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 하우저

오는 12월 12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제17회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디자인 세미나 연사로 미니리빙의 총괄 디렉터 오케 하우저가 온다.

오케 하우저

오는 12월 12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제17회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디자인 세미나 연사로 미니리빙의 총괄 디렉터 오케 하우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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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투트가르트 대학교 건축학과를 수석 졸업한 뒤 렘 콜하스의 뉴욕 OMA 오피스와 스위스에 있는 헤르조그 & 드 뫼롱의 스튜디오에서 건축가로 일했다. 2015년 10월 미니 리빙의 크리에이티브 총괄로 합류해 미니의 미래 도시 주거 벤처 사업을 이끌고 있다. mini.com

많은 자동차 브랜드가 신기술이 가져다줄 미래의 모빌리티를 이야기한다. BMW의 벤처 미니 리빙MINI LIVING은 결이 조금 다르다. 미니 리빙은 자동차 대신 집을 이야기하고 커뮤니티를 강조한다. 미니 리빙의 관심사는 최소한의 공간에서 가장 풍족한 삶을 누리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건축과 디자인, 크리에이티브가 필수적이다. 2016년 론칭 이래 매년 밀라노와 런던의 디자인 페어에서 특별한 공간 아이디어를 선보여온 미니 리빙은 내년 베이징에 실제 공유 주거 공간을 오픈할 예정이다. 오는 12월 1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17회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디자인 세미나 연사로 서기 위해 미니 리빙의 크리에이티브 총괄 오케 하우저Oke Hauser가 내한한다. 그를 만나기 전, 서면으로 먼저 코리빙 스페이스의 미래와 ‘워라밸’ 트렌드의 함의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OMA와 헤르조그 & 드 뫼롱 스튜디오에서 건축가로 일하다 미니에 합류했다.

훌륭한 두 스튜디오에서 일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건축 사무소와 미니 모두 ‘건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하는 작업을 한다는 면에서 닮았다. 이에 대한 나의 대답도 같다. 구습을 타파하는 사고방식을 갖추고 더욱 인간 중심의 접근 방식으로 도시 환경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BMW는 2016년 미니 리빙을 론칭했다. 어떤 배경에서 시작되었나?

미니 리빙은 그 자체로 궁극적으로 ‘더 나은 도시의 미래에 대한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모빌리티와 건축,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총체적인 관점에서 향상시키는 데 관심이 많다. 미니가 출시된 1959년에 미니는 곧 도시에서 어떻게 더 영리하게 돌아다닐 수 있을까에 대한 대답이었다. 당시로서는 가장 큰 도전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오늘날 전 세계에 걸친 ‘도시화’라는 트렌드에서 우리는 극도의 밀집과 정서적 고립, 혹은 공간 부족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맞닥뜨렸다. 우리는 이제 디자인 지식과 경험, 그리고 장난스러운 유쾌함을 동력 삼아 ‘최소한의 공간’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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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뉴욕 건축 회사 소일SO-IL과 협업한 협소 주택 콘셉트 ‘숨결Breathe’.
‘Big Life, Small Footprint’라는 미니의 슬로건은 다양한 함의를 품고 있다.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

도시란 미니에게 고향과 같은 개념이다. 도시는 미니가 탄생한 곳이며, 살아 움직이는 곳이기도 하다. 1959년 우리는 창의적으로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과 영민한 디자인, 그리고 재미있는 경험을 담아 모빌리티를 재정의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미니였다. 2016년 미니 리빙을 론칭한 이후에도 우리는 같은 요소를 동력 삼아 사람들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재해석하려 한다. 모빌리티를 재발명한 것처럼 집을 재탐구하려는 것이다. 미니 리빙은 자기만의 특별한 공간을 즐기는 동시에 굳건한 커뮤니티를 꾸려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 공간을 창의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은 곧 우리가 사랑하는 도시를 대하는 새로운 접근이 될 것이다. 도심의 숨겨진 잠재력을 발견하고, 최소한의 공간에서 높은 삶의 질을 모색하기 위해 의식적인 삶을 사는 일, 이것이 바로 우리가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업을 통한 혁신을 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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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소 주택 콘셉트 ‘숨결Breathe’의 외관. 50m²크기의 규모로 공기를 중화하는 특수 코팅의 망사 외피를 씌워 주변 지역의 공기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미니는 지난 몇 년간 세계적인 디자인 페어에 참여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보여왔다.

우리는 3년 전부터 도심 속 주거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정의해왔다. 2016년, 2017년, 2018년 3년에 걸쳐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여해 각각 ‘공유’, ‘의식적인 삶’, ‘직접 디자인에 참여하기’를 테마로 한 창의적인 공간 사용법을 소개했다. 2016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에서는 ‘유연한 개인 공간’을 주제로 했다. 이 모든 프로젝트는 더욱 총체적인 관점에서 도심 속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연속적인 답변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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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LA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미니의 15m² 도심 오두막. ‘도심 속 오아시스’를 콘셉트로 한 오두막은 서로 맞물린 2개의 큐브가 굴절된 빛과 함께 착시 효과를 나타낸다. LA의 건축 듀오 프리랜드벅 FreelandBuck과 협업했다.
도심 속 공유 주거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화두다. 미국의 위리브,커먼, 영국의 컬렉티브 올드 오크 등 다양한 버전의 코리빙 스페이스가 날이 갈수록 각광받고 있다. 이는 지나가는 하나의 흐름일까, 아니면 주거 형태의 대대적인 패러다임의 변화일까?

사람들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방식은 그야말로 커다란 전환점을 맞았다고 본다. 태어날 때부터 공유 경제 속에서 자라난 세대는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들어맞는 건축적 방법론을 모색하는 데 익숙하다. 일 때문에, 혹은 그저 새로운 영감을 찾아 도시를 자주 옮겨 다니는 ‘도시 노매드족’ 또한 대거 생겨났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둔감한 주택 시장은 여전히 침체돼 있으며 주거 방식의 변화를 열망하는 목소리에 아주 느리게 반응한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건축 개념이 필요하다. 매우 유연해서 더 개인적이고 더 만끽할 수 있으며 당신이 집에 왔다는 안도감까지 주는 솔루션 말이다.

도심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누구나 도시를 사랑한다. 도시는 아마도 인간의 가장 큰 발명품일 거다.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우연의 순간을 만들어내는 도시는 끝없는 영감의 원천이다. 그 영감으로 또다시 도시는 지속되고 진화한다. 우리는 똑똑한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 똑똑한 디자인이란 사람 간의 연결 고리를 강화시키고 영감 어린 커뮤니티를 만들어내는 디자인이다. 우리는 집을 비롯해 모든 것은 공유하면 더 커진다고 믿기에 철저한 협업 마인드를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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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스튜디오 마마와 협업해 선보인 미니 리빙 콘셉트. 컬러와 커튼으로 개인과 공동의 공간을 유연하게 분리했다.
당신이 사는 뮌헨에서 현재 주거와 관련된 뜨거운 이슈는 무엇인가? 공유할 만한 솔루션 사례가 있을까?

뮌헨 역시 보통의 대도시가 직면한 문제들을 마주하고 있다. 급등하는 임대료,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거 방식에 못 미치는 현실 간의 괴리…. 최근 우리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싱크 탱크를 꾸리기 시작했다. 뮌헨 공대의 혁신적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혁신창업지원센터Unternehmer TUM와 뮌헨 공대 건축학부와 함께 구성한 싱크 탱크는 우리 눈앞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기초가 될 것이고 2022년 문을 열 새로운 주거 공간의 디자인 방법론을 제시할 것이다.

사는 방법의 변화만큼이나 일하는 방법의 변화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일과 균형’이라는 용어가 연일 화제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삶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이라고 보나?

지난 몇 년간 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코워킹 스페이스가 급부상했다. 코워킹 스페이스는 공유 마인드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개개인에게 더욱 맞춤화된 접근법을 제시하며 일하는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를 반영한다. 특히 젊은이들과 크리에이티브 영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렇다. 미래의 주택 시장은 바로 이러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담은 공간에서 참고할 점이 무궁무진할 것이라 확신한다.

미니는 지난해 뉴욕 브루클린에 크리에이티브 코워킹 스페이스 A/D/O를 열기도 했다. 이곳은 어떻게 운영되나?

A/D/O는 미니가 생각하는 크리에이티브한 도심 속 허브 그 자체다. 전문 디자이너와 도시와 관련된 기술 스타트업들이 자리한 곳으로 포지셔닝했고, 외부 방문객이나 다양한 주체와의 협업에 활짝 열려 있는 공간이다. 무엇보다 지역의 도시 환경과 긴밀히 연결된 공간으로 운영된다. 디자이너들을 위한 공간이지만 모두에게 열려 있는 이유다. 우리는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자기 일을 하는 사람뿐 아니라 사내 문화 프로그램에 참가하거나 그냥 그 장소 자체를 구경 온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크고 작은 상호작용이 불러일으킬 다양성을 보고 싶다. 진정한 도시다움이란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에서 시작한다.

미니의 ‘글로벌 빌리지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무인양품의 무지헛과 비슷하게 최소한의 공간을 집으로 삼은 듯한데, 미니가 설파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동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미니의 글로벌 빌리지 프로젝트는 런던, 뉴욕, LA, 베이징 등 세계 곳곳에 임시 집을 짓는 실험이다.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소 면적 15㎡는 모든 도시에 똑같이 주어진 조건이었다. 도시에 따라 집의 형태는 달라지겠지만 무엇보다 디자인과 건축으로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는 총체적인 경험 자체를 강조하고 싶었다. 우리는 매번 지역별 고유의 정신과 문화에 깊이 침투하는 과정을 거쳤고, 이를 특색 있는 디자인으로 해석해왔다. 지난 몇 년간 축적된 디자인 콘셉트는 내년 초 상하이에 문을 여는 미니의 첫 번째 코리빙 허브에서 현실화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주거를 위한 건물이 아니라 도심 속 진정한 이웃을 조성하는 기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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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에 있는 미니의 코워킹 스페이스 A/D/O의 최근 설치 작품. 런던의 창작 집단 유나이티드 비주얼 아티스트의 ‘도시의 기운Spirit of the City’. 3m 길이의 금빛 기둥은 역동적으로 변하는 뉴욕이라는 도시와 A/D/O를 실시간으로 투영한다.
마지막으로, 도시를 잘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도시의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깨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시 안에 사는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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