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이미지 아카이브

나사는 ‘철의 장막’으로 둘러싸인 구소련과 달리 우주에서 찍은 사진을 포함해 각종 기계와 설비, 설계도, 우주 탐사에 기여한 인물 등 방대한 자료를 일반인에게도 공개했다. 그렇게 이미지의 ‘빅뱅’이 일어났다. 기계비평가 이영준은 나사 아카이브에서 이미지를 골랐다.

나사 이미지 아카이브

극심한 냉전 시기, 1957년에 구소련이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자 미국과 구소련의 우주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국은 이듬해에 기존 항공자문위원회를 개편한 미항공우주국NASA를 창설해 비군사적인 우주개발과 항공 우주 탐사에 전력을 기울였다. 나사는 ‘철의 장막’으로 둘러싸인 구소련과 달리 우주에서 찍은 사진을 포함해 각종 기계와 설비, 설계도, 우주 탐사에 기여한 인물 등 방대한 자료를 일반인에게도 공개했다. 그렇게 이미지의 ‘빅뱅’이 일어났다. 기계비평가 이영준은 나사 아카이브에서 이미지를 골랐다. 이는 우주 탐방 60년의 일부이자 무한한 우주를 가늠할 수 있는 표상이다. 이미지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사진적으로 좋은 것
2. 우주개발의 과정을 잘 보여주는 것
3. 실험 설비와 우주의 모습을 포함한 초현실적인 장면
4. 우주개발 과정의 위대한 인물들(베르너 폰 브라운 같이 유명한 사람만이 아닌 것도 포함)
5. 매뉴얼 이미지
6. 우주인들의 임무별 패치


1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일출 때 찍은 이 사진에는 금성이 작은 흰 점으로 나타나 있다. 지구 대기는 푸른 색으로 빛난다.
2 2015년 7월 14일 뉴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에 1만 2000km까지 바싹 접근한 뒤 15분 지나서 뒤를 돌아보며 마지막으로 찍은 모습. 산은 얼음으로 뒤덮여 있으며 거친 지형을 훑고 지나간 흔적은 빙하로 추정된다. 사진에 보이는 지역은 폭이 1250km에 이른다.
3 아폴로 17호는 달에 인간을 보낸 마지막 우주선이다. 사진 속의 지질학자 해리슨 슈미트는 달 표면을 걸은 마지막 인간이 됐다.
4 화성의 남극 부근에서 촬영한 스위스 치즈 모양의 지형. 이 사진은 2005년에 발사한 화성 정찰위성Mars Reconnaissance Orbiter(MRO)에 탑재된 HiRISE(High Resolution Imaging Science Experiment, 고해상도 이미징 과학 실험) 카메라로 찍은 것으로, 이 카메라는 지구 외 행성 촬영에 사용한 카메라 중 가장 강력한 것이다.
5 오늘날과 같이 컴퓨터가 발달하기 전 나사에서 컴퓨터란 기계가 아니라 계산 잘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즉 손으로 수학 공식을 계산하는 직종이었다. 우주 항공 분야에서는 1930년대부터 1980년 대까지 여성이 계산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진은 최근 세상을 떠난 나사의 인간 계산기 캐서린 존슨이 천체의 궤도를 계산하는 모습. 우주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흑인 계산원들에 대한 영화로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가 있다.
6 1944년에 완공한 에임스 연구소 내 12m×24m 크기의 풍동에서는 실제 비행기 테스트가 가능하다. 6000마력의 모터가 직경 12m의 팬 6개를 돌려 시속 400km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7 나사가 우주인 훈련용으로 쓰는 T-38 탤론 제트기 2대가 초음속으로 바싹 붙어서 날 때 기체 주위에 생기는 충격파를 기록한 슐리렌schlieren 사진. 기수, 엔진 공기 흡입구, 주 날개 앞단, 주 날개 끝단, 수평 꼬리날개 앞단, 배기구에서 충격파가 발생한 것을 볼 수 있다. 슐리렌이란 투명한 매질 속에 생기는 굴절률의 변화를 밝기의 차이로 바꿔 관찰하는 광학적 측정법이다.
8 지금은 이미지를 쉽게 다운로드하지만 몇십 년 전에는 그러지 못했다. 옛날에는 사진을 인화해 손으로 자르고 커다란 종이에 테이프로 붙여서 달이나 화성의 표면도를 만들었다. 이 모자이크를 다시 사진 찍고 위도와 경도를 표시해 전체 모습을 보여주는 지도로 만들었다. 1972년에 찍은 이 사진에서 제트추진 연구소의 패트리샤 콘클린이 매리너 9호가 찍어 보낸 사진들을 이어 붙여 거대한 모자이크를 만들고 있다.
9 엔지니어들이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에 클린 텐트를 씌우고 있다. 이 텐트는 나사의 고더드 우주 비행 센터에서 조립한 우주 망원경을 진동과 음향 테스트 시설로 옮기는 동안 먼지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으로는 주로 적외선을 통해 나타나는 우주의 모습을 본다. 적색편이 현상 때문에 우주의 빛은 시간이 지나면 붉은 파장 쪽으로 몰려 나중에는 적외선으로 변하는데, 이 우주 망원경은 적외선을 관측해 우주가 처음 생성될 때 나온 빛을 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게다가 반사경 면적이 허블 우주 망원경보다 6배나 커서 훨씬 더 깊은 우주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 극초음속 실험기 X-15의 기수에 난 구멍들 속에는 추력 모터가 들어 있다. X-15는 공기가 거의 없는 고고도에서 비행했는데, 날개에 달린 조종면이 항공기를 컨트롤하는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자세 제어를 위해 작은 로켓엔진인 추력 모터를 쓴다.
11 아폴로 11호의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가 휴스턴의 유인 우주선 센터에 있는 달수용연구소Lunar Receiving Laboratory의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이 연구소는 아폴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우주비행사와 달에서 가져온 물질을 격리해 오염의 위험을 방지하는 곳으로, 사진 속 설비는 달에서 가져온 돌을 검사하는 장비이다.
12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 있는 발사대에 소유즈 로켓이 세워지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 우주인들이 이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가서 5개월 반 동안 머무를 예정이다.
13 엔지니어들이 통찰을 의미하는 인사이트(Insight)라는 이름의 화성 탐사선 아랫부분을 최종 조립하고 있다. 인사이트는 지진 조사, 측지학 및 열전달 등을 통해 화성 지층의 두께, 밀도, 구조를 심층적으로 조사하는 탐사선이다. 이 조사는 단지 화성뿐 아니라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 행성의 탄생 기원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14 소유즈 TMA-16M 로켓이 열차에 실려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 있는 발사대를 향하고 있다. 나사 우주인 스콧 켈리와 러시아 우주인 미하일 코르니엔코, 게나디 파달카가 이 우주선을 타고 국제 우주정거장을 향해 갈 예정이다.
15 달 정찰 궤도선Lunar Reconnaissance Orbiter에서 찍은 달 표면 사진. 아폴로 15호가 착륙한 지점을 포함해 우주선외부 활동Extra-Vehicular Activity(EVA) 기록이 나타나 있다. 아폴로 15호는 처음으로 월면차를 사용한 우주선으로, 우주인들은 이를 타고 4km 구간을 탐색했다. 숫자는 고도를 나타낸다.
16 아폴로 11호 우주인들이 달 표면의 흙을 뜰 때 사용한 삽의 개념도.
17 아폴로 11호 달착륙선의 우주인들이 사용한 비행 매뉴얼. 사령선Command Service Module(CSM), 달착륙선Lunar Module (LM), 휴스턴 관제센터Mission Control Center-Houston(MCCHS), 사령선 조종사Command Module Pilot(CMP), 지휘관 Commander(CDR), 착륙선 조종사Lunar Module Pilot(LMP) 등 우주인들의 임무가 나뉘어 있다. 발사한 지 102시간 47분 11초 만에 달 표면에 착륙하는 순간이 ‘TOUCHDOWN’이라고 표시돼 있다. 달에 착륙해서 우주인들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밖으로 나가 달 표면에 발을 딛고 만세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체크 리스트에 따라 그곳에 머물지 말지(stay/no stay)를 정하는 것이다.
18 아폴로 11호 달착륙선의 계기판. 나사는 이 계기판의 도면을 포함한 방대한 자료를 홈페이지에 공개해 전 세계 누구든지 우주개발에 대한 원자료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달 착륙은 거짓이며 수만 페이지의 기록도 다 조작이라고 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렇게 방대한 양의 문서를 조작하느니 차라리 달에 한 번 갔다 오는 게 쉬울 거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나사의 자료는 그만큼 방대하고 자세하며 우주선의 모든 도면, 매뉴얼, 사진을 다 공개하고 있다.
19 극초음속 실험기 X-15의 조종석 계기판. X-15는 항공기의 한계를 실험하기 위해 만든 기체이다. 1967년에 3만 1000m 고도에서 음속의 6.7배 속도로 날았는데 항공기가 세운 기록으로는 아직도 깨지지 않았다.
20 나사의 찬드라 X선 망원경을 통해 4개의 은하계 덩어리가 충돌했다가 합쳐지는 희귀한 장면이 포착됐다. 각각의 덩어리는 질량이 태양의 몇 백조 배에 달하는데, 이것들을 합하면 우주에서 가장 질량이 큰 물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은하계 덩어리는 중력으로 뭉쳐진 것 중 우주에서 가장 큰 물체이다. 한 개의 덩어리에는 수백, 수천 개의 은하계가 들어 있다. 이 덩어리들은 지구에서 30억 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
21 아폴로 우주선에 사용한 새턴 5 로켓용 F-1 엔진을 최고 출력으로 장시간 운전하는 실험 장면. 연료로는 케로신, 산화제로 액체산소를 사 용했다. 캘리포니아의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진행한 이 실험에서 F-1 엔진은 675톤의 추력을 냈다. 추력이란 엔진이 밀어내는 공기 덩어리의 운동에너지를 말한다. 이 사진은 1962년에 찍은 것으로서 나사는 자체의 역사 프로그램을 통해 우주탐사에 대한 역사적 자료를 발굴하고 보존하고 널리 확산시켜 우주개발의 제도적, 문화적, 사회적, 정치·경제적, 과학기술적 의미에 대해 사람들이 이해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22 미국의 1960년대 로켓엔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로켓다인사의 터보 펌프 개념도. 왼쪽 윗부분이 액체산소 펌프, 오른쪽이 연료 펌프이며 터빈은 오른쪽 아래에 있다. 배기가스가 수많은 작은 날개로 이루어진 터빈을 1분당 6만 회의 고속으로 돌리면 가운데에 있는 기어 박스를 통해 회전이 위 양쪽에 있는 펌프로 전해져 연료와 산화제인 액체산소를 강력한 압력으로 뿜어낸다. 결국 로켓엔진의 엄청난 힘은 터보 펌프에서 연료와 산화제를 강력한 압력으로 뿜어주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것이다.
23 휴스턴에 있는 나사의 존슨 우주 센터 기술자들이 오리온 우주선에 탑승할 우주인의 우주복을 시험하고 있다. 진공복의 기밀을 시험하기 위해 산소를 공급하는 생존 시스템을 연결한 채 실내 공기를 빼서 우주선 내부와 비슷한 환경을 만든다. 변형 개선 탈출복Modified Advanced Crew Escape Suit(MACES)이라는 이 우주복은 우주선이 불의의 사고로 압력이 낮아질 경우 우주인을 보호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오리온 다목적 유인 우주선은 현재 나사가 개발 중인 우주선으로, 퇴역한 우주왕복선의 뒤를 이을 미국의 차세대 유인 우주선이다. 최대 4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화성 유인 탐사 등 보다 먼 심우주를 탐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24 나사 연구원이 우주 발사 시스템의 1.3% 축소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이 테스트는 로켓이 음속의 장벽을 통과하며 비행할 때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모형 표면에 압력에 반응하는 페인트를 칠해 로켓의 여러 부분이 공기의 압력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25 1984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케네디 우주 센터의 39A 발사대에서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챌린저호 우주인들은 등에 진 자체 추진 장치Manned Maneuvering Unit(MMU)를 이용해 최초로 생명줄을 연결하지 않은 채 우주 유영에 성공했다.
26 우주 발사 시스템Space Launch System(SLS)에 사용할 액체수소 탱크가 어느 정도의 압력을 견디는지 알아보기 위한 파쇄 검사 모습. 설계 강도의 260%에 도달해 액체수소 탱크가 터지는 순간이다. 우주 발사체의 부품은 모두 강도가 적정한지 알아보기 위해 이처럼 혹독한 테스트를 거친다. 우주 발사 시스템은 우주비행사들을 지구에서 가까운 소행성, 달, 화성에 수송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 나사는 이 시스템을 이용해 2021년에 오리온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130톤을 운반할 수 있는 이 로켓은 역사상 최대의 로켓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7 아폴로 11호 우주인이 우주복 입는 순서를 보여주는 그림. 가장 먼저 대변 회수복Fecal Containment System(FCS)을 입고 그 위에 소변 배출복Urine Collection and Transfer Assembly(UCTA)을 입은 다음 액체 냉각 내복Liquid Cooling Garment(LCG)을 입는다. 최종적으로 압력복Pressure Garment Assembly(PGA)을 입은 후 선외용 헬멧Extravehicular Visor Assembly(EVVA)을 쓰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28 29 30 31 다양한 국제우주정거장의 임무별 패치. 회차별로 숫자가 표시돼 있다.
32 소유즈 우주선의 임무 번호 TMA-13의 패치. 2009년에 발사한 소유즈 TMA-13는 1967년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의 유인 우주 비행을 한 이래 100번째 비행이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