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크 음식은 맛이 아니다, 기술이다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푸드테크는 지금 음식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다. 미래 식량 고갈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얘기다. 아니, 예견이 아닌 현실이다. 이에 따라 기술이 푸드와 왕성하게 결합하며 미래 먹거리를 제안하는 중이다.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푸드테크는 지금 음식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다. 미래 식량 고갈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얘기다. 아니, 예견이 아닌 현실이다. 이에 따라 기술이 푸드와 왕성하게 결합하며 미래 먹거리를 제안하는 중이다. 좋아하는 음식, 먹는 습관과 문화를 바꾸기란 쉽지 않다. ‘이걸 어떻게 먹어?’라며 낯설고 어색하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 맛과 경험도 함께 진화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여기서는 기술과 디자인 솔루션을 접목해 한층 진보한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이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국내 푸드테크 스타트업 4곳도 소개한다. 기술 기반의 해외 푸드테크 경향과 달리 생활 밀착형의 로컬화된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1인 가구, 채식, 친환경, 서비스 등 최신 이슈를 연관시켜 아이템으로 삼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곳이다. 글 여미영(D3 대표), 오상희_ 유다미 기자
새로운 스시 경험, 스시 싱귤러리티
일본의 콘셉트 디자인 스튜디오 오픈 밀스Open Meals는 광고 회사 덴츠Dentsu와의 협업으로 올해 초밥 레스토랑 ‘스시 싱귤러리티Sushi Singularity’를 도쿄에 론칭할 예정이다. 이 레스토랑에서 선보이는 음식은 일본의 전통 초밥, 스시의 형식을 띠지만 전통적인 방식과는 차원이 다르다. 오픈 밀스는 이를 ‘새로운 스시’라고 부른다. 이 스시는 각 개인에게 최적화된 영양을 공급하는 형태로 제공한다. 여기에 온라인 예약부터 현장에서 시식하는 과정까지, 새로운 식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레스토랑은 예약제로 운영한다. 예약이 완료된 후 레스토랑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건강진단 키트’를 배송하고 소비자는 레스토랑을 방문하기 2주 전까지 이 키트를통해 자신의 DNA, 소변, 장 샘플을 채취하여 보낸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레스토랑은 방문자의 건강과 영양 상태를 체크하고 각각의 건강 ID를 발급하여 관련 정보를 담는다.
이후 소비자에게 부족한 영양을 공급할 수 있는 맞춤화된 스시를 CNC 기기, 식용 재료를 생성해내는 3D 프린터, 로봇을 활용해 제작한다. 스시는 독특한 질감과 형상으로 완성된다. 소비자가 스시 싱귤러리티를 지속적으로 방문하며 쌓여가는 자신의 건강과 영양 정보를 자신의 ID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음식이 보약’이라는 말이 딱 맞아떨어진다. 또한 소비자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새로운 기술적 가능성을 결합하면서 향후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해진다. 영양, 맛, 질감, 향, 온도, 3D 형태, 성분, 색, 제조 방법 등 아홉 가지 기준에 따라 제작한 스시는 SNS를 통해 세계로 전송할 수 있어 소비자는 어디서나 최적화된 음식을 간편하게 맛볼 수 있다. 건강과 영양 정보뿐 아니라 문화권과 체질, 선호에 따라 맞춤화할 수 있고, 오픈 소스로 공유하여 3D 프린터가 설치된 곳이면 어디서든 할랄식, 채식, 글루틴프리식 등 자신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손쉽게 제조할 수도 있다. 당장 예고된 서비스도 인상적이지만 향후 이곳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파생되는 새로운 푸드테크 식문화의 가능성이 더욱 기대되는 프로젝트다. open-meals.com
음식물 쓰레기의 새활용, 필 더 필 & 2020 두바이 엑스포 이탈리아관
짧게는 수백 년, 길게는 1만 년까지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이 불러오는 환경오염은 세계적인 문제다. 하지만 플라스틱의 편의성을 선뜻 외면할 수 없는 현실에서, 재생 가능한 원재료로 만드는 바이오플라스틱bioplastic이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일반 플라스틱과 성질은 같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된다. 이탈리아 건축가 카를로 라티Carlo Ratti가 만든 오렌지 착즙기, 필 더 필Feel the Peel 프로젝트는 바이오플라스틱을 활용하면서도 바로 이러한 순환적인 소재의 장점을 각인시키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다. 3.1m 높이의 거대한 기계에는 1500개의 오렌지가 담겨 있고, 기계를 작동시키면 오렌지가 잘라지며 착즙을 하는 동시에 버려지는 껍질은 따로 수집된다. 쌓인 껍질은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기계의 중심에 위치한 3D 프린터를 통해 주스를 담는 컵으로 재탄생한다. 신선한 오렌지 주스를 즐기는 이탈리아에서는 연간 주스 착즙으로 인한 감귤류 쓰레기가 70만 톤에 달한다. 카를로 라티는 디자인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그 과정을 시각화해 소비자가 이 문제를 인식하고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에 동참하도록 독려한다.
그는 앞서 미국 시애틀에서 버려지는 3000개의 쓰레기봉투에 추적기를 달아 운반의 효율성을 연구하는 동시에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가 이동할 뿐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시각화하기도 했다. 카를로 라티는 건축가로서 사회적 문제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를 통해 인간의 행동을 바꾸는 것이 목표다.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은 인간의 행동 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올해 10월에 열리는 2020 두바이 엑스포 이탈리아관 디자인에도 새활용에 대한 그의 아이디어가 반영된다. 이탈리아의 건축가 이탈로 로타Italo Rotta와 함께 설계한 이 건축물에는 오렌지 껍질, 분쇄 커피,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등이 재료로 활용되었다. 일상적으로 버려지는 쓰레기의 새활용은 식문화 이면에 내재한 문제점을 본질적으로 해결하려는 새로운 움직임이기에 더욱 흥미롭다. carloratti.com
(중)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다.
(우) 큐브 형태로 합쳐진 씨앗과 흙을 원하는대로 고를 수 있다.
도심 속 농장, 인간과 미래-호르투스
이탈리아의 식품 회사 피코 이탈리 월드Fico Eataly World는 2017년 볼로냐에서 ‘인간과 미래-호르투스Human and the Future-Hortus’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새롭게 대두되는 도심 속 스마트 파밍의 새로운 프로세스를 보여준 것. ‘인간과 미래-호르투스’는 누구나 방문하는 쇼핑 혹은 상업 공간에서 작물을 위생적이면서 안전하게 재배하고 온라인 앱 호르투스(hortus.eatalyworld.it)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공유 농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상품 선택에서 구매까지, 소비자의 동선에 따라 일사천리로 이뤄지는 이케아 매장처럼 시스템화된 디지털 농장인 것이다.
순서는 이렇다. 사용자는 씨앗과 이에 적합한 토양이 담긴 작은 큐브를 심는다. 이후 다운로드한 호르투스 앱에 핀을 등록하고 작물의 이름을 짓는다. 등록이 완료되면 농장을 떠나도 언제든 손쉽게 식물의 영양과 성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고, 자란 정도를 확인하고 수확을 하러 오면 된다. 소비자는 이곳에서 소비자이자 동시에 공급자가 된다. 대규모 수확은 아닐지라도 작물에 이름을 지어주고, 기르는 과정을 통해 도시인에게 결핍된 바이오필리아biophilia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자연과의 유대감과 애착을 형성시키는 특별한 사용자 경험 전략은 도시인에게 농사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게 했다. eatalyworld.it
집에서 키우고 먹는 곤충 키트, 스마트 밀웜 팜
곤충이 인류를 위한 미래 단백질로 떠오른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미래 식량 대안으로 곤충을 꼽았고, 이와 관련된 시장은 2026년 3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 밀웜 팜Smart Mealworm Farm은 도심에서도 간소하게 재배할 수 있는 식용 밀웜 재배 키트로, 단순히 곤충을 식자재로 공급하는 것을 넘어 순환적인 사회문제 해결의 비전을 담고 있다. 밀웜은 거저리과에 속하는 곤충의 일종이다. 키트를 통해 키우는 곤충은 일반적인 가축용 육류 사육에 비해 혁신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과 토지 오염을 줄이는 동시에 사료와 물 등 재배에 소요되는 자원을 절감시킨다. 최근 육류의 근육 조직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해 생산하는 재배육이 기존 육류 생산의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경제성 측면에서 여전히 곤충보다 떨어진다. 또 인공 재배로 인한 신체적 부작용 등 부수적인 문제가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에 비해 자연 재배로 키운 곤충은 안전한 식품이다. 특히 이 곤충은 소고기보다 단백질이 2배 높은 영양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이들 사이에서 단백질 음료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또한 밀웜은 체내에 안전한 상태로 플라스틱을 분해해 먹이로 활용하기에 쓰레기 처리 용도로도 훌륭하고, 어린이 자연 학습 교육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아직 식용 곤충 문화가 낯선 국가에는 교육 시장으로 포지셔닝해 진입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livinfarms.com
(중) 다양한 환경을 설정해 식물이 자라는 상태를 측정하고 있다.
(우) 환경 실험을 위해 준비된 샘플들.
미래 먹거리를 위한 디자이너의 고민, 아웃사이드-인사이드
영화 〈마션〉에는 주인공이 화성에서 자신의 인분과 약간의 물, 공기 등을 가지고 감자를 키우는 장면이 나온다. 지난 2월에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도 ‘현재의 식량 시스템이 위기에 처했다’는 심각한 경고가 나올 정도로, 우리는 이제 화성이 아닌 지구에 살고 있음에도 먹거리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더 빨리 모색해야 할지 모른다. 베를린과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요하나 슈머Johanna Schmeer는 식량 고갈과 대체 먹거리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연구해왔다. 2019년 선보인 ‘아웃사이드-인사이드The Outside-Inside’는 이끼, 곰팡이, 산소, 염분까지 다양한 환경을 설정한 후 식물이 자라는 상태를 실험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서 어떤 식물과 동물이 멸종하고 또 누가 살아남을지, 그렇다면 디자이너가 그 대체 혹은 회복을 위해 생태계에 얼마큼 개입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전통적 방식으로 키워낸 먹거리가 사라지는 이때, 새로운 환경에 걸맞은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디자인에 바이오, 나노 기술을 반드시 적용해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를 일 아닌가. ‘아웃사이드-인사이드’는 지난해 베를린의 퓨처리즘 뮤지엄에 전시되기도 했으며, 이 프로젝트는 여전히 실험 중이다. johannaschmeer.com
국내 푸드테크 스타트업 4
1인분의 행복, 혼밥인의 만찬
580만 명에 달하는 국내 1인 가구 인구는 즐겁게 ‘나 홀로’ 식사를 하고 싶다. 한 끼 정도는 대충 때우던 시대도 지났다. 혼밥인의 만찬(대표 전성근)은 오롯이 혼자 보내는 시간도 눈치 보지 않고 맛있는 식사를 충분히 만끽하고 싶은 사람들의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다. 나홀로족을 환영하는 식당을 중심으로 검색 가능하고, 좌석 배치도 바 테이블, 2인 테이블, 칸막이 식으로 나눠 선택하는 것은 물론 완벽한 비대면을 위한 셀프 주문기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1인 소비자가 지루하지 않도록 무선 인터넷 사용 가능 여부를 표시하고 혼밥의 최고 경지라는 혼술이 가능한 곳도 표시된다. ‘혼자서도 잘 먹을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일깨워주는 것’이 목표라는 혼밥인의 만찬은 2월 기준, 현재까지 누적 다운로드 14만을 돌파했다. honbabin.com
건강한 간식 큐레이션, 잇더컴퍼니
잇더컴퍼니(대표 김봉근)의 맘마 레시피는 임산부부터 6세까지의 자녀를 둔 부모를 타깃으로 한 서비스로 ‘육아 생존 간식 박스’ 정기 배송을 한다. 메뉴는 영양 보충용 간식부터 무알코올 맥주, 첨가물 없는 안주까지 아이가 먹을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성인 입맛에 맞춘 콘셉트다. ‘20조 원 규모로 확대된 푸드테크에 육아 콘텐츠가 없고, 27조 원 규모의 육아 시장에는 육아맘을 위한 먹거리가 없다’는 점에 기반한 김봉근 대표의 아이디어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2018년 11 월 창업 이후 지난해만 10여 개의 정부 지원 사업과 프로그램에 선정되고 김동근 대표는 ‘2020 한국을 이끄는 혁신 리더’에 뽑히는 등 여러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첫 고객은 부모들이었지만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느끼는 이들에게도 입소문이 나면서 소비자 타깃도 확장하는 중이다. 올해는 HMR의 편의성을 더한 ‘초간편 끼니 키트’의 특허출원을 완료해 본격 출시를 앞두고 있다. mammarecipe.com
쓰레기를 영양으로, 코스믹그린
코스믹그린(대표 신지환)은 친환경 식물 관리 솔루션 회사로, 국내에서 버려지는 식물성 폐기물에 미생물 활성을 접목해 화학비료를 대체하는 친환경 비료를 제작한다. 한 해 무려 13만 톤의 폐기물이 발생하는 커피 찌꺼기로 만든 비료 커비Cobby가 대표 제품으로, 실내 원예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식물이 마시는 커피’를 슬로건으로 삼고 있다. 코스믹그린은 식품 쓰레기를 활용한 비료 제작뿐만 아니라 식물 관리 정보와 처방 제품까지 연결하는 논스톱 솔루션을 제공한다. 20대 창업가가 설립한 회사답게 2030 밀레니얼 세대의 감성과 감각을 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SNS를 통해 초보 가드너도 이해하기 쉽도록 이미지 중심의 콘텐츠도 활발히 올리며, 네이버 스토어 ‘식물만남’을 통해 도매 가격에 가까운 저렴한 가격으로 식물을 입양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cosmicgreen.co.kr leafy_cosmicgarden(식물집사 리피)
키 컬러인 주황색 유니폼. 등에 멜 수 있는 파우치는 펼쳐서 돗자리로 사용 가능하다.
식기를 반납하고 버릴 수 있는 트래쉬 버스터즈존.
길티프리 축제를 위해, 트래쉬 버스터즈
축제라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먹거리다. 하지만 그 즐거움 뒤에 남겨진 태산 같은 쓰레기를 마주하는 것은 너무나 불편한 진실. 지난해 9월, 기획자 곽재원과 디자이너 최안나, 업사이클 전문가 이영연, 브랜드 컨설턴트 김재관, 작가 곽동열은 죄책감 없고 쾌적한 행사를 위해 트래쉬 버스터즈를 결성했다. 일명 ‘쓰레기 잡는 사람들’이다.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의 과학자들이 유령을 퇴치했다면 트래쉬 버스터즈는 쓰레기를 처단한다. 축제나 행사에서 쉽게 쓰고 쉽게 버려지는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를 제안하는 것이다. 이들은 직접 행사에 ‘출동’해 보증금을 받고 포크와 컵, 그릇 등으로 구성된 플라스틱 식기 세트를 빌려준 뒤 수거까지 책임진다. 그리고 사용한 식기는 깨끗이 세척해 다른 행사에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국내의 경우 한 해 동안 집계된 공식적인 축제만 1만 5800여 개이며 이 외에도 각종 콘퍼런스나 크고 작은 행사를 더하면 그 수는 더욱 커진다. 여기서 1인당 평균 3개의 일회용기를 먹고 마시는 데 쓴다. 계산기를 두드려보지 않더라도 버려지는 일회용품의 양은 어마어마한데, 이쯤이면 환경을 위해 노력한 개인적인 실천이 무색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트래쉬 버스터즈의 솔루션이라면 쓰레기 박멸이 가능하다. 실제로 작년 여름에 열린 페스티벌 ‘서울인기’에서 시도해본 결과 전년 대비 98% 쓰레기가 감소했다. 편하다는 이유로 끊어내지 못했던 문제의 고리를 트래쉬 버스터즈가 엄중하게 근절한 것. 관건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새 시스템에 불편함 없이 동참하도록 유도하는가다. 이 고민은 브랜딩에서부터 드러난다. 고스트 버스터즈를 패러디한 심벌은 이들의 행보에 경쾌함을 더하고, 이것은 별일이 아니라는 캐치프라이즈 ‘It’s not a big deal’은 꾸물거림 없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의연함과 상통한다. 용기는 다양한 푸드 트럭의 음식을 고려해 형태와 사이즈를 디자인했으며, 행사장에서 들고 다니는 불편을 해소한 목걸이형 컵 홀더, 펼치면 돗자리로도 사용할 수 있는 파우치 등을 함께 구성했다. 이는 모두에게 더 나은 모습의 축제와 더욱 즐겁게 먹고 마시는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노력인 셈. 도구가 행동을 만들어내고, 여기에 시스템이 수반되면 변화는 일어난다. trashbuster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