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도시 건축 프로젝트
사우디 비전 2030을 위한 14가지 프로젝트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의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 다각화를 도모하는 '사우디 비전 2030Saudi Vision 2030'을 선보이며 국가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거대 자본이 움직이는 프로젝트인 만큼 자하 하디드 건축회사, 리카르도 보필, 헤더윅 스튜디오, BIG, 포스터 + 파트너스, 장 누벨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과 회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지금까지 선보인 14개의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해 생겨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석유의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 다각화를 도모하는 ‘사우디 비전 2030Saudi Vision 2030’을 선보이며 국가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2016년 발표한 이 경제 계획은 점차 가시화되며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종합 개혁안의 핵심 가치 세 가지
살만 국왕의 지시로 총리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위원장으로 있는 경제개발위원회가 마련한 종합 개혁안은 확고한 이슬람적인 기초를 다지는 ‘활기찬 사회Vibrant Society’, 중소기업 육성과 여성의 사회 참여를 통한 실업률 감소 등 일자리 확보를 우선시하는 ‘번영하는 경제Thriving Economy’, 공공서비스의 향상과 선진 정부 시스템을 구축하는 ‘진취적인 국가An Ambitious Nation’라는 3대 영역을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경제 계획은 무엇보다 막대한 돈이 투입되는 건축 프로젝트들을 특징으로 한다. 이중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것은 ‘네옴Neom’이지만, 놀랍게도 그 못지 않은 규모의 프로젝트들이 더 진행되고 있다. 사우디 전역에 40만 채의 주택을 건설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는 사우디 국영 부동산 개발업체 로쉰Roshn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와 사우디 전역에 12개 도시를 새롭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사우디 다운타운 컴퍼니Saudi Downtown Company의 프로젝트를 포함하여, 여러 프로젝트들이 나라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거대 자본이 움직이는 프로젝트인 만큼 자하 하디드 건축회사Zaha Hadid Architects, 리카르도 보필Ricardo Bofill, 헤더윅 스튜디오Heatherwick Studio, BIG, 포스터 + 파트너스Foster + Partners, 장 누벨Jean Nouvel 등 세계적인 건축가와 회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지금까지 선보인 14개의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한다.
1. 네옴Neom
그리스어와 아랍어를 조합하여 ‘새로운 미래’라는 의미를 가진 네옴은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 시티 겸 경제자유구역이 될 예정이다. 2017년에 처음 세상에 공개된 이 도시 프로젝트는 사우디 비전 2030에서 가장 잘 알려진 프로젝트이며 공개 당시 서울의 43배의 규모, 약 1조 달러(약 1,437조 원)가 투자될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 계획 도시에서는 친환경 스마트 도시 ‘더 라인The Line’, 사우디에서 가장 높은 산맥에 만들어진 휴양 도시 겸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선정된 ‘트로제나TROJENA’, 바다에 세워질 첨단산업단지 옥사곤Oxagon, 럭셔리 섬 휴양지 신달라Sindalah로 구성되어 있다.
어마어마한 투자 규모와 세계적인 건축회사들의 참여, 최첨단 기술과 친환경이 함께 하는 스마트 도시의 건설은 사우디의 밝은 미래를 그리기에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기획 단계부터 자연과 주변 지역에 대한 고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더 라인의 경우 완공된 이후에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 불가피해 보이는 모습에 전 세계 전문가들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프로젝트는 진행 중에 있으며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 프로젝트로 홍보되고 있다.
2. 홍해 프로젝트The Red Sea Project
아프리카 대륙과 아라비아반도 사이에 있는 좁고 긴 형태의 홍해는 오른 편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을, 왼편에는 이집트와 수단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예로부터 수많은 교류가 이어지던 곳이다. 여기에 사우디 정부는 50개의 리조트를 만들어 관광 산업을 흥하게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네옴과 더불어 전 세계에 널리 홍보된 ‘홍해 프로젝트The Red Sea Project’는 홍해와 아마알라Amaala라는 두 가지 개발 구역으로 나뉘며, 총 22개 섬의 개발과 본토의 국제 공항 건설을 포함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포스터 + 파트너스Foster + Partners, 켄고 쿠마Kengo Kuma가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 프로젝트에서 포스터 + 파트너스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건축 회사는 해안에서 내륙으로 약 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할 공항과 더불어 초대형 럭셔리 리조트 코랄 블룸Coral Bloom, 해양 생물 연구소를 포함한 아마알라 리조트 등을 설계했다. 중동의 아름다움과 럭셔리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건축 디자인에 완공 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 로쉰Roshn
네옴만큼은 아니지만, 로쉰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또한 막대한 자본이 투자되어 사우디의 모습을 현대적으로 바꿀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2030년까지 사우디의 주택 소유율을 70%로 높이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주택 40만 채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850개의 모스크, 2,400개의 학교 건설, 100만 그루의 나무 심기가 포함되어 있다. 현재 진행형인 로쉰 프로젝트는 현재 6천 채의 주택이 완공되었으며, 27,000채가 건설 중에 있다.
4. 무라바New Murabba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도시 건설 계획은 네옴, 로쉰에 이어 ‘뉴 무라바 New Murabba’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2월 16일에 발표된 이 프로젝트는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도시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도시는 사우디의 수도인 리야드Riyadh에서 북서쪽으로 19km 정도에 떨어진 곳에 세워질 예정이며, 수십만 명의 주민들이 살아가는 곳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쇼핑, 상업, 레저, 커뮤니티, 주거 및 호텔 등의 다양한 시설을 포함할 이 도시의 랜드마크는 한 변의 길이가 자그마치 400m에 달하는 정육면체 형태의 건축물 ‘무카브 Mukaab’가 될 것이라고 한다.
5. 알울라Al’Ula
사우디 정부는 미래 도시 계획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중심지로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연간 관광객 수를 1억 명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국가 정책이 가장 집약적으로 모여있는 곳은 사우디 북서부에 있는 고대 문명 도시 ‘알울라Al’Ula’다. 사우디 정부는 이곳을 문화와 관광 사업의 초석으로 여기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에는 왕세자가 추진한 알울라 관광지 개막축제가 열렸으며, 2021년 1월에는 걸프협력회의 GCC의 정상 회의가 개최되며 전 세계에 알울라의 매력을 알렸다. 관광지 개막축제를 위해 선보인 마라야Maraya 콘서트 홀은 마치 네옴의 더 라인을 연상케하는 모습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020년 세계에서 가장 큰 거울로 덮인 건물로 기네스북에 오른 이 건물은 주변의 계곡과 바위 등을 반사해 비춰 건물이 없는 듯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장 누벨이 설계한 지하 호텔, 프랑스 건축 스튜디오 AW2가 설계한 럭셔리 텐트 리조트 등이 지어지고 있으며, 이곳에 퐁피두 센터의 분관을 유치하기 위한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는 소식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현대 문명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외딴 사막의 풍경과 더불어 유네스코 유산을 아우르는 여정, 그리고 사우디 전통 문화와 세계적인 문화 유산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점차 관광객들의 발길이 모여들고 있다.
6. 디리야Diriyah
리야드 서쪽에 위치한 디리야Diriyah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관광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또한 사우디의 왕가 알 사우드Al Saud 가문의 본거지이자, 왕국의 탄생지로도 알려져 있다. 디리야 프로젝트의 목표는 진흙 벽돌로 이루어진 이 도시를 문화 중심의 관광명소로 바꾸는 것이다. 호텔 및 관광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제리 인제릴로Jerry Inzerillo가 공공 투자 기금의 지원을 받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38개의 호텔, 6개의 박물관, 26개의 기타 문화 명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한다. 작년 말에 21개의 레스토랑이 모여있는 부자이리 테라스Bujairi Terrace 구역이 문을 열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7. 킹 살만 파크King Salman Park
2019년 3월 개발 계획이 발표된 킹 살만 파크King Salman Park는 리야드 중북부 일대에 위치할 예정이며, ‘세계 최대의 도시 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약 16만 제곱킬로미터의 규모로 만들어질 이 공원은 230억 달러(약 31조 원)을 들여 조성될 것이라고 한다. 이 규모는 여의도 16배, 미국 센트럴파크의 5배가 되는 크기다. 백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질 예정으로, 도시의 ‘녹색 허파’로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정부는 이를 공원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및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 공원 및 문화 예술 복합단지가 될 킹 살만 파크의 랜드마크는 리카르도 보필이 설계한 110m 높이의 피라미드가 있는 왕립 예술 단지Royal Arts Complex가 될 것이라고 한다.
8. 제다 센트럴Jeddah Central
홍해 근방 지역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인 제다 센트럴Jeddah Central은 공공 투자 기금에 의해 자금이 투자되는 주택 개발 단지로 570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규모의 땅에 17,000개의 주거 시설 및 2,700개의 호텔 객실이 건설될 예정이다. 또한 헤더윅 스튜디오가 설계한 예술 센터, 덴마크 건축회사 헤닝 라르센Henning Larsen이 설계한 오페라 하우스, 미국 건축회사 SOM이 설계한 해양관 등이 자리 잡아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할 것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사우디 정부는 국민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및 지속 가능한 경제 개발을 구현하고자 했다.
9. 키디야 프로젝트 Qiddiya Project
2019년부터 건설에 들어간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의 관광 산업을 위한 오락, 스포츠, 문화,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구성되어 전 세계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리야드 서쪽에 만들어지는 이 부지에는 스포츠 경기장, 콘서트 홀, 경마장, 골프 코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길고 빠른 속도의 롤러코스터까지 포함되어 있다. 할리우드의 10배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 관광 산업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0. 마사르 프로젝트Masar Project
민간 건설 개발업체인 움 알 쿠라Umm Al Qura가 주도하는 마사르 프로젝트Masar project는 이슬람 최고의 성지이자 예언자 마호메트의 탄생지인 메카Mecca로 더 잘 알려진 마카Makkah의 그랜드 모스크 주변 땅을 재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모스크로 이어지는 중앙 보행자 전용 거리 주변의 폭 300m, 길이 3.6km의 땅이 정돈될 것이라고 한다. 이미 모스크에서 가장 가까운 타워에 대한 작업이 시작되었으며 2035년 완공 예정이다.
11. 사우디 다운타운Saudi Downtown
사우디 전역의 12개 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왕세자가 설립한 사우디 다운타운 컴퍼니Saudi Downtown Company는 주택, 관광, 유통 등 새로운 사업과 투자를 창출하며 인프라를 개선할 것이라고 한다. 아라르Arar, 두마트 알 잔달Dumat Al Jandal, 타북Tabuk, 하일Hail, 알 마디나Al Madinah, 나즈란Najran 등의 도시들이 각자의 지역 문화를 가진 현대적인 도시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12. 킹 압둘라 금융지구King Abdullah Financial District
킹 압둘라 금융지구King Abdullah Financial District는 리야드에 건설 중인 국제업무 단지로 중동 최대의 금융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이곳에 사우디 증권 거래소를 비롯해 73개의 빌딩이 들어설 예정이다. 헤닝 라르센, SOM, 포스터 + 파트너스 등 세계적인 건축 회사가 설계한 빌딩들의 모습은 이곳의 풍경을 한층 더 세련되게 만들고 있다. 이곳의 모든 건물들은 일련의 에어컨이 설치된 다리들로 연결되며 부지의 가장자리를 중심으로 6개의 역사가 있는 모노레일 시스템이 운행된다고 한다. 미래의 금융 도시에 대한 청사진을 보여주는 곳이 아닐까 싶다.
13. 무함마드 민 살만 비영리 도시Mohammed bin Salman Nonprofit City (MISK)
세계 최초의 ‘비영리 도시’가 될 무함마드 빈 살만 비영리 도시Mohammed bin Salman Nonprofit City, MISK는 왕세자의 개인 자금으로 건설되고 있으며 이름 그대로 왕세자가 만든 도시이다. 도시학자인 카를로스 모레노Carlos Moreno가 주장한 15분 도시15-minute city의 방법론으로 설계되어 친환경을 추구하고 있다. 리야드에 건설되고 있으며 사업 인큐베이터이자 국가의 미래 지도자들을 지원하는 장소로서 학술 기관, 콘퍼런스 센터, 과학 박물관, 크리에이티브 센터 및 미술 갤러리, 통합 주거 단지 등이 포함할 예정이다.
14. 세븐Seven
“내일을 더 즐겁게 만든다”라는 슬로건으로 공공 투자 기금이 전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세븐Seven’은 리야드, 알마디나Almadinah, 타북 등 사우디 전역에 10개의 엔터테인먼트 지역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젊은 층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실내 경기장, 오락실, 볼링, 실내 골프, 클라이밍, 실내 서핑 및 스카이 다이빙 센터, 영화관이 만들어질 예정이다.