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빙을 넘어선 소셜 레지던스 지웰홈스 왕십리

지웰홈스 왕십리는 소품부터 인테리어까지 전방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최중호스튜디오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선보인 결과물이다.

코리빙을 넘어선 소셜 레지던스 지웰홈스 왕십리
2층 라운지는 공사장이나 길거리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 건축 현장에서 쓰는 비계로 라운지의 동선을 구분하거나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기호를 재해석해 사이니지로 활용했다. 보도블록용 외장재를 실내 바닥에 사용하고 도로처럼 노란색 선을 넣어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누구나의 것이지만 나만의 것은 아닌 거리 시설물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노드랩

요즘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지역에는 다양한 취향과 개성을 담은 공간이 모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공간과 이웃하기 위해 새롭게 자리 잡는 가게와, 또 그 공간을 탐닉하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로 인해 동네 풍경이 점점 변화하고 이는 이웃 동네까지 전염된다. 남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다. 부동산 개발 전문 기업 신영이 2020년 9월에 선보인 지웰홈스 왕십리를 주목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2017년 임대주택 사업을 시작한 신영이 보편적인 주거 공간으로 선보인 동대문점, 서초점과는 달리 왕십리점은 트렌디한 감각과 콘텐츠로 채운 소셜 레지던스를 지향한다. 특히 지웰홈스 왕십리는 소품부터 인테리어까지 전방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최중호스튜디오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선보인 결과물이다.

거리의 요소를 내부로 적극 들여와 공간 구석구석에 감각적으로 녹여냈다. 1층 공용 공간의 벽면은 그라피티 아티스트 제바Xeva와 협업해 디자인했다. ©노드랩

지웰홈스 왕십리는 지하철 4개 호선을 이용할 수 있는 왕십리역 인근에 위치한다. 15분 이내로 강남과 강북 접근이 가능하며 3km 내에 8개 대학교가 모여 있어 대학생과 직장인, 신혼부부 등에게 각광받는 지역이다. 1~2인 가구가 밀집해 있는 지역 특색에 맞게 지웰홈스 왕십리는 소규모 가구를 타깃으로 한다. 그래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공용 공간인 로비와 라운지 그리고 상업 시설이다. 도심에서 혼자 살지만 따뜻하고 편한 집, 누군가에게 환영받는 듯한 느낌, 작은 공간이지만 여유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로비와 라운지를 디자인했다.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너른 창을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날씨와 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생동감 넘치는 컬러의 라운지 가구를 배치해 딱딱한 구조가 아닌 내 집처럼 편안함을 느끼도록 기획했다. 2층 라운지는 키친, 피트니스 시설, 카페테리아, 공유 오피스, 독서실 등의 기능을 갖췄다. 얼핏 보면 여러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이벤트 공간 같지만 혼자 조용히 머물 수 있는 여러 기능의 공간이 섞여 있다. 비록 내 방은 작지만 430㎡에 달하는 거실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1983㎡ 규모의 상업 시설도 눈에 띈다. 299세대의 주거 시설 규모에는 다소 커 보이지만, 공동체의 가치를 염두에 두고 지역 주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한 것이다. 지웰홈스 왕십리 거주자를 타깃으로 한 상업 공간인 만큼 어떤 콘텐츠의 브랜드가 들어올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3층부터 19층까지 여덟 가지 타입으로 이루어진 개별 방은 23㎡부터 50㎡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최중호 디자이너가 개별 방과 공용 공간을 디자인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분위기 전환이다. 공용 공간에서 활기를 느낄 수 있다면, 개인이 생활하는 공간은 차분하고 따뜻하게 연출하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방은 좁은 공간을 넓어 보이게끔 연출하기보다 알차고 풍성하게 디자인했다. 예를 들어 붙박이장보다는 낮은 장을 배치하고 수납장 위로는 물건을 걸 수 있는 파이프를 설치했다. 사용자의 생활 패턴에 따라 자유롭게 공간을 스타일링할 수 있도록 벽면을 적당히 비운 것이다. 임대주택이지만 각자의 방을 마음껏 꾸며 내 집처럼 느낄 수 있고, 누군가를 초대하고 싶을 만큼 애착이 생긴다면 잠시 머물다 가는 임시 거주 공간이 아닌 오래 머물고 싶은 집이 될 게 분명하다. 결국 자신이 사는 동네에도 애정을 갖게 하고, 이는 좋은 이웃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져 지역에 선순환이 이루어지게 할 것이다.
글 박은영 객원 기자

서창현 신영그룹 B.I 팀장
“공유 주거는 각자의 방은 작을 수 있지만 크고 다양한 공용 공간을 보유한 형태로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신영이 바라본 임대주택 시장의 미래가 궁금하다.

서울 도심지 임대주택 사업은 해외에서 성공한 코리빙 형태로 변모할 것 같다. 싱가포르의 LYF, 영국의 더 컬렉티브 올드 오크, 미국의 위 리브We Live 등이 좋은 예다. 각자의 방은 작을 수 있지만 크고 다양한 공용 공간을 보유한 형태로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공용 공간에서는 흥미로운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으며 취향이 공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껏 집은 거주와 자산의 개념이 컸지만 점차 경험의 공간, 나를 표현하는 공간으로 개념이 변화할 것이다. 이는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유사하다. 자동차 산업 초창기에는 큰 배기량과 크기, 브랜드가 구매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었다. 자동차 소유 여부가 부의 표현이었던 시절 얘기다. 하지만 최근에는 디자인, 색상 등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동차의 선택 기준이 변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가 주거 산업에도 적용될 것이다.

가구나 소품뿐 아니라 영상과 음악 등도 분위기를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노드랩
비즈니스 이노베이션팀(B.I)이 신설됐다고 들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4차산업 시대에 발맞추어 회사의 미래 전략 사업을 발굴하고 신영의 부동산 개발 사업 구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지웰홈스 왕십리 프로젝트에서는 B.I팀이 준공 6개월쯤부터 투입되었고, 이곳의 입주자가 될 밀레니얼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하고자 최중호스튜디오, 그라피티 아티스트 제바 등과 협업했다. 신영 계열사인 신영자산관리를 통해 기존과 다른 새로운 운영 방식도 시도 중이다. 신영 B.I팀은 다른 건설사나 부동산 자산 운용사와 달리 신영의 강점인 토지 매입부터 운영까지 원스톱 밸류 체인을 갖춘 혁신 사업 팀이다. 현재 한남동과 여의도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니 신영이 선보일 멋진 시도를 기대해달라.

지웰홈스 왕십리는 특히 협력 디자이너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왕십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소비자 타깃 R&D를 장기간 진행했고 해외 유명 코리빙 사이트를 연구했다. 특히 싱가포르의 LYF를 보고 크게 감명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원하는 멋진 주거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거주자 스스로 SNS에 자랑하고 싶을 만큼 디자인 완성도가 높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신영은 국내에서도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관점의 산업 디자인을 선보이는 최중호 디자이너와 협업하기로 결정했다. 가구, 조명, 전자 기기 등 작은 디테일과 트렌드에 강한 최중호스튜디오와 신영이 협업한다면 상호 보완하며 멋진 공간을 만들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지웰홈스 왕십리
기획ㆍ디자인 신영(대표 정춘보), shinyoung21.com
설계 건축사 혜원까치 종합건축사사무소, hwarchi.com
건축 시공 신영건설(대표 김성환), shinyoungenc.com
공간 운영ㆍ관리 신영자산관리(대표 이병희), sypmc.com
공간 디자인 최중호스튜디오(대표 최중호), joonghochoi.com
가구 디자인ㆍ제작 최중호스튜디오
조경 디자인 에이트리(대표 김상윤)
연면적 21,542㎡
규모 지상 19층, 지하 2층
준공 연월 2020년 9월
주소 서울시 성동구 고산자로14길 26
웹사이트 g-wellhomes.com

최중호 최중호스튜디오 대표
“취향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살면 자연스럽게 지역 상권에 변화가 생길 것이고, 동네 이미지도 변화시킬 수 있다.”

디자인이 지역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지웰홈스 왕십리가 자신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집, 보여주고 싶은 집,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이길 바랐다.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면 자연스럽게 지역 상권에 변화가 생길 것이고 이는 동네의 이미지 변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시애틀을 시작으로 미국 곳곳에 지역 특색을 살린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에이스 호텔을 예로 들면, 이곳은 단순히 숙박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힙스터 문화를 대표하는 성지다. 호텔 하나로 지역에 문화 상권이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개인 방은 풀 퍼니시드 시스템을 갖췄다. 침대, 테이블 등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가구가 놓여 있다. 붙박이 형식의 가구가 아닌 낮은 가구를 사용했고 그 위 여유 공간에 파이프를 둘러 자유롭게 꾸미고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노드랩
최근 주거 공간 트렌드로 주목할 만한 경향은 무엇인가?

집에서 요구되는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공간의 기능도 유연하게 바뀌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벽을 중심으로 한 공간 구성이 기둥식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벽체를 중심으로 방과 주방, 욕실 등의 공간이 구분됐다면 앞으로는 기둥식 구조의 열린 공간에서 거주자가 유연하게 구조를 변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테리어는 건축 구조와 맞물리며 구조적 변경이 쉽지 않은데 이제는 기둥을 중심으로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공간을 분할하고 취향에 따라 인테리어를 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주거 공간이 늘어난 만큼 가구와 전자 기기 등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현대의 1인 가구는 인테리어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만 공간은 한정돼 있고 건축적 구조 또한 건드릴 수 없으니 필요에 따라 확장이나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모듈형 가구를 선호한다. 그중에서도 벽면을 활용할 수 있는 모듈형 가구가 1인 가구에 실용적이다. 예를 들어 지웰홈스 왕십리에서는 벽면에 파이프를 둘러 사용자가 필요한 물건을 수납하거나 장식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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