과 탑에 다시 쌓았다. 모르타르와 철근으로 구조를 만들고, 세 가지 조적 방식을 조합해 직물을 엮은 듯한 입면을 완성했다. 철거된 주택의 기와는 새로운 건축 안에서 지역의 기억을 잇는 재료가 됐다. 과거를 존중하면서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한 프로젝트.


스페인, Ca na Birgit

건축 TEd’A arquitectes
위치 스페인 마요르카 칼비아
완공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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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na Birgit © Luis Diaz Di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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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na Birgit © Luis Diaz Diaz
가장 중요한 것을 향한 집

마요르카 절벽 끝에 자리한 단독주택 카 나 비르깃(Ca na Birgit)의 대지는 지중해를 향한 탁 트인 전망과 인접 주택으로부터의 사생활 확보라는 상반된 조건을 안고 있었다. 건축가는 두 개의 두꺼운 평행 벽돌 벽을 세워 시선은 바다를 향해 열고, 외부에서는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계획했다. 현관문을 열면 시선은 집을 가로질러 곧장 바다로 이어지고, 입구 양쪽의 반원형 벽돌 벽이 감싼 작은 정원은 거리의 시선을 차단하면서도 실내에서는 녹지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벽돌은 실내에서도 공간을 이루는 핵심 재료다. 비내력벽에는 벽돌을 90도 돌려 쌓아 유공을 드러냈고, 환기가 필요한 곳은 그대로 비워두고 나머지는 미장으로 마감했다. 벽난로와 붙박이 가구, 주방 상판, 수납장까지 모두 벽돌로 만들어 하나의 재료가 공간 전체의 일관성을 부여한다. 단순한 구성만으로 복잡한 조건을 해결한 주거 프로젝트.


스페인, Social Atrium – 54 Dwellings in El Besòs

건축 Peris + Toral Arquitectes & L3J
위치 스페인 바르셀로나
완공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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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Atrium – 54 Dwellings in El Besòs © José Hevia
단순함이 만든 다양한 삶

바르셀로나 엘 베소스(El Besòs) 지역에 들어선 소셜 아트리움(Social Atrium)은 54세대를 위한 사회주택이다. 건물은 4층 저층동과 10층 타워로 구성되며, 중심에는 지붕까지 이어지는 바이오클라이매틱 아트리움이 자리한다. 이 중정은 빛과 바람을 건물 깊숙이 끌어들이고, 공기가 건물 전체를 순환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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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Atrium – 54 Dwellings in El Besòs © José Hev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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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Atrium – 54 Dwellings in El Besòs © José Hevia

내외부에는 밝은색의 수제 벽돌을 사용했다. 솔리드 벽돌과 타공 벽돌이 반복되는 입면은 카탈루냐 전통 건축 양식에서 영감을 받았다. 벽돌의 축열 성능은 계절에 따른 실내 온도 조절에도 기여한다. 세대 간 경계벽에 내력 구조를 집중시켜 입주자의 필요에 따라 평면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도록 했으며, 어떤 배치에서도 교차 환기가 가능하다. 5층 공용 테라스와 10층 전망 공간은 거주자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계획됐다. 사회주택에서도 공간의 품질과 지속가능성이 양립할 수 있음을 보여준 프로젝트.


멕시코, Warehouse and Offices for Clase Azul La Hacienda Jalisco

건축 ATELIER ARS
위치 멕시코 할리스코
완공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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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ehouse and Offices for Clase Azul La Hacienda Jalisco © César Béj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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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ehouse and Offices for Clase Azul La Hacienda Jalisco © César Béjar
풍경처럼 열린 산업시설

멕시코 프리미엄 테킬라 브랜드 클라세 아줄(Clase Azul)의 생산시설과 사무 공간. 증류소는 블루 아가베가 자라는 화산지대에 자리하며, 건물은 주변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계획됐다. 철분이 풍부한 붉은 화산토의 색을 담기 위해 지역에서 생산한 수제 벽돌과 현장 굴착 과정에서 나온 자연석을 사용했고, 카탈루냐식 볼트와 내력 벽돌 벽, 버트레스 같은 전통 조적 기법을 현대적인 구조와 결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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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ase Azul Méx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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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ehouse and Offices for Clase Azul La Hacienda Jalisco © César Béjar

가장 큰 특징은 점토 기와를 덮은 톱니형 지붕이다. 대형 철골 구조 위에 흙빛 기와를 얹어 건물이 주변 지형과 연속된 풍경처럼 이어지도록 했다. 동쪽에서 바라보면 건물은 하나의 ‘세라믹 지평선’을 이루며, 산업시설과 자연의 경계를 허문다. 심사위원단은 이 프로젝트를 두고 “풍경인 동시에 인프라이며, 기념비적이면서도 겸손한 건축”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Endless Brick Playground

건축 Prof. Lichao Chen & students from the China Academy of Art Hangzhou, China
위치 중국 항저우
완공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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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less Brick Playground © China Academy of Art
벽돌로 만드는 공간 실험실

이번 브릭 어워드 수상작 가운데 가장 독특한 프로젝트다. 단일 건물이 아니다. 중국미술학원(CAA) 샹산 캠퍼스에서 10여 년간 이어져 온 조적 실습 프로그램 자체가 수상 대상이다. 학생들은 30×15m 규모의 부지에서 벽돌과 모르타르만을 사용해 구조물을 설계하고 시공한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기존 구조물 일부를 해체하고, 회수한 벽돌로 새로운 구조물을 만드는 과정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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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less Brick Playground © China Academy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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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less Brick Playground © China Academy of Art

2014년부터 지금까지 약 48개의 구조물이 만들어졌으며, 현재는 26개가 남아 있다. 벽과 계단, 미끄럼틀, 벽난로, 볼트 구조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학생들은 자신이 직접 만든 구조물을 오르내리며 벽돌의 물성과 공간감을 몸으로 익힌다. 설계와 시공, 해체와 재사용을 하나의 과정으로 경험하는 이 프로젝트는 완성된 결과보다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에 주목한다. 벽돌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살아 있는 실험장.


벨기에, Kortrijk Infill Project

건축 MAKER architecten
위치 벨기에 코르트레이크
완공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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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cial and urban infill project in Kortrijk © Stijn Bollaert
벽돌이 이어가는 장소의 기억

올해 처음 신설된 특별상은 벨기에 코르트레이크의 도시 인필 프로젝트(Kortrijk Infill Project)가 차지했다. 1920년대 영국식 가든시티를 모델로 조성된 공공주택 단지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도시재생 프로젝트다. 기존 거리의 규모와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주거를 더하는 방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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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cial and urban infill project in Kortrijk © Stijn Bollaert

프로젝트 핵심은 기존 건축에서 나온 재료를 최대한 보존하고 다시 사용하는 데 있다. 기존 건물을 조심스럽게 해체해 약 1,100㎡의 기와를 회수하고 새 지붕에 사용했다. 벽돌은 외장재로, 손상된 조각은 게비온의 충전재로 활용했다. 새 건물에는 석회-시멘트 혼합 모르타르를 사용해 미래에도 벽돌을 다시 분리하고 재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줄눈을 일부러 깨끗하게 마감하지 않은 입면에는 오래된 벽돌과 새 벽돌이 공존하며, 장소가 지나온 시간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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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cial and urban infill project in Kortrijk © Stijn Bollaert

민속 신앙을 위한 사원부터 절벽 위 주택, 사회주택, 산업시설, 교육 프로젝트, 도시재생까지. 여섯 작품의 규모와 용도는 모두 다르다. 그러나 공통점도 분명하다. 오래된 기와를 다시 쌓고, 지역의 재료를 적극 활용하며, 해체와 재사용까지 건축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비너베르거 CEO 하이모 쇼이흐(Heimo Scheuch)는 “오래된 재료가 기후변화와 현대 주거라는 과제에 답하면서도 경이와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고 총평했다. 가장 오래된 건축 재료인 벽돌은 여전히 가장 동시대적인 가능성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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