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성’에 대한 탐구, 혁오 & 선셋 롤러코스터의 〈AAA〉 앨범 디자인

지난 7월 10일 오랜만에 돌아온 인디 밴드 '혁오'가 새 앨범 <AAA>를 발표했다. 음악만큼이나 흥미로운 앨범 디자인을 자세히 살펴봤다.

‘아시아성’에 대한 탐구, 혁오 & 선셋 롤러코스터의 〈AAA〉 앨범 디자인

지난 7월 발매한 혁오의 새 앨범 〈AAA〉가 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를 일으켰다. 혁오가 4년 만에 발매한 앨범이자 타이베이의 5인조 밴드 ‘선셋 롤러코스터’와 함께한 이 프로젝트에는 지난해부터 긴밀한 협업을 이어온 두 밴드의 결과물이 고스란히 담겼다. 앨범 디자인도 음악 못지않게 흥미롭다.

이미 혁오와 여러 차례 작업한 바 있는 디자이너 김영나는 이번 앨범에서 ‘아시아성’에 주목했다.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두 밴드의 합작 프로젝트라는 점에 착안한 것. 아시안 서체 스타일을 변주한 로고 타이틀에서 이 점이 두드러진다. 이는 19세기경부터 미국의 중국 이민자들이 운영하던 음식점에 사용한 영문 서체에서 비롯된 것이다. 백인들이 아시아 관련 시각물을 만들면서 이를 차용하자 특정 인종에 대한 선입견을 강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적도 있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서체를 아시아인 입장에서 사용해 당사자성을 확보했다.

한편 고원과 산 정상에 사람들이 모인 모습을 보여주는 키 비주얼은 음악 크루 ‘바밍 타이거’의 멤버 홍찬희가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들었는데, 특정한 장소를 묘사하지 않아 보는 이에 따라 제각기 다른 지역을 떠올릴 수 있도록 했다.

*이 콘텐츠는 월간 〈디자인〉 554호(2024.08)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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