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윈 제로가 말하는 기술로서의 옷

골드윈 0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누르 압바스와 함께한 디자인 토크

골드윈 0(Goldwin 0)가 ‘보온(Insulation)’을 주제로 한 2026 FW 컬렉션을 선보였다. 공기를 활용한 새로운 보온 방식부터 의복의 형태와 기능에 대한 실험까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누르 압바스(Nur Abbas)가 생각하는 ‘기술로서의 옷’은 어떤 모습일까?

골드윈 제로가 말하는 기술로서의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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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윈 0 2026 FW 캠페인 에디토리얼 이미지

인류가 옷을 입기 시작한 것은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초기의 의복은 동물의 가죽이나 식물에서 얻은 재료로 몸을 감싸 추위와 외부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이후 중세와 산업혁명을 거치며 소재와 제작 기술이 발전했고, 의복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현대에 들어서는 공학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기술이 더해지며 의복의 기능도 한층 정교해졌다. 우리가 매일 입는 티셔츠부터 극한의 환경에서 사용하는 기능성 의류까지, 모든 옷에는 인류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기술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골드윈 0(Goldwin 0)의 디자인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골드윈이 쌓아온 기술력을 토대로 의복의 형태와 기능을 새롭게 탐구하는 프로젝트 라인이다.

골드윈 0의 이러한 디자인 철학은 매 시즌 서로 다른 주제로 이어진다. 때로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풀어내기도 하지만, 이번 2026 FW 컬렉션에서는 ‘보온(Insulation)’이라는 실용적인 기능에서 출발했다. 특히 공기를 활용하는 방식에 주목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제품이 인플레이터블 베스트(Inflatable Vest)다. 공기를 주입해 옷 내부에 단열층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공기 자체를 보온 소재로 활용한 것이 흥미롭다. 이와 함께 다운 충전재가 부풀어 오르며 공기층을 형성하는 로프트(Loft) 원리도 연구했다.

담요를 옷처럼 활용하는 발상도 눈길을 끈다. 인슐레이티드 블랭킷(Insulated Blanket)은 추울 때 담요를 어깨에 두르거나 몸에 감싸는 익숙한 행동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담요처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연결 부위를 조합하면 여러 형태로 착용할 수 있다. 여밈 장치를 최소화하고 작은 연결 부품은 알루미늄으로 별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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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FW 컬렉션 발매를 기념해 골드윈 서울에서 열린 특별 전시 전경. 사진 골드윈0 인스타그램

옷을 겹쳐 입는 방식에도 새로운 구조를 적용했다. 면 소재의 코튼 파카는 단독으로 입거나 인플레이터블 베스트, 플리스 등 다른 제품과 결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기온과 활동 환경에 따라 옷을 조합해 입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티타늄 처리 소재와 방풍, 투습 기능을 갖춘 고어텍스의 윈드스토퍼 소재 등을 활용한 제품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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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FW 컬렉션 발매를 기념해 골드윈 서울에서 열린 특별 전시 전경. 사진 골드윈0 인스타그램

이번 컬렉션을 이끈 골드윈 0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누르 압바스(Nur Abbas)는 메종 마르지엘라와 루이 비통, 나이키 ACG 등에서 경험을 쌓은 디자이너다. 기능성과 스타일, 문화적 요소를 함께 고려해 온 그는 현재 골드윈이 축적한 기술과 소재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골드윈 0 2026 FW 캠페인 에디토리얼 비디오. 출처 골드윈 홈페이지

지난 10월 16일 골드윈 서울에서 열린 2026 FW 컬렉션 디자인 토크에서는 옷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골드윈 0에게 옷은 어떤 의미의 기술이며, 이러한 생각은 실제 디자인에 어떻게 반영될까? 그가 전하는 이야기를 통해 골드윈 0의 디자인 철학을 살펴봤다.

Design talk

누르 압바스(Nur Abbas)

— 골드윈 0가 생각하는 ‘기술로서의 옷(Clothing as Technology)’이란 무엇인가?

옷은 인류가 발전시켜 온 가장 오래되고 근본적인 기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흔히 첨단 소재나 복잡한 구조가 적용된 제품을 기술적인 의류라고 생각하지만, 익숙한 면 티셔츠 역시 인간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환경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옷을 발전시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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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윈 0 2026 FW 캠페인 에디토리얼 이미지

이번 컬렉션에서도 이러한 관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미래지향적인 인플레이터블 베스트와 익숙한 형태의 코튼 파카를 함께 선보인 것도 그 때문이다. 두 제품은 시각적으로 전혀 다르지만 모두 인간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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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윈 0 2026 FW 캠페인 에디토리얼 이미지

— 이번 컬렉션 캠페인의 제작 과정도 궁금하다.

제품을 개발하는 것만큼 이를 어떻게 보여주는지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옷이 어떻게 기능하는지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전달되는지 역시 컬렉션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옷을 완성한 뒤 촬영팀에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제품 개발 초기부터 캠페인 이미지와 아트 디렉션을 담당하는 협업자들과 함께 작업한다. 기능적으로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동시에 그 가치를 직접적이고 인간적인 방식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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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윈 0 2026 FW 캠페인 에디토리얼 이미지

— AI 시대에 디자이너가 지켜야 할 인간만의 고유함은 무엇일까?

AI의 발전은 흥미롭지만 동시에 두렵기도 하다. 과거 인터넷의 등장으로 디자인 리서치 방식이 달라졌듯, AI 역시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에만 의존하면 모두가 비슷한 이미지와 정보를 반복해서 소비하게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직접 경험하고 만들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번 컬렉션에서도 공기를 활용한 보온 기술을 실험하기 위해 작업실에서 직접 시제품을 만들고, 컴퓨터 시뮬레이션도 활용했다. 기술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그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인간이어야 한다. 기술이 우리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술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골드윈은 자연을 중요한 가치로 삼는 브랜드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골드윈 0의 디자인에서 자연은 어떤 의미를 지니나?

자연은 우리 디자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영감의 원천이다. 책에서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지만, 자연을 직접 찾아가 경험하면서 새로운 영감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골드윈 0를 시작할 때부터 도시와 자연 모두에서 기능하는 옷에 대해 고민해 왔다. 자연에서 활동할 때 편안함을 제공하는 기술이 서울이나 포틀랜드, 뉴욕, 런던 같은 도시의 일상에서도 유용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환경에서 모두 기능하는 의복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제공 골드윈, 골드윈 0
홈페이지 kr.goldwin.glo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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