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초월하는 미의 창조자, AI 아티스트 안드레스 레이싱헤르

우리가 완전히 이해하거나 파악할 수 없는 무언가를 목격하는 것

아르헨티나 예술가 안드레스 레이싱헤르(Andrés Reisinger)는 현대 미술계에서 디지털과 물리적인 것의 교차점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아티스트 중 한명이다.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 두 개의 스튜디오를 두고 있는 그는 현실과 비현실 세계의 교차로에서 통로 역할을 수행 중이다. 단순히 시각적인 작업을 뛰어 넘어 디지털 매체의 가능성과 경계를 탐구하는 것이 그의 작업이 중요한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다. 디지털의 가능성을 엿보고 개척하는 선두자로서 아름다움의 중요성도 놓치지 않는 안드레스 레이싱헤르. AI 디지털 아티스트로서 여전히 비행중인 창의적인 여정과 꿈만 같은 디지털 작품에 대해 그와 이야기 나누었다.

현실을 초월하는 미의 창조자, AI 아티스트 안드레스 레이싱헤르

Interview

안드레스 레이싱헤르 Andrés Reisinger AI 디지털 아티스트

현재 전세계가 주목하는 AI 디지털 아티스트로서 디지털 아트에 처음 발을 들인 때를 기억하나요?

정확하게는 기억할 수 없지만 아주 어릴 때부터 창작에 대한 열망이 항상 제 안에 있었어요. 친구들이 비디오 게임을 할 때, 저는 그들이 참여하는 환상적인 세계에 매료되었고 스스로 그런 세계를 만들고 싶다는 갈망을 느꼈던 것 같아요. 무언가를 처음부터 창조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고, 디지털 도구를 다루기 시작했을 때 거의 본능적으로 빠져들었고요. 디지털 영역이 창의성을 실험할 수 있는 무한한 놀이터라는 깨달음이 마치 계시처럼 다가왔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디지털 도구에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추출하려 했고, 마치 새로운 차원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그 공간 안에서 만큼은 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무성하게 번성했죠.

초현실의 세상에서 꿈을 꾸는 듯 아름답고 비정형적인 작품을 만들고 있죠. 디지털 아트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우리가 완전히 이해하거나 파악할 수 없는 무언가를 목격하고 경험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요. 디지털은 기묘한 느낌이며, 이는 제 작품의 정의적 특성 중 하나이기도 하죠.

지난 달 베니스에서 열린 골든 구스 행사에서 ‘세계를 변화시키는 상상력, 맥락을 변화시키고 특정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상상력’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어요. 맥락을 변화시키고 특정 감정을 유발하는 이러한 창의성이 당신의 상상력에 어떻게 나타나나요?

제 작품은 우리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감정에 기반을 두고 있어요. 자기 자신과 타인에게 이전보다 더 가까워지기를 원하며, 디지털 영역이 그 가능성을 크게 도울 수 있다고 믿고요.

최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계시죠. ‘2024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동안 열린 푸오리살로네 닐루파(Nilufar) 데포에서 ‘12 Chairs for Meditation’ 전시를 진행했습니다. 평소 디지털 작업을 진행하다가, 실제 공간에서 입체적인 전시를 구현하기 위해 어떠한 점에 심혈을 기울였나요?

명상은 최근 제 삶에서 중요한 요소였으며, 그것이 가져다준 모든 평온함을 기리기 위해 이 전시를 기획했어요. 공간에서 영적 측면을 시각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큰 예술 작품을 원했고, 그 상징으로 최고의 원초적 사물인 사과를 사용했습니다. 전시를 준비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어요. 이전에도 닐루파에서 니나 야샤와 몇 차례 협업을 진행했었거든요. 그때마다 언제나 큰 영감을 받았었고요. 일반적으로 저는 최종 결과물보다 창작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더 이끌리고 감명을 받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번 물리적 작품으로 구현하는 과정도 매우 즐거웠습니다.

현재 비트라 뮤지엄에서 ‘Science Fiction Design’ 전시를 진행중이에요. 특히 이번 전시는 SF 디자인을 주제로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비트라 뮤지엄을 오랜 시간 가장 저명하고 아방가르드한 문화 기관 중 하나로 존경해왔어요. 그들이 만드는 작업과 그 뒤에 있는 의도, 그리고 실행의 진지함을 매우 즐기는 편이에요. 이전에 비트라 뮤지엄과는 제 ‘호르텐시아(Hortensia)’ 의자를 그들의 영구 컬렉션으로 구입하면서 만난 적 있었고요. 이번 전시 주제는 비트라 측에서 선택했고, 저는 그 주제에 맞춰 기획하는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공상 과학은 오랫동안 저에게 매력적인 주제였으며, 제가 우주를 이해하는 방식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제 The Shipping Series와 호르텐시아 체어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브랜드와의 협업도 멈추지 않고 활발히 전개 중입니다. 브랜드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예술적 표현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조율하는 편인가요?

제 작업을 존중해주고 제 창의적 존재를 이해하는 사람들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부분이 전제가 되어야 협업을 시작할 수 있어요. 저를 예술가이자 본질적으로 자유로운 창작 인물로서 참여시키는 게 중요하거든요. 또한 브랜드와 협력할 때는 가치와 생각이 일치하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그 결과에 매우 만족하고 그들의 배려와 지원에 감사하게 생각해요. 브랜드는 현실과 디지털의 본질적 연결에 대한 의미 있는 대화를 시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통찰력과 전문성은 중요한 플랫폼을 만들고 혁신적인 교차점을 탐구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요.

세계 도시 곳곳의 건물을 분홍색으로 뒤덮은 작품 ‘TAKE OVER’ 시리즈에 크게 감동받았습니다. 어디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인가요?

이 작품은 잠을 못 이루던 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잠이 오지 않길래 책상에 앉아 작업을 시작했어요. 어떻게 보면 가장 물리적인 공간인 ‘도시’라는 공간에 디지털 영역의 보편적 경험을 창조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려했어요. 종종 우리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도시의 골목이나 거리를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다시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패션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더 넓게 보면, 문화가 우리가 사는 도시를 어떻게 형성하고 반대로 도시가 우리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작품이죠.

TAKE OVER’와 ‘HORTENSIA’ 시리즈의 작품은 디지털에서 현실로 구현되는 작업을 진행했어요.

디지털에서 물리적 공간으로의 전환은 항상 유기적으로, 단순한 호기심으로 진행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 언제나 예술 작품 뒤에 의도를 가지고 있지만, 그 창작물이 스스로의 과정을 밟도록 해요. ‘Take Over’의 경우, 디지털 아트 프로젝트로 시작해 마이애미, 제다, 마드리드 등에서 물리적 공공 설치물로 전환되었고요. ‘Take Over’나 ‘Hortensia’ 모두 처음부터 물리적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었지만, 디지털과 물리적 사이의 경계 공간에서 작업하게 될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두 세계 사이에 대화가 존재하고, 제 작업은 물리적이든 디지털이든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까요. 그 차이점, 유사점, 접점과 마찰점을 이해하는 것은 저에게 매우 흥미롭습니다. 나의 예술품이 어느 곳에 존재해야한다는 정해진 목적지가 없이 창작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 점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제 작품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디지털 작품을 현실의 물리적인 작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한계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저는 그것들을 한계점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두 가지를 각각 다른 존재로 간주하고, 각자 강점과 약점, 주로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를 비교하기보다 상호 보완적인 존재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제한보다는 더 많은 풍요로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에서 NFT로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2년 전과 비교해 최근 NFT 시장이 주춤하는 추세죠. 디지털 아티스트로서 이에 대한 대응책이 있다면요?

파괴적인 변화는 세상이 그것에 적응할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빠른 디지털 발전도 그러한 범주에 속합니다. 이는 발전을 위한 기회이자 단계거든요. 창의성과 기술적 발전이 결합되어 움직임을 더 발전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확실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어나는 일을 주시하면서 본능을 따르며 계속 창작해야 합니다. 모든 부문에서 변동과 변화는 계속 일어나므로 용기와 자신감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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