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디자인을 구원할 수 있을까? 〈미래의 조각들〉전

디자인과 과학의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 그 증거가 있다.

과학이 디자인을 구원할 수 있을까? 〈미래의 조각들〉전

일본은 자국 디자인의 미래를 과학에서 찾는 모양새다. 실제로 2022년 후카사와 나오토가 디자인 과학 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현재 21_21 디자인 사이트에서 열리고 있는 〈미래의 조각들: 과학과 디자인의 프로토타이핑 실험실(Future Elements: Experimental Laboratory for Prototyping in Science and Design)〉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래의 조각들〉 전시장. 사진 Keizo Kioku

도쿄 대학교 야마나카 슌지 교수가 디렉팅을 맡은 이 전시는 일본 산업 전반에서 디자인과 첨단 과학, 테크놀로지를 접목한 프로토타입 모델들을 광범위하게 다룬다. 야마나카 슌지 교수가 도쿄 대학교 부임 전 게이오 대학교에서 설립한 야마구치 연구소의 스케치와 프로토타입을 소개했고 치바 공과대학 부설 미래로봇기술연구센터와 협업한 로봇 프로젝트도 전시했다.

치바 공과대학 부설 미래로봇기술연구센터와 협업한 로봇 프로젝트를 선보인 ‘Wonder Robot Projection’ 섹션. 사진 Keizo Kioku
관람객들은 전시장 현장에 마련한 인터랙티브 테이블로 각 로봇의 정보를 회전 및 확대하며 파악할 수 있다. 사진 Keizo Kioku
‘Wonder Robot Projection’ 섹션에서 선보인 이족 보행 로봇 morph3. 사진 Keizo Kioku

이 외에도 디자이너, 과학자, 엔지니어 등 다학제 네트워크가 탐구한 공동 작업물들도 다채롭게 펼쳐졌다. 도쿄 대학교 부설 DLX 디자인랩과 신경과학과 조직공학을 연구하는 요시홀케우치 연구소는 인간의 뉴런으로 기기를 직접 조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물을 상연했다. 또 이세이 미야케의 하위 브랜드 겸 선행 연구 조직인 ‘에이폭 에이블 이세이 미야케’는 네이처 아키텍츠와 함께 스팀 스트레치 기술을 접목한 건축 모형을 보여줬다.

야마나카랩과 토시키 니노가 만든 ‘Tactile structures’
에이폭 에이블 이세이 미야케와 네이처 아키텍츠가 협업한 ‘TYPE-V Nature Architects Project’. ©이세이 미야케 Inc.
치바 공과대학 미래로봇기술연구센터가 공개한 다족 이동 로봇 Halluc II X의 1/10 모형. 사진 Keizo Kioku

“과학의 근본적 목표가 진리 추구라면, 디자인의 목표는 유익한 경험 실험이다. 따라서 공통의 길을 모색하고 공유하지 않으면 둘 사이의 간극은 극복할 수 없다. 자동차, 전자 제품, 컴퓨터와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까지 많은 역사적 순간에 과학 연구와 디자인의 마찰이 우리 삶을 혁신적으로 바꿨다. 이번 전시는 그 둘의 새로운 만남을 모은 자리다. 관람객은 이제 갓 실험실에서 나온 ‘조각’들을 연결함으로써 아직 볼 수 없는 세계를 직접 그려볼 수 있다.”

야마나카 슌지 도쿄 대학교 교수 / 〈미래의 조각들〉전 디렉터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53호(2024.07)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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