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디자인 영감을 캐내는 영 앰배서더, 황다영
서울디자인페스티벌(SDF)의 ‘영 디자이너’ 코너는 이제 라이징 스타의 등용문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SDF)의 ‘영 디자이너’ 코너는 이제 라이징 스타의 등용문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여파에도 불구하고 40여 명의 루키 디자이너들이 참여해 다시금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에는 2019년 대비 리빙 디자인 부문 지원자가 대폭 증가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그중 황다영은 유기적인 자연 속 형태를 모방한 스툴, 테이블, 조명 등으로 주목받으며 2020년 SDF 영 앰배서더로 선정됐다. 영 앰배서더는 국내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프로모션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SDF가 2019년 새롭게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월간 〈디자인〉과 2020 SDF 아트 디렉터(이예주, 최경주), SDF 사무국이 창의성, 심미성, 상업성을 기준으로 심사했다. SDF는 영 앰배서더에 선정된 디자이너가 해외 전시에 참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황다영
1995년생. 프랑스 국립고등예술 디자인학교에서 오브젝트/스페이스 디자인을 전공했다. 네덜란드 이반 폴 디자인 스튜디오Iwan Pol Design Studio, 프랑스 실비 아마르 디자인 스튜디오Sylvie Amar Design Studio 인턴을 거쳐 2019년부터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월 3일부터 23일까지 안국역 아트비트 갤러리(공예산책)에서 열린 〈문제적 공예: 2021 공예산책그룹전〉에 참여했다.
먼저 영 앰배서더 선정 소감을 듣고 싶다.
사실 국내 활동 기간이 워낙 짧고 아트 퍼니처 자체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큰 기대가 없었다.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놀라고 감사했다.(웃음)
자연물에서 영감을 받은 스툴과 조명, 오브제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사람들의 원초적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는 것이 목표다. 이런 순수한 감정은 원초적인 것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을 때 비로소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학부 시절부터 일관되게 자연물을 디자인 모티프로 삼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따르는 것은 아니다. 자연의 모사가 아닌 재해석이 되도록 많은 고민을 한다.
소재의 조합과 활용에서 그 답을 찾은 것 같다. 물성에 관한 진지한 탐구가 엿보인다.
내가 졸업한 프랑스 국립고등예술 디자인학교ESAD de Reims는 한국처럼 학과가 세분화되어 있지 않다. 영역을 나누고 고도화하기보다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접근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또 개념이나 작가 개인의 이야기를 작품에 반영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이런 환경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재료 혹은 익숙한 재료의 응용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일례로 이번 SDF에서 선보인 작품 일부는 건축 분야에서 쓰는 콩돌자갈 시공에서 영향을 받았다. 에폭시와 조약돌을 섞어 가공하는 방식인데 일련의 가공 과정을 보며 자연물을 재해석하는 나의 작업 스타일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시공 방식 자체는 평면적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입체화할지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했다.
심해를 연상시키는 전시 연출 방식도 흥미롭다.
제한된 부스 안에서 전시해야 하니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평소 심해 생물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 편이라 아예 바다를 주제로 공간을 연출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무엇보다 관람객에게 미지의 영역에 진입하는 듯한 경험을 주고 싶었다. 유선형 오브제, 격자무늬 바닥 등을 차용한 이유다. 격자무늬는 다소 식상한 접근일 수 있지만 그만큼 직관적이라고 생각해 선택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격자무늬를 떠올려보라.
SDF는 영 앰배서더에게 해외 전시 지원을 약속한다. 지난 SDF 전시를 토대로 다음 해외 전시에서 시도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좀 더 스케일이 큰 오브제 제작에 도전해보고 싶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들려달라.
SDF에서 선보인 ‘록’ 시리즈와 ‘언더 더 씨’ 시리즈를 계속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하이메 아욘을 참 좋아한다. 지금 작업은 예술적 성향이 강한데 디자인 언어를 정립한 뒤에는 산업 영역도 강화시켜나가고 싶다. 궁극적으로 예술과 산업 두 영역으로 라인을 나누고 각각 발전시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