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믹과 아크릴, 그 사이의 변주 오덴세 디자인 스튜디오 〈더 컴포지션〉전

삼청동에 위치한 오덴세 디자인 스튜디오(이하 ods)가 다섯 번째 전시를 열었다.

세라믹과 아크릴, 그 사이의 변주 오덴세 디자인 스튜디오 〈더 컴포지션〉전
제품 콘셉트에 기반해 대형 아크릴을 중첩시킨 전시 공간.

삼청동에 위치한 오덴세 디자인 스튜디오(이하 ods)가 다섯 번째 전시를 열었다. 세라믹을 기반으로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이곳은 다양한 물성 연구와 협업을 통해 전시를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더 컴포지션The Composition〉으로, 아크릴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는 윤소현 작가와 협업했다. 원, 사각, 반달 등의 형태로 이루어진 인센스 홀더와 화병이 이번 전시의 출품작이다. 윤소현 작가는 바우하우스에서 기원한 균형, 점·선·면을 활용한 미니멀한 형태를 작품에 반영했다. 인센스 홀더는 버건디와 올리브, 버터 컬러, 화병은 여기에 투명한 버전을 추가해 네 가지 컬러로 구성했다. 다소 딱딱하고 차갑다고 느껴졌던 아크릴이 작가의 손을 통해 부드럽고 따뜻한 소재로 재탄생했고, 이는 세라믹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윤소현 작가는 아크릴과 세라믹이라는 다소 이질적인 두 소재를 통해 ‘활용성을 지닌 일상의 오브제’를 탄생시키는 데 집중했다. 그렇게 나온 결과물은 세라믹과 다른 소재의 조우라는 것 외에도 그동안 가구, 아트워크 중심의 협업을 선보인 윤소현 작가의 첫 ‘제품 컬렉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컬렉션의 특징은 사용자 마음대로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 윤소현 작가는 사용자의 감각도 디자인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전시 공간 한편에 인센스 홀더와 화병을 컬러별로 추가해놓은 데에는 전시를 감상한 관람객이 제품을 자유롭게 구성해보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일상에 특별함을 더하고자 하는 ods의 철학, 아크릴과 세라믹이라는 의외의 조합은 이렇게 제품과 공간 속에 따스하게 녹아들었다. 공간 디자인 또한 작품의 일부처럼 느껴질 만큼 조형적으로 아름다운 것은 물론 전시한 작품과도 잘 어우러진다. 벽면에 제품 콘셉트를 반영한 색색의 대형 아크릴 오브제를 중첩시켜 그 사이를 미로처럼 오가며 작품을 발견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인센스 홀더는 4만 9000원, 화병은 7만 9000원으로 전시장에서 구입 가능하다.

사각형, 원형, 반원, 기하학 형태로 화병의 아크릴 받침을 디자인했다. 세라믹 볼은 톤 다운된 컬러, 매트한 질감의 세라믹에 유약으로 컬러 포인트를 주어 감성적이면서도 따뜻한 무드를 자아낸다. 인센스 홀더는 각도 조절이 가능해 선향, 죽향 등 두께가 다른 인센스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더 컴포지션〉
전시 기획 오덴세 디자인 스튜디오
제품 디자인 윤소현
공간·포스터 디자인 오덴세 디자인 스튜디오
운영 시간 13:00~20:00(월ㆍ화ㆍ공휴일 휴관)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40
odensedesignstudio

윤소현
작가
“오브제를 조합했을 때 나타나는 물성 간의 균형이 무척 중요했다.”

2019년부터 다양한 브랜드와 꾸준히 컬래버레이션했다.

나는 항상 작품이나 디자인을 구상하기에 앞서 사용자가 누구인지, 콘셉트로 전달하고 싶은 스토리가 무엇인지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예술이나 디자인은 직관력과 즉흥성도 필요로 하지만 작가와 브랜드의 의도와 스토리를 논리적으로 구체화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래서 새로운 시도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브랜드와의 협업은 내게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ods와의 이번 협업 전시는 어떻게 기획했나?

오덴세는 식기류를 취급하는 브랜드지만 나는 테이블의 센터피스와 같이 좀 더 서정적인 물건을 만들고 싶었다. 인센스 홀더 등 오브제 역할을 하는 실용적인 제품은 ods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고, 화병은 내가 추가했다.

세라믹과 아크릴의 조합이 독특하다.

어떻게 서로 다른 소재로 조화를 이룰지가 숙제였다. 두 가지 소재를 섞을지, 아니면 하나의 물성에 다른 물성을 군데군데 집어넣을지 등을 고민하다가 지금의 결과를 도출했다. 이번 작업은 오브제를 조합했을 때 나타나는 물성 간의 균형이 무척 중요했다. 형태는 단순해 보여도 그 어느 때보다 각도나 크기 등에 세심한 작업이 필요했다.

세라믹을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의 세라믹과 조화를 이루도록 아크릴은 곱게 갈아서 염색했다. 아크릴은 절제미가 있는데 여기에 수채화 같은 느낌을 더하고 싶었다. 또 세라믹의 아날로그한 터치감이 조화를 이루도록 화병에는 유약을 발랐다. 생각보다 작업이 쉽지 않아 테스트만 몇 개월을 했다. 형태나 유약을 활용하는 방법 등을 연구하며 세라믹의 물성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덕분에 앞으로도 세라믹 소재를 가지고 더 업그레이드된 작업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앞으로 어떤 작업을 이어갈 계획인가?

이번에 소개한 화병과 인센스 홀더는 모두 수작업으로 완성했기에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앞으로도 수공예적 특성이 있는 요소를 작품에 녹여내면서 활동 영역을 확장할 생각이다.

글 오상희 객원 기자 담당 서민경 기자
사진 박순애(스튜디오 수달)
자료 제공 오덴세 디자인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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