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R과 굿즈의 마리아주 대상 청정원의 안주야
대상 청정원의 안주야는 이런 ‘저녁 라이프’를 포착했고, 조리간편식(HMR) 안주야와 굿즈인 ‘혼술선풍기’로 스페셜 세트를 선보였다.
영업시간 제한 1시간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요즘에도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은 사람들이 술을 마신다는 것이다. 퇴근 후 맥주 한잔은 평일의 삶이 팍팍한 직장인들의 낙을 상징하고, 술과 함께 먹는 안주로 저녁을 해결하는 경우도 많다. 대상 청정원의 안주야는 이런 ‘저녁 라이프’를 포착했고, 조리간편식(HMR) 안주야와 굿즈인 ‘혼술선풍기’로 스페셜 세트를 선보였다. 1200세트가 단 하루 만에 전량 소진되었고, 이후 자랑 반 유머 반의 메시지를 담은 혼술선풍기가 SNS에서 화제가 되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견인한 청정원의 마케팅팀과 브랜드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더워터멜론을 만나, HMR 시장에서 유쾌한 굿즈로 표상되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chungjungone.com
그 어느 때보다 배달 음식이 활성화된 요즘 HMR이 갖는 의미가 궁금하다.
배달 음식이 매우 활성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HMR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우선 급격히 늘어난 1인 가구가 배달 음식을 시키기에는 가격과 양이 부담되고, 지나친 포장으로 낭비되는 소모품, 배달원에게 주어져야 할 공정한 수익 등과 관련된 이슈도 있다. HMR은 조리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15분 내외이고, 비교적 장시간 보관이 가능하다.
F&B 시장에서 안주를 테마로 한 조리 식품이 다수 눈에 띄지만, 시장점유율 면에서 청정원이 독보적이다. 타 브랜드와 어떤 차별점이 있다고 보나?
안주로 세분화해 시장을 처음 개척한 것이 청정원의 안주야다. 처음부터 좋은 성과를 거둬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그간 소비자와 청정원이라는 브랜드의 신뢰 관계가 잘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만족스러운 미각 경험의 반복이 브랜드에 대한 두터운 신뢰로 이어졌다.
안주야의 메뉴(쭈꾸미 튀김, 통마늘 모듬곱창 등)는 어떤 기준으로 정했나?
처음에는 ‘안주’ 하면 떠오르는 포장마차 음식으로 선정했다. 소주와 어울리는 매운 음식으로 출발했고, 팬데믹 이후 소주보다 맥주 소비가 늘어나 맥주에 어울리는 튀김류로 확장했다.
팬데믹 이후 리서치 과정에서 발견한 술 소비 형태의 변화가 있다면?
한국인의 대표적인 술로 여겨지는 소주 구매율이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소주는 일 끝나고 동료와 함께 먹기에 제격이지만 팬데믹 이후 집에서 혼자 또는 가족과 함께 있을 때 독한 술은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전반적으로 소비 주종이 다양해진 것도 특징이다.
청정원 안주야의 홍보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부터 안주야는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 방식 역시 경쟁보다 새로운 경험을 제시해야 하는 선구자로 방향을 잡았다. MZ세대가 안주야를 재구매하고, 브랜드 경험을 다른 이와 공유하도록 유도하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 다시 말해 안주를 맛있게 만든다는 정보를 넘어 이 제품을 구매했을 때 주어지는 어떤 즐거운 이미지를 심어줄 차례였던 것이다.
요즘 모든 브랜드의 타깃은 MZ세대 같다.
어느 정도 동의한다. 물리적인 나이대를 벗어나 청정원 안주야가 생각하는 MZ세대는 인스타그래머블한 이미지에 익숙하고 브랜드를 통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다.
혼술선풍기는 확실히 SNS를 통해 화제가 될 만한 아이템이었다. 요즘은 제품보다 굿즈 생산에 더 열을 올리는 현상도 눈에 띄는데, 굿즈 전략은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보통 굿즈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유용한 기능에 집중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혼술선풍기를 구매한 사람 중 진짜 선풍기가 필요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들은 즐거움, 의외성과 마주했을 때 크게 반응한다. 다이소에서 파는 소꿉놀이용 세탁기를 예로 들어보자. 한때 이 장난감에 소주와 맥주를 넣어 소맥을 만드는 것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었다. 그건 원래 의도와 기능이 아닌, 사람들이 재창조해낸 즐거움이다. 우리는 이런 식의 확산에 조금 더 주목했다.
혼술선풍기는 여름 한정 제품이다. 혹시 가을과 겨울에 준비하고 있는 굿즈나 기획 상품이 있나?
굿즈에 너무 집중하지 않으려고 한다. 목적에 따라 효과적인 수단이 정해질 테니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목표는 ‘안주의 선구자’가 될 수 있도록 브랜드 차원에서 장기적인 고민을 이어가는 것이다. 홈술, 혼술 트렌드에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혼술선풍기를 등장시킨 만큼 소비자들이 움직이는 쪽으로 앞으로의 커뮤니케이션 전략도 변할 것이다.
글 박슬기 기자 인물 사진 성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