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피딕 ‘Time Re:Imagined’ 컬렉션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글렌피딕의 새로운 컬렉션 ‘Time Re:Imagined’가 시간을 주제로 독창적인 위스키 케이스 디자인을 선보였다.

글렌피딕 ‘Time Re:Imagined’ 컬렉션
글렌피딕 타임 시리즈 30년. 디캔터 형태는 한스 슐레거가 디자인한 오리지널 글렌피딕 특유의 삼각형 형태에 대한 경의를 표한 것이다.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글렌피딕의 새로운 컬렉션 ‘Time Re:Imagined’가 시간을 주제로 독창적인 위스키 케이스 디자인을 선보였다.

글렌피딕 타임 시리즈 40년 케이스. ‘제스모나이트’라는 친환경 레진 소재로 만들었다.

“시간을 값지게 사용할 수 있는 건 인간과 위스키뿐”이라는 말이 있다. 인간에게 시간이란 기회이면서 위기일 때도 있지만, 시간이 만들어낸 위스키는 언제나 믿을 만하다. 물과 땅이 키운 곡식, 기후, 시간이 만나면 깊고 다채로운 풍미의 위스키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위스키와 시간의 불가분의 관계를 디자인을 통해 시각적으로 풀어낸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글렌피딕의 새로운 컬렉션 ‘Time Re:Imagined’는 형이상학적인 시간의 개념을 독창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위스키 케이스 디자인이 흥미롭다. 케이스는 총 3종으로, 위스키 생산 과정을 디자인에 반영해 글렌피딕 타임 시리즈를 완성했다. 그중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글렌피딕 타임 시리즈 50년. 이 술은 3개의 서로 다른 아메리칸 오크 캐스크에서 추출하는데, 모두 매링marrying하기 전 같은 창고에서 숙성 후 2년 동안 아메리칸 오크 캐스크에 담아 마무리한다. 캐스크에 담긴 과거가 현재의 위스키와 만나며 풍미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글렌피딕만의 기술이다. 이에 ‘동시적 시간(simultaneous time)’이라는 콘셉트 아래 케이스를 구현했는데, 컴퓨테이셔널 디자인computational design• 분야에서 활약하는 마뉘엘 지메네즈 가르시아Manuel Jimenez Garcia가 디자인을 맡았다. 자연 속에서 데이터와 수학을 읽어내고 그로부터 형태와 질감, 색깔을 입히는 작업에 매료된 그는 위스키가 숙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인 온도, 기압, 습도를 하나의 꼭짓점으로 형상화했다. 세 점으로 이루어진 삼각형은 1년의 시간을 상징하는데, 삼각형으로 만들어진 결정체가 회오리처럼 상승하는 모양은 지난 50년의 세월 동안 어떤 환경 조건에 따라 위스키가 만들어졌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알루미늄으로 구성된 글렌피딕 타임 시리즈 50년 케이스.

글렌피딕 타임 시리즈 40년 케이스 디자인의 콘셉트 역시 제조 과정에서 출발한다. 이전 배치batch••에 사용했던 원액을 조금 남겨 다음 배치에 함께 매링하는 방식인 ‘렘넌트 배팅remnant vatting’ 기법으로 생산한다는 점에 주목해, ‘축적된 시간(cumulative time)’을 주제로 겹겹이 축적된 지질학적 모습으로 표현해 독특한 인상을 전한다. 글렌피딕 타임 시리즈 30년 케이스는 글렌피딕 제6대 몰트 마스터 브라이언 킨스맨Brian Kinsman이 숙성된 위스키를 오크 통에서 디캔터로 병입하는 찰나를 포착한 것으로, ‘간직된 시간(suspended time)’이라는 콘셉트로 디자인했다. 역동적 라인과 복합적 구조가 만들어낸 리본이 휘감기는 듯한 형상은 병이 공중에, 혹은 시간의 흐름 속에 매달려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글렌피딕 타임 시리즈 30년의 달콤하고 은은한 셰리 노트와 풍부한 오크 향의 균형을 부드러운 리듬감으로 구현한 것이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라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은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고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 명제를 가장 잘 표현한다. 그의 말처럼 인간은 시간의 한 찰나도 손으로 쥘 수 없지만, 글렌피딕의 새 컬렉션은 디자인을 통해 시간의 여러 단면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glenfiddich.com

글렌피딕 타임 시리즈 30년 케이스.

글 백가경 객원 기자 담당 박종우 기자
자료 제공 윌리엄그랜트앤선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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