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식물 전문가 틸테이블 오주원 대표

틸테이블 오주원 대표는 조소를 전공하고 14년째 외길을 걸어온 플랜테리어 전문가다.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식물 전문가 틸테이블 오주원 대표

틸테이블 오주원 대표는 조소를 전공하고 14년째 외길을 걸어온 플랜테리어 전문가다. 다양한 전시와 팝업 이벤트를 기획하는가 하면 브랜드와의 협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 마켓에 진출했는데 수종별로 가장 잘 어울리는 화분을 매칭한 콘텐츠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플랜테리어와 화분 디자인, 아카데미까지 지금껏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장한 틸테이블을 업계에서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오주원 대표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해마다 캐치프레이즈를 설정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간다. tealtable.com

“식물은 늘 조연이지만 주연이 되는 가구나 제품과 함께 놓였을 때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킨다.”

몬타나×틸테이블의 〈와이어 인 더 어반 포레스트〉전.
어떻게 틸테이블을 창업하게 됐나?

2000년대 중·후반 무렵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모델하우스에서 공간 크기에 맞게 가구를 제작하고 소품을 디스플레이하는 일을 하게 됐다. 당시 식물을 공간에 스타일링할 때면 마음에 드는 화분을 찾기가 무척 어려웠다. 사업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던 시기라서 화분 디자인과 식물을 아이템으로 창업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플랜테리어 영역에도 발을 들이게 됐다.

모델하우스에서 공간 스타일링을 한 부분이 창업에 도움이 됐나?

물론이다. 건설사에서 클래식, 모던 등 공간 콘셉트를 평형별로 정해주면 거기에 맞게 디스플레이하는 일을 통해 스케일에 대한 감을 익혔다. 당시는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가 앞다투어 등장하던 시기였고 덩달아 모델하우스 간 경쟁도 치열했다. 어느 날 모델하우스 공간 중 40평대의 콘셉트를 그리너리로 해서 식물을 가득 채워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랬더니 순식간에 분양이 마감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보통 40~50평형대보다 가격이 낮은 20~30평형대가 수요가 많은 게 일반적이다. 그때 ‘식물로 뭔가 하면 되겠다’는 예감이 들었고 2007년 틸테이블 창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라이마스×틸테이블의 〈시즌스 그리팅, 시즌스 라이팅〉전
2016년 성수동으로 틸테이블을 이전하고 3년 만에 리뉴얼했다.

2019년 당시 판매 공간으로 사용하던 1층을 팝업형 쇼룸으로 개조했다. 틸테이블은 성수동 대로변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매장 앞으로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닌다. 2층은 매장으로 남겨두는 대신 1층에서 다양한 협업 전시나 이벤트를 열어 유리창 너머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이곳이 단순한 식물 가게가 아닌 식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흥미로운 공간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 그런 야심 찬 기획 중 하나가 덴마크 가구 브랜드 몬타나에서 생산하는 베르너 판톤의 ‘판톤노바Pantonnova’ 체어의 국내 론칭을 기념하는 〈와이어 인 더 어반 포레스트Wire in the Urban Forest〉전이다. 당시 가구와 잘 어울릴 법한 비루야자, 아레카야자, 홍콩야자 등의 식물을 함께 전시했는데 요아킴 라센Joakim Lassen 몬타나 CEO가 매장에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그해 12월에는 특별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출했다.

〈시즌스 그리팅, 시즌스 라이팅Season’s Greetings, Season’s Lightings〉 전으로 조명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라이마스와 협업했다. 1층 쇼윈도에서 잘 보이도록 109개의 라이마스 디자인 펜던트 조명과 다육식물로 연출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전구를 파는 매장인 줄 착각하고 방문하는 사람도 있더라.(웃음) 식물은 늘 조연이지만 주연이 되는 가구나 제품과 함께 놓였을 때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킨다. 식물이 가진 그런 에너지를 틸테이블이라는 공간에서 전시나 팝업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고 보면 된다.

틸테이블 밖에서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편인가?

브랜드와는 플랜테리어 일을 주로 한다. 이니스프리는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처음 합을 맞췄다. 대상지가 중국이다 보니 해외로 식물을 반출할 수 없어 현지에서 수종을 전부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예전에 상하이에 잠깐 살았던 적이 있어서 수월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후 이니스프리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해 국내외 여러 매장 플랜테리어를 하면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젠틀몬스터도 여러 번 협업한 브랜드다. 젠틀몬스터가 중국에 진출하면서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 작업 의뢰가 들어왔고 그 뒤를 이어 베이징 SKP,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신라면세점 내 매장의 플랜테리어도 맡았다. 여성을 타깃으로 한 코즈매틱 브랜드답게 제주 동백꽃처럼 잎사귀가 작고 동글동글한 식물로 공간을 채운 이니스프리와 달리 젠틀몬스터는 실험적인 분위기가 강한 브랜드라서 임팩트 있게 식물을 채워야 했다. 선이 강한 식물 위주로 매장 특유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플랜테리어 작업을 한 것도 그 때문이다.

틸테이블은 플랜테리어 작업으로도 잘 알려졌지만 원래는 화분 디자인이 주력 상품이다.

식물을 화분에 심을 때는 항상 수형과 화분 간의 밸런스를 고려해야 한다. 식물과 화분의 형태적 비율, 향후 자라나는 식물의 사이즈를 고려한 화분 크기, 식물 수종에 따른 화분 소재 등을 두루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테라코타 화분이 보기에 예쁘다고 거기에 아무 식물이나 심는 경우가 있는데 소재 특성상 수분을 빠르게 흡수하기 때문에 물을 좋아하는 식물보다 다육식물이나 선인장을 심기에 적당하다. 반면에 틸테이블에서 잘 쓰는 화분 소재는 시멘트와 테라조인데 이런 소재는 알카리성을 띤다. 우리나라 토양은 약한 산성이라 식물을 이런 화분에 심으면 쑥쑥 잘 큰다. 실내에서 식물이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환경은 곧 화분이기 때문에 화분 선택이 정말 중요하다. 틸테이블은 화분 디자인 전문 브랜드로 출발했는데 최근 3년간 외부 활동으로 바빠져 신제품 출시를 계속 미뤄왔다. 내년부터는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화분 디자인을 선보이려고 계획 중이다.

작년 틸테이블의 캐치프레이즈는 ‘올 어바웃 플랜트All About Plants’였다. 매년 캐치프레이즈를 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 해의 방향성 혹은 목표를 제시하지 않으면 그때그때 일이 들어오는 대로 즉흥적으로 움직이기 쉽겠다는 생각에 매년 연초에 틸테이블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캐치프레이즈를 발표한다. 작년 캐치프레이즈는 외부와 협업해 틸테이블만의 다양한 식물 프로젝트를 선보이겠다는 일종의 다짐이었다. 스튜디오바이문의 기획하에 김건주 작가의 식물 드로잉과 틸테이블의 식물을 함께 보여준 〈공생〉전이 그중 하나다. 작가와 함께 테라리엄 작업을 하는 모습을 라이브 퍼포먼스 영상에 담고 식물 향이 물씬 풍기는 룸 & 패브릭 퍼퓸을 전시 굿즈로 출시하기도 했다. 여름 시즌을 겨냥해 스포츠웨어 브랜드 데상트와 함께 선보인 〈파도, 착한 움직임, 그리고 우리Move, Wave, Live〉전도 있다. 강남 데상트 블랭크 매장 곳곳에 바다에서 영감을 받은 미디어 아트, 사진, 일러스트레이션 작품 등을 설치해 팬데믹 때문에 어디론가 떠나지 못하는 일상을 위로하는 전시였다. 디스트릭트를 포함해 9명의 작가가 참여했는데 나는 매장 한가운데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섬을 연상시키는 보태니컬 아트를 연출했다.

그렇다면 올해 캐치프레이즈는 무엇으로 정했나?

‘도심 속 식물 가게’다. 리테일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작년 12월 온라인 마켓에 진출했는데 틸테이블 웹사이트를 포함해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29CM에 입점해 식물을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 진출을 계기로 폭넓게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성수동에 있는 틸테이블이라는 식물 가게를 프로모션하는 데 집중하는 중이다.

식물을 키우는 사람에게 들려줄 말이 있다면?

식물을 단순한 소품으로 생각해 예쁘다고 덥석 사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대로 된 정보 습득 없이 식물을 키우다가 죽이게 되면 스스로를 식물 킬러라고 자책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식물을 키우는 데 소질이 없어서 식물이 죽는 것은 아니다. 식물을 판매하는 곳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각 식물의 특성에 맞게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맞춤형 안내를 해줘야 한다. 반려식물과 함께 사는 것은 그 식물이 좋아하는 환경을 이해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글 서민경 기자 인물 사진 이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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