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과 팝아트의 성공적인 랑데부, 뉴진스 x 무라카미 다카시
최근 공개된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 뉴진스의 협업은 케이팝과 예술의 새로운 융합 프로젝트인 동시에 뉴진스와 케이팝 산업의 국제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케이팝과 예술의 융합은 더 이상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2015년 지드래곤의 〈피스마이너스 원: 무대를 넘어서〉전, 2020년 DDP의 대형 기획전 〈Connect, BTS〉와 2022년 현대미술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 〈비욘드 더 신〉전까지. 그리고 이러한 계보는 4세대 아이돌 그룹 뉴진스로 이어진다. 최근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의 협업은 뉴진스와 케이팝 산업의 국제적 영향력을 보여준다.
평소 뉴진스의 팬임을 자처한 무라카미 다카시는 특유의 캐릭터 디자인으로 일본 데뷔 싱글에 수록된 ‘Right Now’의 뮤직비디오와 굿즈, 앨범 커버 아트 작업 등에 참여했다. 일본의 서브컬처를 활용해 귀여움과 그로테스크함이 공존하는 실험적인 작품을 만들면서도, 상업적으로는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 컬렉션을 꾸준히 선보이는 팝 아티스트로서의 면모가 드러난다. 예술가와 아이돌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보면 그다지 접점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이 둘은 ‘브랜드’라는 이름 아래 수렴된다. 이번 협업은 한마디로 브랜드와 브랜드의 만남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프로젝트는 공개 직후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애니메이션과 실사 촬영을 결합한 뮤직비디오에서 파워퍼프걸 x 뉴진스 캐릭터들이 무지개색의 거대한 꽃을 만나자 무라카미 다카시가 디자인한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각 멤버들의 특징을 절묘하게 표현해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뮤직비디오 속에 등장하는 꽃은 무라카미 다카시의 시그너처 캐릭터 ‘카이카이 키키’로, 뉴진스 멤버들을 만나자 얼굴 부분이 뉴진스의 응원봉 ‘빙키봉’ 형태로 변하는 등 위트 있게 표현했다. 뮤직비디오에 이어 협업 굿즈에도 그의 새 캐릭터들을 반영해 모자와 티셔츠, 키링, 가방, 인형 등 여러 상품으로 만들었다. 그중 어도어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가방 형태 앨범은 케이팝 앨범 디자인의 전형성을 탈피하며 출시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는 6월 26일부터 7월 10일까지, 일본에서는 7월 15일까지 라인프렌즈 스퀘어에서 ‘슈퍼내추럴 팝업’을 열고 굿즈를 판매했는데 일본 매장의 경우 첫날 오픈 1시간도 채 안 되어 현장 방문 예약이 마감되고 600여 명이 줄을 서는 등 장사진을 이뤘다. 한편 팝업 스토어에서는 영수증 사진기, 포토 존, 뮤직비디오를 상영하는 미디어 존 등을 통해 상품 구매와 관계없이 뉴진스라는 브랜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