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일간의 여정, 새로운 아우디의 모델 제작기
아우디의 하이브리드 슈퍼카, '누볼라리'
아우디는 몬테레이 카 위크에서 고성능 하이브리드 슈퍼카 ‘누볼라리’를 공개했다. 1,001마력의 강력한 성능과 첨단 하이브리드·공력 기술,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적용했으며, 첫 스케치부터 주행 가능한 프로토타입 완성까지 단 405일이 걸렸다. 모터스포츠 기술과 신속한 협업을 바탕으로 아우디의 미래 슈퍼카 방향성을 제시한 모델이다.

매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테레이 반도 일대에서는 ‘몬테레이 카 위크(Monterey Car Week)’가 열린다. 이 행사는 단순한 자동차 행사를 넘어 자동차 경매와 레이싱, 브랜드 론칭, 클래식카 전시 등 자동차 전체 문화를 아우르는 세계적인 축제로 알려져 있다. 또한 어디에서나 볼 수 없는 희귀한 자동차는 물론이고, 역사적인 레이싱카까지 만나볼 수 있어 ‘자동차 애호가를 위한 크리스마스’라고도 불린다. 올해 이곳에서 아우디가 새로운 하이브리드 슈퍼카 ‘누볼라리(Nuvolari)’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아우디가 만든 고성능 하이브리드 슈퍼카, 누볼라리

‘더 퀘일 모터스포츠 개더링(The Quail, A Motorsports Gathering)’은 퀘일 롯지 앤드 골프 클럽(Quail Lodge & Golf Club)에서 열리는 하이엔드 슈퍼카와 클래식카 중심의 프리미엄 모터스포츠 쇼로, 몬테레이 카 위크를 대표하는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이곳에서 공개된 누볼라리는 아우디가 지금까지 만든 양산차 가운데 가장 빠르고 강력한 모델이다.

차의 이름은 전설적인 레이싱 드라이버 ‘타치오 누볼라리(Tazio Nuvolari)’를 기리기 위해 붙여졌다. 아우디의 전신인 아우토 우니온(Auto Union)과 깊은 인연을 맺으며 수많은 명승부를 이끌었던 그에 대해 포르셰의 설립자인 페르디난트 포르셰(Ferdinand Porsche)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드라이버”라고 평가한 바 있다.

역사적인 레이싱 드라이버의 이름을 이어받은 만큼, 누볼라리는 아우디의 최신 기술을 집약한 모델이다. 아우디 최초의 고성능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을 탑재한 슈퍼카로, 브랜드의 기술 발전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동시에 아우디가 지향하는 미래를 보여주는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우디의 CEO인 게르놋 될너(Gernot Döllner)는 “‘누볼라리는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라는 아우디의 철학이 어떻게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라며 신차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성능 역시 이름에 걸맞게 압도적이다. 4.0L V8 바이터보 엔진과 세 개의 액셜 플럭스 전기모터를 결합해 최고출력 1,001마력을 발휘한다. 최대 10,000rpm까지 회전할 수 있는 엔진을 바탕으로 최고 속도는 시속 350km가 넘는다. 또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6초이며, 200km까지는 고작 6.8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여기에 포뮬러원에서 영감을 받은 하이브리드 기술과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강력한 주행 성능과 효율적인 에너지 운용을 동시에 추구했다. 특히 조향각과 가속도, 선회 각속도, 노면 접지력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접지력 상실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는 ‘콰트로 프레딕티브 라이드(Quattro Predictive Ride)’는 세계 최초로 적용된 기술이다. 시스템은 예측된 주행 상황에 따라 브레이크, 토크 배분, 공력 장치를 제어해 주행 성능을 최적화한다.

그와 더불어 주행 상황에 따라 공기저항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액티브 에어로다이내믹스(Active aerodynamics)’ 기술을 통해 성능과 효율성에 조화를 꾀했다. 모터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제동 시스템 역시 안정적이고 일관된 제동 성능을 확보하는데 기여한다. 이처럼 양산을 앞둔 차량에 다양한 기술을 집약해 극한의 주행 상황에서도 높은 안정성과 정밀한 움직임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시대에도 슈퍼카만이 선사할 수 있는 감성과 주행 경험을 이어가려는 아우디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아우디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마시모 프라스셀라(Massimo Frascella)는 누볼라리를 가리켜 “기술의 힘을 증명한다”라고 설명한다. 그가 말하는 힘은 단순히 높은 성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흥분을 불러일으키고, 도전을 제시하며, 정신을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면서 용기와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게 하는 힘을 뜻한다. 아우디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마시모 프라스셀라(Massimo Frascella)는 누볼라리를 가리켜 “기술의 힘을 증명한다”라고 설명한다. 그가 말하는 힘은 단순히 높은 성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흥분을 불러일으키고, 도전을 제시하며, 정신을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면서 용기와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게 하는 힘을 뜻한다.

특히 티타늄 색상은 누볼라리의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아우디 콘셉트 C와 2026년 아우디 포뮬러원 레이싱카를 시각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 레이싱의 역사를 되새기는 이름 아래 첨단 하이브리드 기술과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기반으로 미래를 바라보게 만드는 아우디의 누볼라리는 아우디가 생각하는 미래의 슈퍼카가 어떤 모습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스케치부터 주행 가능한 프로토타입 완성까지, 405일의 여정
압도적인 성능으로 주목받은 누볼라리에는 ‘405’라는 숫자가 함께 따라붙는다. 이는 첫 스케치가 완성된 순간부터 주행 가능한 프로토타입이 완성되기까지 걸린 개발 기간을 의미한다. 브랜드의 미래를 보여주는 슈퍼카를 불과 1년 남짓한 시간 안에 완성했다는 사실은 자동차 업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짧은 기간 안에 개발을 마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엇보다 분야를 넘나드는 신속한 협업이 있었다.

디자인과 차량 기술, 공기역학, 파워트레인 분야의 전문가들은 프로젝트 초기부터 하나의 소규모 전담팀을 구성해 긴밀하게 협력했다. 간결한 의사소통 구조와 빠른 의사 결정, 그리고 각 분야의 유기적인 통합이 이루어지면서 개발 프로젝트는 놀라운 속도로 진행될 수 있었다. 마시모 프라스셀라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는 “올바른 사고방식과 긴밀한 팀워크가 있다면 어떤 타협 없이도 신속하게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아우디의 본거지인 잉골슈타트(Ingolstadt)에서 초기 설계가 이루어진 이후 개발 과정은 유럽 곳곳을 오가며 이어졌다. 핀란드 라플란드(Lapland)에서는 기술 시연 차량을 이용한 혹한기 테스트가 진행되었고, 독일 네카르줄름(Neckarsulm)에서는 경량 구조 제작이 이루어졌다. 이후 잉골슈타트의 풍동(Wind tunnel)에서 공기역학 성능을 검증했고, 스페인 남부에서는 서스펜션을 세밀하게 튜닝했으며, 마지막으로는 이탈리아 나르도(Nardò)에서 고속 주행 테스트를 진행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역과 분야를 넘나들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협업을 이어간 것이다.

여기에 아우디의 포뮬러원 드라이버들이 개발 과정에 참여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들은 실제 주행을 통해 공력 성능과 차량의 주행 특성을 점검하며 개선 과정에 의견을 제공했다. 405일 만에 제작된 프로토타입의 첫 시험 운전은 나르도 기술 센터(Nardò Technical Center)의 고속 트랙에서 이루어졌다.

운전대를 잡은 가브리엘 보르톨레토(Gabriel Bortoleto)는 차량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며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그는 시험 주행을 마친 뒤 “차가 매우 빠르다”라며 “엔진 소리가 환상적이다. 이 느낌을 더 오래 느껴보고 싶다”라고 누볼라리의 주행 감각을 극찬했다. 동료 드라이버인 니코 휠켄베르크(Nico Hülkenberg) 역시 노이슈타트 안 데어 도나우(Neustadt an der Donau) 테스트 트랙에서 누볼라리를 운전한 후 “가속력과 1,000마력이 넘는 전체 시스템 출력은 정말 압도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올해 6월 프랑스 앙티브(Antibes)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누볼라리는 이어 모나코에서 열린 포뮬러원 그랑프리를 통해 처음으로 일반 도로 주행에 도전했다. 노이슈타트 안 데어 도나우에서 이어서 이곳에서도 니코 휠켄베르크가 양산 직전 프로토타입의 성능과 사운드를 포뮬러원의 상징적인 무대에서 공개하며 전 세계 자동차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CEO인 게르놋 될너는 누볼라리의 첫 주행을 위해 이보다 더 적합한 장소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우디의 미래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누볼라리는 499대 한정 생산될 예정이며, 첫 고객 인도는 2027년 상반기로 계획되어 있다. 아직 본격적인 양산과 고객 인도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공개 이후 이어진 다양한 행사와 시범 주행만으로도 전 세계 자동차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모터스포츠에서 축적한 기술과 첨단 하이브리드 시스템, 그리고 405일이라는 이례적인 개발 기간까지 더해진 누볼라리는 아우디가 새로운 시대의 슈퍼카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